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우주 -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 Collect 22
김명진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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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우주, 과학도 아는 만큼 보입니다

 

밤에만 볼 수 있는 별, 스스로 태워서 빛을 낸다. 그렇지 않으면 별이 아니다.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달에는 절구질하는 토끼가 있다고, 지구의 자전과 공전과 기울기 23.5도의 관계, 이 때문에 우리는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다고…. 참으로 신묘한 이야기다. 모르면 그만큼 신기하니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2021)를 읽으면서 무한대로 펼쳐진 우주, 그곳 어딘가에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사는 것은 아닌지, 코스모스는 너무 거대하여 우리가 통상 사용하는 길이 단위인 미터로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 천문학에서는 빛의 속도를 이용하여 거리를 잰다. 빛은 1초에 거의 30만 킬로미터, 즉 지구 7바퀴를 돈다.

 

빛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8분이면 온다. 태양은 지구에서 약 8 광분만큼 떨어져 있다. 빛은 1년에 10조 킬로미터를 가는데 이를 1광년이라 한다. 여기까지 이해하는데 벌써 머리가 아프다. 이제 우주란 무엇인지조차 헷갈리기만 한다.

 

이 책<90일 밤의 우주>은 김명진을 비롯한 8명의 한국천문연구원의 연구자가 집필했다. 90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90가지 이야기가 실려있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천일야화처럼. 한꺼풀 한꺼풀, 밤과 별, 별의 역사 이렇게 하나씩 둘씩 100일의 열공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도, 자주 들어본 개념도, 온통 뒤죽박죽이다. 하지만, 우주가 새롭게 다 가온 듯한 느낌…. 밤하늘의 바라보더라도 이건 몇 일째 이야기에서 나오는 거네라고 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인공위성 발사체 누리호가 우여곡절 속에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도요샛 3호기 ‘다솔’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 위성들은 상공 580여 킬로미터 지점이 해가 지지 않는 곳이라고, 위성이고 뭐고 다 그곳에서 머문다고 했다. 우리 머리 위의 세계인 우주 이야기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누리호가 머무는 곳, 즉 인공위성과 궤도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우리가 별을 관측하기 시작할 때부터 아마도 700년의 역사가 될 듯싶은데, 한국천문연구원이 그 역사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별을 보고 있다는 고천문학 이야기, 전파천문학, 그리고 우주 거대구조, 암흑 에너지, 중력파처럼 우주론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 외계행성과 외계 생명처럼 외계인과 관련된 주제들, 인공위성의 공동묘지 네모...

 

별자리에 별 이름 붙이기 등 낭만적인 일에서, 외계생명체까지, 조선의 하늘을 관측, 장영실의 삶을 다룬 영화<천문> 하늘에 묻다 까지….

 

그리고 우주탐사와 뉴스페이스, 이론 속 우주 그리고 천문학자, 유니버스, 스페이스, 코스모스는 어떻게 구별하나 싶기도 하다. 며칠에 걸쳐 열심히 읽었지만, 결국에 남는 건 그렇다면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는 어떻게. 그날의 이야기가 끝날 때, 참고자료를 볼 수 있는 QR코드에 링크해서 다 들여다볼 수 없으니. 후일로 미루고,

 

인상 깊은 이야기 90일째, “우주동물원” 프로젝트와 “주니버스 플랫폼”

 

시민참여과학이란 주제에 눈길이 간다. 평범한 시민이지만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 프로슈머가 있듯, 시민과학도 이와 비슷한데, 하나의 실천 운동이다. 유명한 사례는 ‘은하동물원’ 프로젝트와 ‘주니버스’플랫폼이다.

 

우리 사회에서 뭘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위와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살펴본다. 2007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물리학과 대학원생은 연구를 위해 90만 장이나 되는 우주 사진 속 은하의 모양을 분류해야 했다. 나선과 타원, 원반 등의 모양만 구분할 줄 알면 어렵지 않은 작업이지만 혼자 하려면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대학원생은 아이디어를 “은하동물원”,아무도 본 적이 없는 우주의 모습을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볼 기회라고 선전, 10만 명이 참여했고, 지금도 주니버스 플랫폼을 통해 계속된다. 주니버스 우주, 예술, 생물, 역사, 환경, 의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프로젝트에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나사도 이곳을 통해 외계행성 탐색 전용 위성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공개해 아마추어 과학자들이 지구 환경을 닮은 지구형 행성 5개를 찾아내기도 했단다.

 

이런 플랫폼은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에서도 과학 문해력을 갖춘 시민 과학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이기에” 우리 사회에서 기대해 볼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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