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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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 일지도 몰라 


히치하이커,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쓴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와 동물학자 마크카워다인의 유머러스한 멸종위기 동물 프로젝트, 지금이 아니면 이 동물은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 지금이 이 동물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누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참신하다. 요샛말로 신박, 그 자체다. “멸종위기의 동물을 보호합시다.” “관심을 두세요.” “1분 귀를 기울여주세요.”라는 말보다는 차라리 이 책이 훨씬 더 멸종동물에 관한 생각이 들게 한다. 지은이들의 유명세도 한몫했겠지만, 힘든 여정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글이어서 몰입도가 높다. 


6장에 걸친 좌충우돌 탐사기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1장 작대기 테크놀로지다. 마다가스카르에서만 사는 아이아이 여우원숭이 이야기, 원숭이 사회에 작대기를 쓸 줄 아는 원숭이들이 출현하면서 40여 종이 넘는 원숭이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세상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이아이 여우원숭이를 만나러 작대기를 든 원숭이 둘이 그들의 보금자리를 찾아가는데, 그 여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불과 칼로도 모자라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무장한 원숭이들, 이른바 인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제 욕심만 치릴 줄만 알았더라도 진즉에 생태계는 하지만, 다행히 인간은 제 잘못이 무엇인 줄 알고 고칠 수 있는 특징이란 게…. (이른바 신인간중심주의 환경론), 


2장에서는 코모도 도마뱀을 보호하는 국립공원을 가는 길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이다.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나중에 움직일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자동차를 타고 오지로 향하기도하고...작은 배 앞에 살아있는 닭 네 마리를 싣고 코모도로, 


3장 표범가죽 납작모자 이야기는 자이르(민주콩고공화국의 옛이름) 모부토 대통령이 표범가죽 납작모자를 쓰고 낡은 액자 속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는 표현은 자아르의 야생동물보호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어로 쓴, 국민여러분, 이 사람은 우리 나라의 손님입니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면 공손하게 응해주세요.라고, 그런데 문제는 영어로 쓴 이 카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없다는 데 있었다. 깊은 골자끼 실버백 마운틴 고릴라서식지와 남자들의 정력에 좋다는 북부흰코뿔소이야기가 나온다. 헛소문에 마구잡이 사냥이 자행돼 코뿔소는 이곳 자이르에 22마리가 남아있다. 


아무튼 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건 관광객이다. 그렇지 않으면 고릴라 등의 서식지는 농사를 짓기 위해 벌목과 불을 지르게 되는데, 고릴라는 제 삶이 터전을 잃고 더 깊숙한 곳으로, 더 이상 갈데가 없는 절벽 낭떠러지로 내몰린다는 말이다. 


4장 심야의 고동 소리는 뉴질랜드의 밤앵무 카카포 이야기다. 통통한 몸체에 뒤뚱뒤뚱 걷는 날지 못한 새 카카포, 야조와 비슷하다. 타조는 날지는 못해도 엄청나게 빨리 달리고, 키위새는 성질이 사나와 제몸 하나쯤은 지킬 수 있지만…. 1987년까지 뉴질랜드 남섬의 넓은 산악지대 피오르드랜드에 가면 한밤중에 울려 퍼지는 딴 세상의 소리처럼, 심장고동 소리가 온 계곡에서 들린다. 사람들이 발을 들이기 전에는 이곳은 새들의 땅이었다. 수만 마리에서 점점 줄어 마흔 마리 지금은 한 마리도 없다는 게 정설이라 하니. 도대체 그 많은 새는 어디로 갔을까?, 고양이에게 먹혀버렸다는 말도. 원체 순둥이라서, 고양이를 보면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된다나. 그래도 지은이들은 찾아내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니….


5장 앞이 보이지 않는 공포는 양쯔강에 사는 돌고래를 이야기다. 소리에 민감하고 휘파람으로 소통하는 돌고래가 개발과 함께 어디론가, 시력이 좋지 않아, 양쯔강을 다니는 배의 엔진소리나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에 혼란을 일으켜, 배와 충돌하는 사고 등으로 2천 킬로미터나 되는 양쯔강 불과 200마리뿐이라던 돌고래는 2002년에 우한에서 기르던 개체가 죽었고, 중국 정부는 2009년에 정식으로 양쯔강 돌고래의 멸종을 선언했다. 


6장 아주 희귀한, 조금 덜 희귀한, 로드리게스 큰 박쥐를 비롯하여 모리셔의 황조롱이 등이 사라져간다. 쥐를 키워서 박쥐 먹이로 제공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일본 애니메이션<모노노케 히메>(한국상영은 <원령공주>로) 산을 지키는 사슴신을 죽여없앰으로써 산은 인간의 땅이 되어간다고. 죽어간 동물들의 저주가 분노의 화신이 되어 인간을 덮친다. 인간과 자연의 영역, 인간이 지구상의 유일한 영장류로서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인류세라는 지질시대도 2024.8이면 최종결정 나게 된다. 인류세라 명명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지금 보지 않으면 앞으로 영원히 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야생의 멸종위기 동물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슬픈 이야기다. 동물들은 인간에게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데 인간은 제멋대로 동물들을 쫓아내고 산을 헐어버리고, 놀이 삼아 죽인다. 생물다양성, 지구 절반의 주인은 동물이라는 점을 일깨워주는 서글프고도 씁쓸한 이야기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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