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논쟁에서 승리하는 법 - 설득과 타협이 통하지 않는 싸움의 시대
메흐디 하산 지음, 김인수 옮김 / 시공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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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은 예술, 모든 논쟁에서 승리하는 법, 


설득과 타협이 통하지 않는 싸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꽤 직설적이며 도전적이다. 지은이 메흐디 하산은 방송진행자이기도 하다. 그는 1936년 데일 카네기의 책 속에서 카네기가 논쟁은 될 수 있으면 피하라는 조언에 이의를 제기한다. 싸울 때 밟을 수 있을 때, 다시는 못 일어나게 철저하게 공격해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듯이 적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은 자신의 말을 상대에게 그리고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을 때, 부부 사이의 논쟁에, 토론 챔피언, 수사학의 대가, 변론술의 달인으로 이 책을 통해서 한층 실력이 늘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책은 4부 16장 체재다. 1부에서는 이기는 논쟁의 기본 원칙, 씨름에서 샅바를 잡는 법처럼, 어떻게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파토스와 로고스를 구분하는지, 어떻게 하면 잘 말하고 잘 들을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2부는 3의 법칙 징어의 예술과 기쉬갤럽 대응법까지 이미 검증된 논쟁 기법들을 소개하고 그 활용까지, 2부를 통해서 싱코리시스의 힘과 세벌 구조의 중요성을 알게 한다. 3부, 승리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한 물밑 작업으로 자신감을 쌓고, 전달력을 향상 논쟁에 필요한 자료 찾기 등의 훈련을 살펴본다. 4부는 논쟁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가, 


네 청중을 알아라


논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이를 지켜보는 청중이 누구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재판의 배심원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듯, 손자병법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한 번 틀어서, 나를 알고 적을 알고 청중을 안다면, 청중을 내 편으로 끌어올 수 있다면 싸움에서 이긴다고, 청중의 규모, 구성의 유형, 인구통계학적 특성, 연령대, 직업, 성별, 인종별로. 하지만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이기기 위해 주장을 완전히 바꾸거나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실전이다. 지은이는 자신이 출연했던 방송에서 몇 가지 예를 들고 있다. 


요르단 출신의 영국 망명 신청자 아부 카타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종교적 유럽대사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다. 재판 없이 10년 동안 영국에 구금된 상태, 영국 정부는 그를 요르단으로 송환하면 고문을 당할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송환하려는데, 두 번째 질문자가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부 카타다를 그냥 요르단으로 추방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지은이는 당시 영국 사회의 분위기는 아부 카타다가 사라지기를 원했다. 아무리 인권보고서 내용을 떠들어도 안 될 상황, 원칙을 들고나온다. 영국에서 마그나카르타라는 찬란한 자유의 역사가 있다. 영국을 위대한 국가로 만든 자유를 왜 갑자기 포기하는가, 아부 카타다를 영국에서 재판받게 하면 될 일이라고. 영국은 인권의 나라, 위험한 사람일수록 인권을 가장 필요로 하고 법의 보호해야 하는 것이 인권의 핵심이라고, 


자, 이 대목을 보자, 지은이는 청중, TV 방송을 지켜보는 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는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가, 좋게 생각하는가와는 관계없이, 접근 방식을 바꾸고, 공통의 언어를 찾아내는 것이다. 영국 사회에서 문제가 된 사항은 인권재판소의 결정이 아부 카타다를 요르단으로 보내면 고문을 받게 된다(인권침해를 받을 것이 뻔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를 보내려 한다. 영국사람들도 그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그를 쫓아내는데, 걸리는 문제는 영국이 인권보장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해소할 방법은, 영국에서 재판을 받게 한다. 송환할지 말지가 아니라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송환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보장의 문제로. 영국인들이 자랑스레 생각하는 자유의 상징 마그나카르타를 끌어들여 공통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양념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영국민 사이에 도는 분위기를 끌어와 살짝.


청중의 집중력과 교감하기


금붕어의 집중 가능 시간 9초, 청중의 주의력은 8초, 지은이는 천편일률적인 도입보다는 강한 한 방을, 그리고 도발적인 질문, 재미있는 이야기, 이 정도는 말하기 연설하기에서 다 나온 것이기에 아이컨택, 즉 시선을 맞춰라, 뻔한 칭찬이라도, 사적인 이야기로 공감대 형성하라는 조언을 한다. 


듣기, 히어링과 리스닝, 또 리스닝에서 비판적 듣기, 공감적 듣기


듣기 기능부전 사회에서 상대방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 제 할 말만 하는 사람들이 청중들을 앞에 두고 있다면 어떤 태도를 보일까?, 청중을 의식할까, 아니면 나는 나의 전법을 고수할까, 이 책에서 말하는 히어링과 리스닝, 이를 바꿔 표현해보면 전자는 듣기(聞, 들을 문), 물리적인 과정으로 그냥 듣는다, 깊이 파고들지도 않고, 후자의 듣기(聽, 들을 청, 자세히 듣는다)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그냥 듣기(聞)조차 어려운 세상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 귀 기울여 듣는다면, 또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비판적 듣기를 하는지, 공감적 듣기를 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상대방의 말속에 공격할 그 무엇인가를 발견하려면 비판적 듣기기능을 가동하여 허위주장인지, 논리적으로 잘못된 주장인지, 수긍할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공감적 듣기, 지금, 이 순간 충실해야 하고, 상대의 눈을 맞추고, 올바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모든 논쟁에서 승리하는 법은 그렇게 래디컬하지 않다. 다소 그런 이미지를 풍길 뿐이다. 아니, 무의식적 편견이 작동했는지도 모르겠다. 설득과 타협이 통하지 않는 싸움의 시대는 추상적인 극단적 장면일 뿐,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전반적인 흐름은 상대의 질문의 본질을 파악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리스닝(聽)이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 비판적 혹은 공감적 듣기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라는 말이다. 협상론에서 나오는 맥락과도 같다. 여기서 생각나는 건, “조삼모사”론이다.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먹겠느냐는 질문에 선택하는 게 아니라, 왜 8개인데 7개로 줄었다는 역질문이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물론 나름의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꼼수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절실하면 절실한 만큼 해결의 방안도 보이는 것이기에, 꽤 유의미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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