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11호
김민재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냉전과 신냉전 시대

 

<서울리뷰오프북스> 11호, 2023년 겨울호에 표지가 꽤 인상이 강하다. 냉전과 신냉전과 관련된 특집 서평의 대상 책들, 브루스 커밍스의 책 <한국전쟁의 기원>과 백 지운의<항미원조> 등의 책 표지가 실려있어, 이번호의 특집리뷰가 “냉전과 신냉전 사이”임을 알 수 있도록….

 

여기에 실린 5개의 리뷰는 2023년 정전 협정 70주년을 기억하며, 냉전과 신냉전 사이를 다루는 텍스트를 읽는 특집이다.

 

먼저 최근 개봉된 영화 오펜하이머의 뒤편 겹쳐 보이는 첸쉐썬, 중국의 우주탐사 프로그램의 중심인물인 그는 매카시즘의 희생양이라 평가가 있다. 김민재의 “중국 로켓의 아버지 첸쉐썬” 그의 굴곡진 인생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으로 접근한다. 지금도 우주 진출, 우주 시대의 선두그룹에 들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기술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데, 김민재는 학문에서는 경계와 멈춤이 없어야 한다고 평한다.

 

한국전쟁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최근에 정전 70주년 기념으로 출판된 <와다 하루키의 한국전쟁 전사>(와다 하루키, 청아출판사, 2023)를 쓴 와다 하루키의 연구에 영향을 미친 미국의 수정학파 부르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 1‘과 이후, 러시아 측의 관련 문서 공개에서 얻는 자료를 통해 다시 고쳐 쓴 ’한국전쟁의 기원 2‘, 그의 주장의 핵심은 남과 북 어느 쪽이 먼저 침공했냐는 중요한 일이 아니라, 왜, 어떻게 진행됐는가, 그 결과가 어떻게 냉전질서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은 세계 3차 대전의 대체였는지, 김학재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 1, 2-1, 2-2”을 통해, 냉전 역사 서술은 어떤 균형점을 향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그는 전쟁 역사 연구는 어떤 역사적 시점에서 정치적 대립의 산물이었다고 평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항미원조’라는 관념화 혹은 색칠하기를 하는 중국 문화콘텐츠와 시진핑의 체제의 방향성 사이의 관계를 다룬 백승옥의 “중국 시진핑 시대의 방향을 읽어 낼 핵심어 ”항미원조‘”에서는 한국전쟁, 6·25전쟁, 조선전쟁을 항미원조라고 부를 때는 그 함의가 달라짐을 강조하는데, 선즈화의<아시아에서의 냉전>(소명출판, 2023)에서는 중국이 왜 한국전에 끼어들게 되었나를 알려주는 문건이나 자료의 부족으로 합리적 추측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비교적 설득력 있는 두 가지 관점을 제시, 하나는 국가안전의 이익고려(대만 문제), 또 다른 관점은 마오쩌둥의 혁명에 대한 신념과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선즈화는 합리적 동기로 ‘항미원조, 보가위국’ 미제국주의를 상대로 하는 혁명 일정, 사회주의진영에 대한 국제주의적 책무, 신중국의 안전과 주권 보호를 위해서 3.8선을 넘을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그리고 우동현는 ’승리하는 비결’을 통해 냉전의 종식이라는 열쇳말을 고민한다. 소련이 어떻게 붕괴했는지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맟누는 종래의 냉전 후반부 역사 서술을 지구사적으로 혁신하는 쾌거라고,

 

김주희는 “낡은 것은 가지 않고 새것도 오지 않은”, 을 통해 엘리자베스 쇼비의 <동맹의 풍경>, 한미 동맹의 군사화된 환경에서 만들어진 기지촌과 같은 낡은 동맹 유산을 통해 냉전을 읽는다. 주한미군이 불러온 파문과 균열의 조감도라고.

 

권보드래는 라라 프레스콧의 <우리가 간직한 비밀>에서 닥터 지바고를 냉전의 책으로 지목한다. 왜 그렇게 생각한 걸까를 톺아보는 “닥터 지바고와 냉전의 비밀”을, 이념대결의 시대에서 문학적 작품을 출간하기 위한 첩보전과 선전전을 다룬다.

 

이런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같은 책을 읽더라도 지은이의 생각을 어디까지 깊이 파고들어야 하나,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등의 리딩의 방법론이 있을 것이다.

 

서평 특집 외에도 눈여겨볼 글이 많다. 김두얼의 분노, 열정, 아쉬움으로 <시장으로 간 성폭력>과 갑오경장과 동학 농민봉기 그리고 친미개화파 연구를 다룬 박훈의 리뷰 등이 실려있어, 겨울동안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