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절반을 넘어서 - 기후정치로 가는 길 전환 시리즈 3
트로이 베티스.드류 펜더그라스 지음, 정소영 옮김 / 이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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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치로 가는 길

 

이 책은 시장 보다 자연 앞에 더 겸손하고 현명하며 새로운 인간의 정치와 경제를 위하라는 문장으로 압축된다.

지은이 트로이 베티스, 드류 팬더그라스는 각각 대학에서 환경역사와 환경공학의 연구 과정을 밟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인 만큼, 상상력이 넘쳐난다. 자본주의는 No, 신자유주의 No, 사회주의는 시장의 신비를 버려야...

 

지구의 절반은 인간의 발길이 닿아서는 안 된다. 지구는 인간이 모든 것을 쥐고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지은이들의 생각이다. 꽤 도발적이다. 그 상상의 지도를 따라가 보자.

 

조천호의 추천사로 시작되는 책은 1장에서 프로메테우스 묶기, 2장 새로운 공화국, 3장 지구 절반 개혁하기, 4장, 2047년이 보낸 소식으로 구성돼 있다.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한계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구분

 

자본주의만큼 그 정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체제도 없다. 말이 어렵지만, 자본주의라는 생물은 생존을 위해 물론 강학상이겠지만, 궤도 수정도 거리낌이 없다. 사회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이면서도 체제 밖으로 밀어내려는 움직임은 끊이지 않으니 말이다. 복지국가와 자본주의는 성립할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은 이를 진심으로 심각하게 고민해보기를 화두로 던진다.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 질서이든 사회주의적인 인식론이든 이런 것을 떠나 오로지 하나만 생각하자. 지구의 반은 인간이 나머지는 다양한 종에게,


<지구의 절반>(사이언스북스, 2017)의 저자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월슨은 오로지 현재 살아가는 이들의 이익만을 염두에 두는 태도를 지적하면서 진정한 야생과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원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처한 위기의 규모에 걸맞게 크나큰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것 바로 ‘지구의 절반’이라는 목표라고 했다. 이 책 제목은 여기서 따왔는데, 지구의 절반을 왜 다양한 종을 위해 남겨야 하는지, 이는 인간의 미래, 인간 세상 유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강조한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지은이들은 윌슨이 하나 놓친게 있다고 지적한다. 지구의 절반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사회주의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유토피아로 향한 꿈을 제대로 꾸자고 한다. 경제 위기, 코로나 19, 기후 위기가 겹친 이 시대에 말로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는 환경이라고, 발상의 전환 즉, 역발상이다. 기우 재앙 대 그린 뉴딜을 논하는 나오미 클라인의 <미래가 불타고 있다>(열린책들, 2021)에서도 지구의 절반은 보존되어야 한다고, 종의 다양성의 문제도 문제지만, 지속가능성 인류사회를 위해서는 더 이상의 욕심은 자제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후 위기의 본질은 욕망의 과잉이다.

 

기후 위기의 본질은 인간의 욕망 과잉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사회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 과잉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기후 위기를 막는 방법 중에는 신자유주의가 제시하는 탄소가스 배출총량거래에 관한 논의, 환경에 해를 입히는 대체 가능한 권리를 창출하고 누가 그런 권리를 행사하는지, 이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다. 이런 시장의 논리는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제한하고, 이들이 경제성장을 막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논리라면 누군가는 영원히 가난한 결핍된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연 이런 논리가 공평한가, 소수의 이익을 위하여 이런 논의는 바로 자본주의의 기본 질서라 공평의 문제가 아니다. 힘의 논리다. 신자유주의는 기술진보가 그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이는 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우리가 자연을 완전히 알고 있으므로 인간을 위해 자연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말을 비아냥거리듯 말이다.

 

이 책에서 지은이들이 제안하는 것은 유토피아다

 

우리의 관계 기쁨으로 넘치는 공동체를 만들자. 어떻게 물질에 터 잡은 낭비적 소비에서, 삶의 가치를 회복하고 서로 간에 공유와 협력을 증진하는 비물질적인 활동으로 행복을 키워야 한다고 지은이들은 이야기한다. 예술, 사랑, 놀이 등 한마디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모든 것은 한없이 키울 수 있다. 인간 문명은 지구의 절반만 점유하자. 나머지는 다른 동식물의 몫으로 돌리자. 이렇게 해야만 인간 문명이 유지될 수 있으니, 이는 양보가 아니라 필수다.

 

이들이 제안하는 해결방안은 사회주의와 환경론이 공동의 정치적 목표 아래 다양한 연합을 이룰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사회주의는 시장이라는 신비로운 힘을 믿기보다는 이 어려운 도전에 두 눈 뜨고 대면해야 한다. 이는 기존의 사회주의에 관한 기대와는 사뭇다르다. 꽤 흥미로운 지적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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