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의학 마음편
김찬우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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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 의학 마음 편


지은이 김찬우는 성형외과 전문의다. 대구에서 시작한 의사 수련은 서울을 거쳐, 타이완을 찍고, 미국과 유럽(독일)의 악안면 성형외과 전임의까지 세계적이다. 얼굴 성형은 본디 미용 목적에서 출발했던 게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아닌지, 오래됐다. 얼굴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 즉 통로다. 얼굴은 비언어 소통 수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책을 통해서 얼굴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찡그림, 미소,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 미묘한 양미간의 움직임, 이른바 내 겉감정과 다른 진짜 속감정을 드러내는 거울이라는 것이다. 


사고나 태생 기형 등으로 얼굴의 모습이 균형을 잃었을 때, 이는 신체만이 아니라 마음에 흉터가 남아, 그의 일상생활과 사회경제 활동의 공간에서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은이는 얼굴 성형 전문의라서 얼굴의 통해 사람 마음을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연을 들여다 보는 통찰력을 길렀던게 아닌가싶다. 이른바 "심의"의 길을... 유학자가 도를 통하면 의학 또한 통섭하는 그런 맥락처럼 여겨진다. 


지은이는 통찰 의학 개념의 핵심은 “심신의 조화”다. 불경 “법구경”에 계행과 통찰력을 갖추고 진실을 말하고 바르게 행하라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마음이 아프면 몸으로 그 증상이 드러나고, 몸 아픔이 오래되면 마음으로 전이된다는 심리학적 접근, 심리와 의학의 융합이자 통섭이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뚜렷한 흔적은 조선 세조의 <의약론>에서 8종의 의사를 구분하는데, 으뜸은 심의(心醫), 다음으로 식의(食), 약의, 혼의(昏), 광의, 망의, 사의, 살의 순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의사와 음식 단계에서 치료하는 의사,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의사라 할 수 있겠다. 약으로만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 환자보다 더 당황하여 혼란한 의사, 미친 광의 망령된 실력이 없는 의사, 사이비, 실로 거만하여 사람을 죽이는 의사가 살의다. 


심의는 TV 드라마 “조선정신과 의사 유세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식의가 어떤 의사인지 또한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엿볼 수 있다.


굴레에 묶인 나에게서 벗어나는 "해방" "자유" "진정한 나"


지은이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대목은 나로부터 비롯된다. 용서의 중요성과 마음 치유는 연결됐다. 용서는 단순히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만을 일컫지는 않는다. 자신을 용서하는 것도 들어있다. 현재에 집중하고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서 벗어나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준다. 현대 사회의 환경이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하고, 안녕을 해쳐 불안하게 만들어, 불안장애, 공황장애, 신체화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 책은 나에게 뭔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끼기 전에, 읽어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어떤 느낌이 왔을 때 찾아보는 사전으로서도 충분히 기능을 할 수 있지만, 100일 동안 하루에 1mm씩 소나무를 키워 100mm까지 키워보자. 100일 동안 100가지 주제를 생각하며, 이런 실천은 나 홀로 하기에는 무리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을 따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구성은 총론과 각론이다. 전자는 “마음의 개념에서 시작하여 행복에 이르는 길까지, 마음의 특징과 작동원리, 그리고 괴로움의 생김과 다스림으로, 각론은 나만의 소나무 키우기다. 1mm에서 100일 동안 100mm까지 함께 키워보는 것이다. 


우리 마음 "소나무" 기르기 


1mm 성장하려면 말을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이다. 갓 싶은 소나무의 성장을 위한 첫 조언이 설화(舌禍)를 조심하라는 말이다.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 입은 화의 문), 설지화지근(舌是禍之根, 혀는 화의 근원)’, ‘부재구중(斧在口中)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상대를 베기도 하고 나를 베기도 한다, 세 치의 혀로 화를 부르지 말라는 뜻이다. 


이렇게 성장 소나무는 100일 동안 키우는데, 하루에 하나의 관념 혹은 화두에 천착하는 것이다. 의외로 나를 둘러싼 환경의 소소한 것부터 조그만 묵직해 보이고 때로는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것들까지 간단히 둘러봐도 100개가 넘을 듯하다. 2mm는 즐거움과 괴로움, 3mm는 욕심과 소원 등으로 흐름을 꼬꼬무처럼, 6mm에서는 “간절함”이, 29mm, 3분 1 조금 못된 상태에서는 “소중함”에 이어, 중독, 부끄러움, 죄책감, 무기력, 슬픔, 두려움, 욕망, 불편함, 짜증, 부러움, 50mm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함(자발성)”, 절반쯤 지나면 자발적으로 불러일으키라고. 57mm 깨침, 71mm 참음, 75mm 채움과 비움을 거쳐 9부 능선에 이르는 90mm 성장 소나무는 “나”를, 94mm 내가 어리석음과 무지함을, 95mm 성장 소나무는 “더불어 삶”을, 이렇게 성장하는 마음속 소나무는 척박한 환경에서 갖은 풍파를 견디며, 100mm를 맞이한다. 


소나무 기르기는 “나”의 감정 흐름과 느낌을 오롯이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대화법으로 묻고 답하면서, 회의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렇게 기른 소나무는 그대로 놔두면 작아지거나 시들어간다. 다시 100일 동안 기르기를…. 자기성찰과 마음의 수양은 “심의” 마음 의사가, 통찰 의학 마음 편은 이렇게


기발한 착상이다. 늘 푸른 상록수이면서 척박한 환경에서 꿋꿋이 버티고 살아가는 “소나무”를 마음에 비유했다. 메말라진 마음에 하루 조금씩 거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서히 그리고 끊임없이 기르는 것이다. 여기에 실린 100개 하나가 한 방울의 물이다. 메말라진 내 마음속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뜨려 화색이 돌게하고 싱싱함을 되살아나게 한다. 이렇게 나를 알아가고 나의 마음과 대화하는 법을 알아가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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