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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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든

초월주의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의 땅인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2년여(2년2개월2일)시간을 보냈다. 이때 보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7년후쯤인 1854년에 이 책<월든>에 담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법정 스님의 <무소요>의 내용이 떠오른다. 아마도 법정 스님이 살아생전에 이 책을 좋아했다는 말이 실감 난다. 아마도 월든을 체화한 것인가 싶기도 할 정도로.

 

“천국은 머리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발밑에도 있다.”

 

맞다. 맞아, 천국은 왜 늘 머리 위에 있다고 생각할까, 발밑에도 천국이 있는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환경 고전 수필의 명작으로 꼽히는 이 책<월든>은 열여덟 번째 이야기로 엮여있다. 삶의 경제학을 시작으로, 장소와 삶의 목적, 독서와 삶의 소리, 고독, 손님들, 콩밭, 마을, 호수, 베이커 농장, 더 높은 법칙, 동물 친구들, 따뜻한 집, 예전의 주민과 겨울 손님들, 겨울 동물들, 겨울 호수, 봄이란 제목의 글까지, 옮긴이의 말처럼, 이 글들을 썼던 시대보다도 한참 후인 오늘의 우리에게 절실하게 다가온 것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속에 담긴 메시지가 더욱 선명하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특이한 책이라고 평했다. 아마도 주제가 자연적이고 보편적이어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소로는 왜 숲속으로 들어갔을까, 그 이유는 신중한 삶을 보내기 위해,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직면,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제대로 살지 못했음을 깨닫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뭐, 모든 게 들어있네, 생로병사 인생역정이 죽음 앞에서 과연 나는 후회 없이 살았느냐는 질문에 답을 준비하기 위해서,

그의 오두막에 있는 세 개의 의자, 하나는 고독을, 둘은 우정을, 셋은 친교를 위한 의자라고,

 

 

 

 

첫 번째 이야기, 삶의 경제학- 사치품에 에워싸여 있으면서도 원시적인 다른 수많은 안락함을 누림에 있어서는 가난한 자

 

꽤 촌철살인이다. 시저와 폼페이의 비극에서 나온 구절을 인용한다. 거짓된 인간 사회에서는 속세의 부를 좇느라 거룩한 모든 위안은 허공에 흩어질 뿐이라고, 집을 소유한 농부는 집 때문에 더 부유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난해질 뿐이며, 오히려 집이 그를 소유한 셈이 되고 만다. 또 보자, 농부들은 생계 문제를 실제 문제보다 훨씬 복잡한 공식으로 해결하려 한다. 겨우 구두끈 하나를 사기 위해 가축을 떼로 키우는 것이다. 안락과 자립을 얻으려고 능숙한 솜씨로 털로 엮은 덫을 놓고 돌아서는 순간 자기 다리가 덫에 걸리고 만다. 이것이 바로 농부가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간들은 이제 자신들이 쓰는 도구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배가 고플 때면 아무 생각 없이 과일을 따 먹던 인간이 이제는 농부가 되었고, 은신처가 필요하면 나무 밑으로 들어갔던 그가 이제는 가옥 관리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살았던 장소와 삶의 목적에서 기억에 남는 대목은, 시간이란 내가 낚시하는 냇물일 뿐이라는 문장이다. 물을 마시는 동안 모래가 깔린 바닥을 보고 그것이 얼마나 얕은지를 알게 된다. 시간의 얕은 흐름은 이내 흘러가고 만다. 그러나 영원은 그대로 남는다. 더 많은 돈, 명예, 권력을 얻기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살만한데. 미래의 자신의 살을 갉아먹으면서까지….

 

대목마다. 삶의 지혜와 자연, 해방된 삶이란 무엇인지, 자신을 스스로 틀에 가두고, 속박하는 인간의 본능, 거기서 벗어나는 지혜, 아마도 거상 임상옥에 나오는 계영배처럼, 차지 않고 넘치지 않도록 일정한 수준이 되면 흘러내리는, 그래서 늘 그만큼만을 인간의 욕심은 한정이 없어, 끝내는 자신을 그 욕심의 제물로까지 받치고 만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이런 생활을 통해, 자연과 함께 삶을, 그리고 시장과 이웃 사람들과 마을, 그리고 정부에 관한 생각들을 정리했을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 후회 없이 살았노라는 말을 하기 위해, 윌든을 떠나, 광장으로 다시 나와 시민 불복종을 강연하고, 책을 쓰고.

 

인생에 가끔은 누구든 <월든>에서 그곳에 들어가, 신중한 삶을 위해,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직면하기 위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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