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 인간창조편 - 딸아 한자 공부는 필요해. 아들아 너도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김꼴 지음, 김끌 그림 / 꿰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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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 인간창조편-

 

한자 공부 교재일까?, 단순한 한자 공부책이 아니다. 신화를 소개하고 신화와 관련 있는 한자를 설명한다. 표의(表意)문자, 즉 글 자체가 뜻을 품고 있다는 말이다. 한글은 표음(表音), 소리로 나타내니, 한글을 봐도 읽어야 의미를 알지, 기역니은을 모르면 그 뜻을 알기 어렵다. 한자는 자원(한자의 구성원리-상형과 지사, 형성과 회의, 가차 등)을 풀어서 설명한다. 우리 말과 글 속에 들어있는 한자는 한글로 적기에 유래가 한자인지 알 수 없다. 아무튼 우리 말글에 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높다고, 아마도 7할가량이지 않을까 싶다.

 

우선, 여기서 다루는 신화는 현재 동북아시아 한반도를 비롯하여 만주, 중국 본토 지역의 것이다. 이 지역을 벗어난 신화들은 비교와 재미를 위해 넣었다고 지은이는 밝히고 있다. 이 글은 아버지가 딸에게 설명해주는 형식이다.

 

가자, 신화와 한자 속으로

 

여기에는 인간 창조라는 주제에 맞게 편집해서 9장을 싣고 있는데 신화한자는 모두 15개다. 이를 설명하기 쉽게 각각의 장으로 나누고, 1, 2장에서는 사람을 창조한 여와(女?), 치유와 구원의 여신은 곧 여와다. 3, 4장에서는 동물과 잘 구분되는 가장 일반적인 사람, 인(人), 신화 속의 성인의 모습을 닮은 인(?, 어진 사람인), 그리고 5장 큰 사람(어른)의 모습 대(大), 6장,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 절(?, ?), 7장, 영혼이 거주하는 곳에서 도용을 거쳐 거시기(尸, 죽은 사람 시), 8장 임금의 마음이 가는 특별한 사람, 비(匕 가까운 사람 비), 9장 인류의 재창조, 홍수신화

 

특히 9장의 홍수신화는 튀르키예 홍수신화와도 흡사한 등 아시아 곳곳에 우리에게 생소한 그렇지만, 아주 비슷한 ‘홍수신화’가 존재한다.

 

여와(女?)는 곧 여신이다.

 

성경의 천지창조와 흡사하다. 세상 곳곳의 창조 신화와 홍수신화는 꽤 비슷한데, 그 오래전 무슨 네트워크가 있었던 것도 아닐 텐데, 어찌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가, 그저 모르기에 신비롭고 신기할 뿐이다. 이를 알면, 그저 그럴 것인데.

 

아무튼 여와는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와의 모습은 당대 사람들이 갖는 여성성(정서)을 반영하고 있다. 누군가를 안아주고 달래 주는 여(女), 이 글자는 보라. 누군가를 안아주는 모습이다. 시대를 달리하게 되면, 女를 무릎 꿇고 다소곳하게 손을 모은 모습이라고, 순종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가부장적 자원 풀이다. 하지만 여의 원형은 누군가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시대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에 따라 같은 글자지만 이렇게 달라져 보이는 것이다.

 

절(?)을 보자, 사람의 앉은 모습이다. 앉아 있는 사람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런데 절(?)은 명령 명(命)의 절(?), 여러 사람이 모인 큰 집에서 명령받은 사람을 의미한다. 이렇듯 모양에 따라 같은 절이라도 의미가 사뭇 달라지는 것이다.

 

금와왕의 신화는 TV 사극 드라마에서 단골로 나온 캐릭터라서 다들 알지도 모르겠다. 금와왕 유화 아씨, 고주몽, 부여와 고구려. 여기에 나온 금와(金蛙) 즉, 금빛 나는 개구리다. 개구리는 다산의 상징, 여와의 본래 한자는 女?가 아니라 女蛙(개구리와)였다.

 

모계에서 부계사회로 넘어가면서 격하된 여와 그리고 감춰진 개구리 모습

 

개구리(蛙)는 맹꽁이 맹 혹은 힘쓸 민으로 (?), 민은 갑골문자 때부터 있었지만, 蛙는 금문이 최초, 이 사이에 무슨 난리가 일어났는지. 아무튼 蛙는 ?+圭, 이후 민을 충(?)으로 여기서 특별한 개구리는 권위 있는 개구리로…. 蛙는 수컷들의 반란으로 다시 ?로 바뀌었고,

 

자, 이렇게 글자의 자원만 따져도 왜 글자가 바뀌었는지, 글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맹꽁이 민자나 힘쓸 민에서 특별함이 더해서 특별한 맹꽁이는 곧 제후 등이 된다. 금와는 단지 개구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 아니라 특별한 지위 곧, 제후나 왕을 의미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한자는 본디 갑골, 금문 등, 다양한 제자원리가 있어, 어떻게 그 글자가 구성되었는지를 추측해보는 재미가 있다. 아울러 충(?) 자 대신에 女가 들어선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권력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가,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볼 수 있어 즐겁다.

 

이 책을 보면서, 놀라움의 연속, 신화의 탄생과 그 배경, 그리고 이후, 전개되는 양상에 따라, 지배권력 구도의 변화에 따라 이를 표시하는 글자 또한 바뀐다는 것을.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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