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칼과 정치는 다름이 없다 - 전국시대를 방랑한 한 유학자의 삶과 꿈
유문상 지음 / 렛츠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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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왕도정치 “덕”의 정치 “도덕 정치” 


지은이는 춘추시대의 공자의 ‘논어’와 200여 후의 사람으로 공자의 유학을 계승 발전시킨 전국 시대 인물 맹자를 다룬다. 그의 언행을 기록한 것 중에 주희의 <맹자집주>를 저본으로 하고 정약용의 <맹자요의>를 참고했다. 이야기의 전개는 이른바 스토리텔링기법으로, 상대방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으로 한자로 원문 ’맹자‘를 풀어서 전한다는 말이다. 지은이는 유학을 철학으로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사상과 세계관으로 이해하자. 공맹 유학의 기본은 “덕(德)”이며 도덕 국가를 이상으로 여겼는데, 맹자는 이를 왕도 사상으로 발전시키면서, 민본사상, 천하의 귀한 것은 인민(민중임)을…. 표지에 실린 열쇳말 “인민이 귀중하다. 사직은 그다음이고, 군주는 가볍다”라는 것이다. 


이 책은 6장 체제이며, 1장에서는 선왕과 춘추오패를 다룬다. 맹자는 어떤 시대를 살았는가를 춘추시대와 오패, 봉건제가 무엇인지를 2장에서 맹자가 활약했던 전국 시대를 그린다. 3장 왕도정치란, 4장 인간의 본성과 심성론을, 5장, 인민은 귀중하다. 6장, 유학의 도를 누가 이을 것인가? 로 끝을 맺는다. 


조선의 정치에 영향을 준 “유학(유교)정치철학”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는 이상적인 정치형태다. 인간의 집단인 국가사회나 더 나아가 인류사회에 있어서 민생의 안정과 인간다운 삶의 성취를 목적으로 하며, 이의 실현 방법은 무력 강제적 해결보다는 통치자의 인격과 덕으로 평화적 순리적인 해결을 바람직하게 본다. 왕도정치 혹은 왕도 사상은 맹자가 유학의 정치 철학으로 완성하였지만, 요순 이래 하, 은, 주(夏, 殷, 周)의 지치를 계승한 것이기도 하다.


인민은 귀중하다.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경제적 안정을 통한 민생의 확립이 가장 기초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맹자는 민생안정을 위한 계책을 제시하면서, 정전법을 통한 토지제도의 정비와 무의미한 침략전쟁과 부역으로 백성이 농사지을 시간을 빼앗지 말며, 고의성이 없거나 무지에 의하여 저질러진 죄를 가볍게 처벌할 것을 말했다. 왕도정치의 구체적 실천방법은 민생의 안정을 통한 삶의 터전을 확고하게 다지고, 인간다운 삶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인간은 선하며, 인민은 하늘이라는 생각이 담겨있다. “인민은 귀하다.” 이들이 있어야 사직이고 군주고 존재할 수 있으니…. 현대 사회,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절절하게 맹자의 이야기가 그의 가르침을 필요함을 느낄 것이다. 


벼슬하기를 원하는 자에게


아마도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맹자의 가르침이 필요한 부문이 아닌가 싶다. 왕정체제가 공화체제로 봉건제에서 민주 공화제로 바뀌건 인민이 귀중하다는 원칙은 보편적이고 핵심이기에 벼슬하기를 원하는 자(벼슬은 현대적으로 선출직 공무원, 대통령이건, 국회의원, 시도지사든 사법의 판검사 등을 포함한 공무원이든)는, “벼슬은 가난을 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세상이 변해서 밥벌이로 공무원이라 직업을 선택한다. 크게 보면 공무원 세계라는 공통점이 그렇다. 얼마 전 공무원노조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나온 구호 우리는 더 공복 “공공의 종(노예)” 아니라는 했다. 


맹자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면 뭐라 했을까? 자, 재미있는 대목을 보자. 


“벼슬은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일시적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할 때가 있을 수 있다. 아내를 취하는 것은 봉양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시적으로 봉양을 받을 수 있다.”(431쪽) 


이 말의 의미는 벼슬을 빈곤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면(경제적 목적으로 하는 생업이라면) 그에 맞는 수준과 기능에서 그쳐야 하며, 국민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여 실행할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이른바 벼슬이란 고급공무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민의 행복과 안녕에 관한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시군청이든 읍면동이든.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공무원사회에서는 다소 헷갈릴 수도 있지만, 공무원, 공직자란 직업의 의미를…. 


아내를 취하는 것은 자손을 얻어 후사를 잇는 것이기 때문에(자손 번식의 본능, 최소한의 사회적 기능), 의복이나 음식으로 자신이 봉양 받기 위해서 아내를 맞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혼인의 의미는 남자를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대목은 페미니즘과 여성학 등 성 평등과 관련하여 다뤄져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맹자는 공직자의 청렴한 문화는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하며, 백성에게 국가의 시혜가 합당하게 돌아가게 한다. 청렴은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선비가 갖춰야 할 덕목의 하나다. 최고 권력자의 얼굴을 살피고, 자신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관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자는 비루하다. 천민(天民)은 천명이나 천리를 행하려는 사람을 뜻하며, 이들은 벼슬을 하여 일국을 벗어나 천하에 도가 행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대인(맹자는 성인을 대신해서 이런 표현을 쓴다)은 억지로 하지 않아도 세상 사람이 그의 몸가짐을 본받아 자연스럽게 교화되는 자를 말한다. 천민이 유의적인 처신을 한다면 대인은 무의미적 처신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민본, 인간, 인민, 민중, 어떤 표현을 쓰든 간에 국민은 곧 주인이고 하늘이며, 이들이 빈곤 등을 걱정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정치의 목적이라고, 이런 맥락에서 보면 칼이든 정치든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여길듯하다. “말이나 글”을 칼 혹은 정치라는 표현하는 것과는 그 의미가 같은가 다른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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