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해자와 피해자,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한 결과가.

 

단순히 생각해보자. 괴롭힘을 당한 아이의 뇌가 변한다고,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왜 뇌에 영향을 미칠까?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란 말이 이럴 때를 두고 한 말인듯싶다.

 

지은이 제니퍼 프레이저는 자신의 아이가 괴롭힘 때문에 고통받고 있음을 알게 된 뒤, 많은 이의 도움을 받아 이 책을 썼다. 그는 어른이든, 아이든 그들이 겪은 다양한 형태의 괴롭힘과 학대가 심각한 아동기 트라우마의 한 형태임을 강조한다. 뇌 가소성 연구자인 메르체니치를 만나 상처받은 뇌를 어떻게 치유하는지를 알게된다. 메르체니치는 우리가 먼저 뇌의 회복 능력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그리고 중요하다고 말한다. 뇌 가소성은 쌍방향으로 작동한다. 즉, 좋게도 나쁘게도 기능한다고.

 

뇌 가소성이 중요한가?

 

어떤 상황을 오래 겪으면 인간은 바로 적응을 통해 반응하는데, 바로 진화다. 후각이 퇴화하면 시각이 발달하듯, 추우면 옷을 만들게 되고, 불을 다루고 도구를 만든다. 인간의 적응은 뇌다. 뇌가 변하기에 적응할 수 있는데, 바로 변화하는 뇌의 특성을 ‘뇌 가소성’이라고.

 

상처받은 뇌는 회복할 수 있다.

 

괴롭히고 학대한 사람도, 괴롭힘과 학대를 당하는 사람도 모두 상처를 입는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서 뇌에 관해 배우자고 말한다. 학교에서건 직장에서건 뇌의 각 부분 역할을 배우고 무엇이 뇌의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이 최적화를 방해하는지에 관한 지식을 익혀야 뇌 가소성으로 우리 뇌를 치료하자고 설득할 수 있다고.

 

그리고 괴롭힘의 패러다임의 신화를 드러내자고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다른 아이를 괴롭히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자신의 학대 행위는 외면한다. 훈육, 교육, 버릇 고치기 등이란 말로, 아이들이 또래를 괴롭히면 나무라지만, 어른들이 학대를 하면서 피해자인 아이를 비난한다. 이럴 때 아이들은 제 잘못 때문인 양 여기게 된다. 이것이 괴롭힘의 패러다임이다. 너무나 익숙해서 의심조차 할 수 없는 아니, 학습된 무기력이다. 이 잘못된 패러다임을 만천하에 드러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학교에서의 괴롭힘이나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나 어른이고 아이고 간에 의식적으로 괴롭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보다는 그러려니…. 이때 뇌는 피해를 당연히 여기는 방향에 적응하며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수치심이 저마다 타고난 공감 능력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 지은이는 리프킨을 인용한다. “수치심은 천부적인 공감 능력을 꺼버리는 위력이 있다. 스스로 존재 가치가 없고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받고 있으며 자존감이 없다고 느껴지면 다른 사람의 곤경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의 저장고가 고갈된다고. 다른 사람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스스로 위축되어 뒤로 물러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분노를 뿜어내면서 버림받은 느낌을 해소한다. 이것이 개인의 영역을 벗어나 사회 전체로 확산, 확장된다면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문화적 패러다임으로…. 전염성 강한 혐오처럼.

 

범죄자들을 분석할 때 이런 말을 자주 쓰는 듯하다. 공감. 공감할 수 없다면 큰일이다.

 

괴롭힘의 악순환, 괴롭힘의 패러다임에서 공감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이는 질적 변화가 아니라 단지 방향만 바꾼 것이다.

 

이 책의 핵심, 이 책의 목표는 당신이 치유될 수 있음을, 그리고 자기 안에 회복의 도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알리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회복 도구가 뇌라고, 뇌 가소성을 좋은 방향으로 끌어내는 게.

단순하게 생각한 괴롭힘은 한때의 괴로움과 곤혹, 고통 정도로 여겨졌던 시절도 있었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용감하다는 증명으로 착각했던 적도, 무지한 탓이다. 개인차가 있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크게 상처를 받은 사람도 있다. 이제껏 마음에 상처라는 말이 이제는 뇌의 상처로…. 표현돼야 할 듯,

 

두꺼운 책을 읽고 난 후, 읽는 동안 끄덕였던 고개. 덮고 난 뒤에, 막연하게 아. 그렇구나, 뇌가 적응을 못 하는 건가 싶지만, 무지에서 비롯된 고정관념이 엄청나게 반항을 하는 탓이겠기니라고 생각해두련다.

괴롭힘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몸은 안다. 본능적으로. 이런 부조화의 원인을 없애는 방안을 찾아서.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