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선택 : 결핍과 불균형, 바꿀 수 있다
마야 괴펠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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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까?

 

지은이 마야 괴펠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생각들,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을 그저 책상 위에서 그렇게 머리로만 생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실천으로 옮기는 문제에 집중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에리히 프롬이 한 말을 적절히 인용하는데,

 

“개혁의 진정한 기준은 현실을 직시하는 사실주의, 말 그대로 철저한 ‘근본주의’다. 핵심을 뿌리까지 파고들어 문제의 원인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겉핥기식으로 땜질 처방만 이뤄진다.”

 

이 한 문장이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70년 전에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의 말, 보편적이다. 대단히 보편적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생산방식의 근원이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70년 전에 도요타자동차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에리히 프롬의 이 말을 알고 있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단지 이 사람들은 사실주의, 철저한 근본주의에 천착, 자동차 고장 원인의 진짜 원인인 진인(眞因)을 찾고자 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매번 수리를 해야 하는 악순환을 겪어야 하기에. 바로 이런 것이 보편성이다.

 

이 책은 많은 생각할 거리, 즉 고민거리를 담고 있고, 또 우리에게 던진다. 한쪽의 결핍과 한쪽의 주체할 수 없는 풍요,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다는 건 뭘 의미하는 것인가. 또 더 좋은 선택이란 무엇인가?, 이 역시 보편적인 보편성을 지닌 답이 나와야 한다.

 

위기에 닥칠 때 비로써 해결의 방안이 눈앞에 나타난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해결의 실마리인지 구분조차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지은이는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고, 우리는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믿는다, 결국 미래는 누가 결정하는가, 인간이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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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능력, 연결, 행동, 소통, 이 모두를 다르게 배우고, 또 다르게 성장하고, 다르게 활용, 조직하고 다르게 교류하기, 즉 현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류의 미래를 지킬 방법을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밖에서 찾는 게 아니라,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가,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가,

 

막스 플랑크 진화연구소를 20여 년간 이끌어 온 인류학자 마이클 토마셀로는 영장류(유인원)을 관찰하면서, 얻은 결론을 이야기한다.

 

유인원과 인간의 결정적 차이는 상대방이 무슨 의도를 가졌는지는 알아내는 테스트에서 나타난다고 말한다. 유인원은 그냥 눈길이나 손가락 움직임만을 따라가는데, 어린아이(유아)는 유인원과는 이런 몸짓 속에 담긴 정보에 해석해 내는 메타인지 능력이 있다. 이것이 인간의 특성이다. 또 한 가지는 협력하려는, 우리가 되고자 하는 성향, 즉 “공유하는 지향성”이라고 한다. 오직 인간만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즐길 줄 안다고. 이런 특성은 자동차 잭 효과- 새로운 세대가 기성세대의 어깨 위에 올라타 계속 높이 올라가는 효과-, 즉 계승발전을 말한다.

 

지은이는 연대를 말한다. 한나 아렌트의 글을 인용하는데, 이 역시 새겨 둘만 하다.

 

“지구라는 이 별에는 인간이 사는 게 아니라, 인간들이 산다. 복수형은 지구의 법칙이다”라고.

 

인간의 또 하나의 재능, 우리 모두에게는 무엇인가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재능이 그것이 바로 기부다. 조건 없이, 누군가에게 알리지 않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문화, 인간은 문화에 맞춰 태어난다. 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무엇을 뜻할까?

 

지키는 영웅과 움직이는 영웅, 미국의 기부문화는 쓰레기통에 핀 꽃과 같다. 사회 이곳저곳에서 힘들게 생활하는, 또 이들을 지원하려고 이리저리 발로 뛰면서 애쓰는 사람들처럼 돈으로 이를 대신하는 사람들, 우리는 모두 이를 영웅이라 불러야 한다. 자기 배만 채우는데 눈이 먼 사람들과는 달리 조용히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이들은 우리가 찾는 인간이다.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또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지은이는 아주 색다른 관점으로 결핍과 불균형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그가 인간에게 갖는 희망과 기대다. 패러다임은 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영원불변의 법칙은 그 어디에도 없다. 위기가 눈앞에 닥칠수록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지혜는 깊어질 것이다. 번득이는 지혜로.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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