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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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 전쟁이야기

 

고려 시대를 무대로 한 TV 드라마의 단골 주제는 “왕건”, 고려말 공민왕, 조선의 개국까지, 서희의 강동 6주, 강감찬의 귀주대첩, 뭐 이런 정도인가, 조선 시대의 왕을. 태정태세문단세라고 쫙 읊어댈 수 있지만, 고려는 뭐지 왕건과 노비안건법의 광종, 성종, 현종 정종 정도라 할까, 우리나라 3대 대첩, 을지문덕의 살수대첩(612년), 강감찬의 귀주대첩(1019년), 이순신의 한산대첩(1592년), 지은이는 귀주대첩이 아니라 구주대첩으로 부른다.

 

10세기의 동북아 지도, 당나라 말기, 요하 상류인 시라무렌 유역에서 여러 부족으로 분열됐던 부족 사이에 통일의 기운이 일어나면서 916년 야율아보기(耶律阿保機)가 여러 부족을 통합, 거란을 건국하였다. 918년 왕건의 고려 건국, 926년에 발해멸망, 936년에 후삼국을 통일, 942년 만부교사건, 960년에 이르러 5대 10국 중 하나였던 후주의 장수 조광윤이 송나라를 세운다. 거란(요나라)은 발해와 동서 교역로를 손에 넣으면서 동아시아의 강자로 부상한다.

 

고려의 북방정책과 거란의 대 고려정책

 

왕건의 훈요십조 중 네 번째, 거란을 평한다. 거란은 짐승과 같은 나라로 풍속이 같지 않고 말도 다르니 의관 제도를 본받지 말라고. 야만의 오랑캐로 취급한다.

 

광종의 노비안검법은 호족세력견제책일 뿐만 아니라 북방개척을 위한 사민 정책이 필요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 거란의 건국 때부터 고려 정종 조까지 100여 년 동안 3번의 고려거란전쟁, 이 책은 거란과 고려의 관계를 조망한다. 거란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인물, 승천황태후(소태후, 예지황후), 소배압, 야율융서, 야율세량, 한덕양, 소손녕 등과 고려의 강전, 서희, 양규, 강감찬 등이 등장하는데, 강전, 양규는 낯선 이름이나, <조선왕조실록> 1456년(세조 2년) 3월26일에 이런 대목이 보인다고, “무성(武成) 묘를 세워서 신라 김유신, 고구려의 을지문덕, 고려의 유금필, 강감찬, 양규, 윤관 등을 배향하게 하소서”라고, 양규는 고려거란2차 전쟁 때, 거란을 물리친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조선 초에는 무성으로 모셔진다.

 

100년 동안 3차례의 고려거란의 큰 전쟁

 

아무튼, 1차 고려거란전쟁(993년), 거란의 소손녕과 서희의 담판으로 상징되는 이 전쟁은 서희가 담판으로 거란군을 물리쳤다고 알려졌지만, 실은 전후 처리 과정에서 서희가 협상에 나선 것이라고. 소손녕은 고구려는 거란 땅이라고, 서희는 거란 동경까지 우리 땅이니 그곳까지 돌려달라고, 당시 고려는 고구려를 잇는 나라로 고구려의 옛 영토를 모두 고려의 땅으로 인식했다. 당시 거란이 전쟁을 일으킨 목적은 고려가 거란의 질서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데 있었기에 종전 협상이 가능했다. 거란의 실권자 승천황태후는 고려의 땅을 서쪽은 요동성(遼東城, 거란 동경) 근처 언덕으로 하고, 동쪽은 개사수(일설에는 지금의 요녕성과 길림성의 경계를 흐르는 부이강이 옛 이름이라고 한다)까지로 확정했다고 한다.

 

2차 고려거란전쟁은 1010년 11월이다. 1차 전쟁 후 10여 년이 지났다. 침략의 구실은 강조의 변으로 삼았으나, 승천황태후가 실권을 쥐고 있는 동안 황제였던 야율융서(耶律隆緖)는 황태후의 사후에 그녀처럼 전공을 세우고 싶어 했다는 설이 있다. 송은 거란의 눈치를 살피며, 고려를 응원할 생각은 없었다. 아무튼, 당시의 고려 방패는 서북면도순검사 양규다. 서경(평양)까지 밀린 고려군의 항전, 양규의 1,700명 결사대의 활동으로 거란군 6천 명이 주둔해있던 곽주성을 습격, 모조리 전멸시키고 고려인 포로 7천 명을 데리고 나온다. 개경까지 함락당하고 나주까지 몽진한 현종, 양규의 반격으로. 강민첨 등의 구국 영웅들이 이때 다수 나온다. 전쟁은 영웅을 만들 듯….

 

3차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의 영웅 강감찬, 기록상 983년에 과거급제하여 26년이 지난 62세에 예부시랑(정4품)에 있었다. 1010년 거란과의 전쟁이 일어나고, 고려 조정은 현종에게 거란에 항복하자고 했을 때, 강감찬이 홀로 항전을 주장한다. 이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저 그런 평범한 중간관료였던 셈이다. 전쟁이 또 한 번의 영웅을 만들어 낸다. 현종에게 항전 주장으로 신임을 얻은 강감찬은 동북면병마사가 된다. 1015년 거란은 강동 6주 반환을 요구, 고려를 침략 후, 물러갔다가 1018년 다시 전쟁을 일으키는데, 구주에서 양군은 최후의 결전을.

 

고려거란전쟁은 1029년까지 크고 작은 전쟁을 치렀다. 100년 동안의 긴장 상태 속에서도 외교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었다.

 

2023년 정전협정 70주년, 1000년 전 고려거란전쟁을 생각나게 하는 이유는 뭘까, 73년 전의 남과 북의 한국전쟁, 이 책은 2023년 11월 방영예정 대하사극 <KBS 고려거란전쟁(가제)>의 원작이다. 거란은 왜 고려와 전쟁을 해야 했을까?, 역사 속 공백을 채우는 상상력, 혹시 남북의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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