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해진 나를 깨우는 독설 - 내 뒤통수를 때리지만 뼈에 사무치는 철학자들의 독설
신성권 지음 / 팬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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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남보다 못하다, 부족하다는 감정, 열등감

 

강해지고 싶다면 그들의 독설을 버텨라. 소설이나 TV사극에서 자주 나오는 대목이지 싶다. 니 애비의 복수를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 참고 버텨라, 그것이 저들을 이기는 길이다. 어떠한 치욕을 당하더라도 힘을 기를 때까지는 철저하게 정체를 드러내지 마라. 딱 이 버전이다. 오냐오냐 그렇게 하면 돼, 조금 만 더, 한발짝 더... 이런 식의 접근과는 다르다. 독설은 남을 해치거나 비방하는 모질고 악독스러운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을 가리킨다. 험담, 험구다.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있을까마는, 그래도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아무튼 보자. 독설의 효과를...현명한 포기가 탁월한 결과를 낳기도 하는 법, 강한신념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니듯...

 

딱 이 말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열등한 상태를 극복하려는 욕구가 있다. 즉, 우월성 추구다. 그 대척점에 열등감이 자리하기에, 우월한 사람이 자기가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내면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열등감이 자리한다.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 그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과잉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내 정체성은 뭔가 따위의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뭐지? 내 재능은?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은 보통,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면 다 극복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주는 것과 달리 전혀 180도 다른 접근을 한다. 5장 체제로 핵심은 1장이다. 마치 델포이 신전에 새겨져 있다는 너 자신을 알라처럼, 인간의 열등함을 부정하지 말라고, 본래 인간은 열등하다 그렇기에 우월해지고 싶은 감정이 생기는 거라고, 이어 2장에서는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 장이요. 3장은 진정한 나를 찾아보는 시간, 4장에서 진정한 내 모습을 찾았을까?, 자신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독립된 나로 살아갈 용기, 세상에서 이단아라고 부르더라도 인내하면서 갈 수 있는지를, 그리고 5장에서는 성공을 위한 마음가짐과 실천력에 대해서. 핵심은 아마도 1장과 5장이지 않을까 싶다.

 

시기와 질투는 뼛속 깊은 곳에 새겨진 인간의 본성

 

마키아벨리는 위와 같이 말했다. 전형적인 성악설에 서 있지만 실은 그렇게 여겨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기에. 이런 유의 말은 프랜시스 베이컨도 했다. 질투에 관해서, 인간의 감정 중에서 가장 비열하고 끈질긴 게 질투라고, 개인심리학, 제3의 심리학의 개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과한 우월감은 열등감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동전의 양면처럼 인간의 심층 심리는 우월감과 열등감이 함께 존재한다. 이게 없으면 실은 발전의 동기가 없어지기에 지나쳐도 안 되고, 너무 떨어져도 안 되는 것이라 꽤 조율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스피노자 역시도 빠질 수 없다. 그는 질투, 비굴하고 초라한 인간일수록 질투가 많다. 질투, 이게 없다면 어떻게 될까, 꽤 궁금하다.

 

너 자신을 알라

 

강한 신념은 늘 긍정적인가, 이 역시 양면성이 있다. 강한 신념은 진실, 실체 진실 발견의 기회를 놓치는 수도 있기에 늘 주의해야 한다. 지식수준이 높을수록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의 아집을 신념으로 같이 위치시키는 경우를 우리는 주위에서 확인하지 않았던가, 니체는 강한 신념은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란 아마도 이런 사례를 두고 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고 이 사람 참으로 답답하네. 너하고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만두자. 그만 말하자 입만 아프다. 어리석은 사람과의 대화법은 자칫 이렇게 흘러갈 수가 있다. 묵자는 어리석은 사람과는 아예 말을 섞지 말라고 했다. 왜 그런지는 경험을 통해 알지 않는가,

 

진정한 자신이 돼라

 

독립한 존재로서 자신, 늘 불안하다. 혼자 해낼 수 있을까, 의지할 곳을 찾는다. 뭐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 번쯤 이런 경험은 있을 것이다. 환경과 상황에 지배를 당하는 게 인간인가 대부분 인간은 그렇다고 장자는 말한다. 그러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눈치고 살다가는 진짜 나를 놓치고 만다. 나 역시 이런 경험이 많으니. 그런데도 사람이 달라지면 또 다를 것이라고 희망을 품는다. 헷갈리니까, 맘에 드는 대목, 탁월한 사람 보통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인다고 노자는 말한다.

 

나만 홀로 어둑하구나, 세상 사람들은 다 자세히도 살피는데 나만 홀로 어눌하구나, 사람들은 다 무엇인가를 위하지만 나만 홀로 쓸모가 없다. 나만 홀로 세상 사람들과 다르구나(113쪽)! 노자의 <도덕경> 20장에 나오는 말이다. “다르구나” 더 높게, 더 멀리, 더 많이라는 가치를 좇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다르다“이다. 삶의 추구 목표가 다르다는 것이니, 더 높을 필요도 없고, 남들보다 더 많은 재물을 쌓을 필요도, 더 멀리 뛸 필요도 없지 않나.

 

진정한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구도나 득도처럼 고난의 행군이 필요할 듯하다. 주변환경과 어릴 때부터 밥상머리에서 시작된 세뇌, 너는 남들과 달라, 뭔가 크게 될 것이라는 아무런 근거 없는 그저 그리됐으면 하는 바람을 듣고 마치 나는 그럴 능력을 타고난 것처럼 생각하면서. 물론 내심을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이 역시 아마도 한순간이나마 우리가 경험한 적이 있을 듯.

별 볼 일 없는 사람, 하찮은 사람을 무시하고 깔보는 사람의 판단과 가치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는 뭘 기억해야 할까?

 

지은이는 동서양의 많은 명언을 인용했지만, 마음에 딱 닿은 말, 이 역시 노자<도덕경>에 있는 말이다. 사람들의 상식 수준이다. 의도를 가지고 유위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자는 결국 그것을 망치게 되고, 꽉 잡고 집착하는 자는 결국 그것을 잃게 된다. 각자 나름의 경험에 따라 세운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할지는 모르겠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을 두게 되면 제대로 된 염불이 되겠는가, 집착이란 어디서 생기는가, 왜 집착해야 하는지, 성공이란 더 멀리, 더 높이 더 많이가 아니라 내가 만족하면 성공이다. 특출난 사람은 보통 사람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것처럼, 그것이 진정으로 나늘 찾는 길이며, 진정한 나를 찾아야, 나로 산다. 남의 눈에 좋게 보이는 삶은 내 삶이 아니듯. 독설 또한 자기 성찰에 필요한 수련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될 듯...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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