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맛
정하늘 지음 / 크루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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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맛” 오색(五色) 아니라 오색(伍色)


공무원의 맛은 쓴맛, 단맛, 매운맛 등의 오색이 아니라 공무원이란 직업의 색깔을 말한다. 이 책<공무원의 맛>은 시대가 달라졌음을 느끼게 한다. 물론 임금의 후불적 성격이었던 “공무원 연금”이 국민연금처럼 된다고. 박봉이지만, 6급까지는 자동승진에 가늘고 길게 살면, 좋지 않겠냐는 인식을 가진 한때의 공무원집단들, 일본이나 한국이나 젊은 공무원(8~9급)이 의원면직 이른바 스스로 원해서 그만둔다는 말인데. 이런 사람이 23년 한 해 1만 6천 명을 넘어섰다. 인사혁신처는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고, 


공무원은 철밥통,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건재, 진짜 그럴까?


IMF 원조를 받아야 할 만큼 승승장구 대한민국호가 침몰한 97년, 회생 조건으로 신자유주의 질서를 받아들여야 했고, 기업들은 다운사이징, 크기를 줄여서 필요 최소한으로 그러다 보니, 사오정(45세 정년)이 한국 사회의 트렌드가 될 정도였고, 이때 88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정규와 비정규,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 일상용어 대열에 들어서기도 했다. 철밥통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한때 노량진 일대는 장사진을 이루고, 비정규는 더 세분돼, 계약직, 기간제, 중기, 무기 등 노동계약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코로나를 거치면서 택배와 배달 라이더들이, 음주단속이 심해지면 대리기사가, 새로 생겨난 일자리는 독립사업자인지 노동자인지, 위장사업자인지 모호해지고, 한 바퀴 돈 셈인지, 공무원 인기시들, 업무는 과중하고, 인력은 달리고, 처우는 상대적으로 점점 나빠지고, 지난해 김포시청 공무원이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리다 자살하고….


이렇게 보면 공무원 세계는 이미 복구 불능의 3D업종의 상징인 듯 보인다. 연차가 있는 공무원들의 공통된 표현 ‘요즘 젊은 공무원들은 말이야“ 여기서 공무원만 빼면, 장년 세대가 청년세대를 두고 하는 말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인내심이 부족해, 이기적이야’라고, 이는 그런다 치자, 세대가 다른 만큼 환경이든 사고체계든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아무튼, 이 책이 세상이 나올 무렵 분위기는 공무원 기본급 인상, 교사급여 인상 등 임금투쟁 분위기 속이다. 괜히 걱정, 기우일지 몰라도, 아, 옛날이여, 그때가 좋았던 거를 털어놓는 정하늘의 이 책<공무원의 맛>은 불난 데 기름 끼얹는 형국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공무원 세계란 이런 거라는 직업 세계의 가이드 북이다. 


이 책은 이제는 더 못 해 먹겠다. 미래 희망이 없다는 공무원, 공직사회, 그 세계에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하지만, 선택은 당신의 몫이라는 말을 건넨다. 구성은 다섯 꼭지다. 첫 꼭지 ‘이 맛에 공무원 한다’고 에서는 공무원 처우를 말하는데, 쏠쏠한 수당, 공무원휴직제도, 정년보장과 우상향 연봉, 국내 최고의 육아휴직 제도 등을 들고 있다. 두 번째 꼭지는 그렇더라도 공무원은 ‘어떨 때, 극한직업’이라고, 배치순환제, 힘든 일과 그렇지 않은 일, 어떨 때는 지옥 같다고, 코로나 19 재난기 속 공무원 세계의 일상을, 본디 공무원은 전문가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하기에, 모든 업무를 해야 한다고 아마 이것이 요즘 청년 공무원들이 직장을 떠나는 이유로 드는 게 아닌가 싶다. 세 번째 꼭지는 공무원 마인드 세팅에서는 실적 만들기 미션 등 이런 일도 공무원이 하나 싶을 정도의 일까지도, 네 번째 꼭지 ‘어딘가 개운치 않네?’ 아무도 못 쓰는 자기계발 휴직 등, 다섯째 꼭지 ‘푸근해지는 마음’ 각양각색 점심 풍경, 조직과 공동체, 그 어디쯤, 


공무원 세계, 직업으로서 공무원, 간부후보인 5급 사무관 아래 이른바 논 커리어 공무원 9급으로 입직하여 7급으로 10여 년 동안의 일상 경험을 누군가와 공유하자고 쓴 글이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그림의 떡 “자기개발휴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근무, 3가지 사유 중 하나면 신청 가능, 첫째, 직무 관련 연구과제 또는 자기개발을 위한 연구과제 수행, 둘째는 국내외 교육기관 등에서 교육과정을 수강하는 경우(학위취득 목적은 제외), 셋째 자격증 취득 등을 개인 주도 학습을 하는 경우 등인데 6개월에서 1년, 무급휴직 그리고 휴직 사용 후 10년간 근무해야 다시 쓸 수 있다고, 법은 멀고 현실은 가까워, 결론은 지자체에 따라 되고 안되고, 현실은 지자체 행정현장의 결원문제, 늘 사람 부족이라고 아우성치는데 이런 휴직제도가 있으면 어려운 일이 떨어지면 다 도망갈 것이라는 동료들의 생각. 이것이 현실이다.


칼퇴근, 나인 투 식스 공무원 얼마나 있을까?


철밥통인 만큼, 가늘고 길게, 칼퇴 물론 어느 직업 세계나 그런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듯이, 공무원 세계 역시 그러하다. 민간기업은 능력이 있으면 높아지는 연봉, 올라가는 직급이나 직위가 있겠지만, 공무원 세계는 그게 없다. 뭐 이렇게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중심은 아니다. 

공무원 세계에 환상을 가질 필요도 없고, 공무원노동조합에서 국민의 공복이기 전에 직업으로서 공무원이다.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길거리 현수막, 당연하다. 다만, 다른 직종이 어쩌고 저쩌고 형평에 맞게라는 말보다 공무원의 박봉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기대하려면 그만큼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 들쑥날쑥 어떤 사안은 민간기업의 생존 마인드로 대처해야 한다고 하다가 또 어떤 사안은 공무원 마인드로. 즉 적당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살맛나는 일도 


이 책은 밥 잘 사주는 통장님, 점심때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친 센스쟁이 주민자치위원님은 우리의 점심값을 조용히 계산하고 나가셨다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행동 자체는 보기 나름 이런 데다 김영란법을 적용할 것인가, 따뜻한 소통인가, 어렵다. 지은이는 훈훈한 자생단체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악의적인 의도(대가성, 발목잡기 위한 계획된 관계 형성 의도)를 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흑과 백”, 이분법으로 공무원 세계를 재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인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인인가? 정체성에 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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