공자가 인생에 답하다 - 고전에서 건져올린 삶의 지혜
한민 지음 / 청년정신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전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


지은이 한민, “그저 고전의 한 문장을 화두로 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제 고전의 한 문장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한다. 라고 말한다. 


석가의 말도 공자의 말도 다르지 않으리라는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핵심“이다. 논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많이 들어봤다. 그런데 정작 논어 안에 담긴 뜻은 모른다. 그저 남들이 선학들이 자왈 ~ 하니, 이러저러하다고 해석과 해설이 달려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동서고금의 보편적 진리에 접근하는 문장들, 이 책은 딱 한 달 분의 양식이 실려있다. 이 시대 지금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문장들이다. 두루 화합하되 소신만은 잃지 말라고 “화이부동(和而不同)”, 검찰의 본분과 패거리 의리라, 이를 표현한 군자의 의리, 깡패의 의리 “정이불량(貞而不諒)”, 말은 행동을 살펴보란 의미의 언고행 행고언 “言顧行 行顧言”, 그리고 진정한 강함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깨우치는 것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동서고금 가릴 것 없이, 인간의 화두는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가”다. 지은이는 이에 관한 화답으로 고전에서 길어 올린 28가지의 인생지침, 32가지 삶의 지혜를 배병삼의 <한글 세대가 본 논어>와 신영복, 김경일 선생의 책에서도 일부를 인용해 구성했다. 사람이 사는 건 다르지 않다. 금수저, 흙수저, 현상은 달리 보여도 사는 건 마찬가지다. 금수저건 흙수저건 죽음은 평등하게 다가온다. 세상의 주인공은 “나”다. 나를 찾고, 나답게 사는 게 잘사는 것이다. 이 간단하고 쉬운 진리가 왜 이리 복잡하고 어려울까, 나를 비우라고, 무소유의 법정대선사는 말씀하시지만, 실천행 앞에서는 모두 주저한다. 그러기에 여전히 “무소유”는 지향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


화(和)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고 동(同)은 네 편 내 편을 갈라 패거리를 짓는 일이다. 화는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하고 배려하나, 동은 내 편이 아니면 적이다. 그래서 내 편이 아닌 사람이 하는 말은 배척한다. 진영의 논리가 그러하다. 

군자는 권세가 생기면 덕을 어떻게 베풀까를 고민하고, 소인은 권세가 생기면 권력을 어떻게 휘두를까를 생각한다. 군자는 곤궁함을 굳게 견디지만, 소인은 곤궁해지면 나쁜 짓을 생각한다. 


여의도(너의 섬)에 들어가기 전에는 입에 민중과 민주주의를 달고, 권세가 생기면 덕을 어떻게 베풀까를 목이 쉬도록 목청 터지라 외치던 사람이 그곳 너의섬(마치 우주선처럼 생긴 건물)안에 들어가면 백 팔십도 생각이 바뀐다. 재선을 생각하고, 권세는 나를 위해 쓰려 한다. 대저 대의민주주의가 아니라 마치 LH 아파트라 쓰고 내 아프트로 읽는 것처럼, 대의(代議)민주주의가 아니라 나의(我意) 민주주의, 내가 정하고 고집하는 민주주의란 말로 대체된다. 

화이부동은 중용을 말한다. 치우치지 않음. 어렵고 어렵지만 할 수 있다면 누구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이런 걸 깊이 있게 고민해본 적이 있을까?


나를 지키며, 나를 잃지 않고 사는 지혜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 남이 알지 못함을 근심하는 환부지인(患不知人)과 너무나도 자주 쓰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는 바꿔놓고 생각해 보라. 네 주장만이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처지가 어떤 한지, 네가 상대의 형편이었다면 어떤 판단과 행동을 했을 것인지를, 공급자 시각이 아닌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보라는 말이다. 


생각에는 사특함이 없어야 한다, 사무사(思無邪), 또한 먼저 흰 바탕이 있어야 그림도 그릴 수 있다. 회사후소(繪事後素), 예술적 능력과 업적과 비교하면 인품을 갖추지 못해 논란이 되는 인물들을 허다하게 본다. 결국, 먼저 사람이 돼라. 엄청난 인기를 누리다가 거기에 취해 한 번에 무너진 연예인들(최근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견물생심이라), 세상에 드러낸 얼굴은 평론가들의 찬사를 그 무대 뒤에는 추악한 얼굴을 감춰놓은 채, 세상을 속이는 것이고, 오피니언리더라 불리는 세력을 속여, 내 이미지를 조작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뛰어난 재주에만 환호하고 주목하는 시대다. 뛰어난 재주, 재능은 소중한 자산이지만, 이를 담은 그릇이 잘못됐다면 바로잡아야…. 먼저 인간이 돼라


천 리가 어긋나는 것도 한 발자국 차이에서 비롯된다, 천리유종 일축차(千里?從 一蹴差), 이는 화담 서경덕의 시에서 나온 문장이다. 흔한 말로 잠시 넋을 놓으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빠져들어 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인데, 살다 보면 아무리 조심, 또 조심하더라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은 늘 있는 일이고, 불완전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실수이기도, 문제는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 어떤 태도를 지니는가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소한 잘못이라도 얼른 고치지 않는다면, 


충고도 자주 하면 잔소리, 붕우삭 사소의(朋友數 斯疎矣),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며 남을 가르치려 드는 건 경계해야 할 일이다. 충고가 잦으면 잔소리로 들린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의 잘못을 자꾸 들춰내는 게 버릇이 되면, 제아무리 좋은 말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피한다. 친구와 임금은 의리 관계라서 감정이 상하면 관계 회복이 어렵다는 말이다. 또 하나 보자,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말하지 말라, 즉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제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라, 기욕립이립인(己欲立而立人) 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여기에 실린 32가지 문장, 화이부동(和而不同)에서 회이불류, 중립이불의(和而不流, 中立而不倚), 즉, 자신의 본 중심을 지키되 주변과 조화를 이룰 줄 아는 태도가 바로 강함이며 또한 유연함이다. 강하면 들이받기 마련이고 풀잎은 바람이 불면 저 먼저 눕는다. 하지만 진정한 강함이라 힘으로 누르려 하지 않고, 부드럽게 대하면서도 거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가난해도 원망하지 않고, 일을 행함에서는 형편에 따르고, 남을 생각하는 것이 곧 인(仁)이요, 초지일관하는 사람, 계획은 원대하게 주의는 세밀하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