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감정
김용태 지음 / 미류책방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짜 감정

 

우리가 감정을 조절을 못 하고 감정에 압도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 인식의 제한이 생겨 판단을 제대로 못 한다. 편협하고 당위적인 사고를 하게 되는데, 아무튼 감정에 휩쓸리며 크든 작든 일을 그르친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감정을 쪼개보면 층위가 있다. 2층 혹은 3층 구조라 할 수 있는데, 우선 표면 감정과 이면 감정 그리고 이들 감정의 밑바닥에 존재하는 진인(진짜 원인)인 심층 감정으로 나눈다. 즉 인간의 감정 근원인 수치심을 언급한다. 지은이는 사람이 “화를 낸다”라는 현상, 즉 외부로 표출된 감정표현(표면 감정), “화”의 이면에는 외로움, 두려움이 존재하고,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수치심과 연결된다는 말이다. 가짜 감정,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 감정이 진짜 감정을 위장하는 가짜 감정이라고 나쁜 감정이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 우리는

왜 화를 내는가, 진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 원인은 남이 아닌 내 안의 감정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심층 감정인 수치심을 말이다.

 

수치심이란

 

수치심, 혐오, 모욕 등에 관한 관념은 꽤 다양하다. 법, 철학, 정치면에서 보자. 마사 누스바움은 <혐오와 수치심>(민음사, 2015)에서 우리 사회 법체계는 많은 부분이 혐오나 수치심 같은 감정에 기반하고 있으며, 감정을 배제한 순수한 법률 세계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혐오와 수치심은 분노나 두려움과는 달리, 개인의 존중과 자유를 가로막는 제도적 토대로 이용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누스바움은 “지배하기보다는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즐길 수 있는 능력”과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불완전성과 유한성을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해,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사회관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 나온 책 <셰임 머신>(캐시 오닐, 흐름출판, 2023)에서는 수치심이 타인에 의해 드러나는 과정, 수치심머신, 수치심 산업이라는 개념으로 사람의 수치심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을 해부하는 독특한 책이 있는데, 오닐은 단적으로 “수치심은 권력자가 느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치심은 자신을 스스로 부끄러워 느끼는 마음이다. 수치심은 자아와 자존심의 연장에 있는 개념으로, 수치가 되는 행동을 할 때 느끼는 것이다. 이는 사회 규범에 적응 같은 행동을 촉구하지만, 반면에 지나치게 느낄 때 행동의 위축 등 문제를 낳는다.

 

이렇게 다양하게 쓰이는 수치심은 인간 근원의 감정임을 보여준다. 지은이는 표면으로 드러나는 감정 속에 감춰진 진짜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주제에 직면한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은 “나의 여러 감정을 만나는 법을 알려주고, 진정으로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이 책은 5부로 이뤄져 있고, 1부에서는 우리는 왜 감정이 낯설까?, 기천과 진영 부부의 사례를 들어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감정들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감정을 털어놓게 되면 어떻게 될까, 기천과 진영 부부의 상담 후의 감정변화들, 3부에서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감정들(화, 불안, 두려움, 외로움, 열등감)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4부는 감정조절 7단계를, 5부는 이 책에서 다룬 감정에 관한 주요 사항들을 실천해보기다. 흐름에 따라 3부 혹은 4~5부부터 읽어도 괜찮을 듯하다.

 

내 감정의 주인은 나

 

다른 사람이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나한테 일어나는 감정은 그 누구도 아닌 내 것이다. 많은 사람이 원인 제공을 한 사람이 마치 내 감정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한다. 즉, 나를 화내게 한 것은 너다. 하지만, 현재 내가 겪는 감정은 내 것이다. 그 감정을 내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이기에.

 

알쏭달쏭, 나를 화나게 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왜 내 탓이란 말인가?, 내 감정은 나로부터 꾹꾹 눌러 참으란 이야기가 아니라 화를 내는 감정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화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타인지향의 사람, 지나친 자기애(나르시시즘), 양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자기중심을 잡는 것, 즉 내 감정을 이해하는 것, 내 안에 괴물과 천사가 함께 살고 있다는 점을….

 

부정적 감정도 방향만 바꿔주면

 

지은이가 분류해 놓은 감정만도 60가지다. 기쁨, 즐거움, 편안함 같은 유쾌한 감정과 우리를 불편하게 한 감정들 화, 불안, 외로움, 열등감 등, 사실 이런 감정들은 관계에서 일어난다. 많은 사람이 밀착된 관계가 친하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비밀이 없는 사이가 좋을까, 뭐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사이에 무슨 검출 일이 있냐, 서로의 비밀 존중의 벽이 무너지면, 즉 비밀을 터놓으라고 강요하면 인격적 관계가 강요된 관계로 바뀌게 된다. 밀착됐다가 갈등이 생기면 관계가 단절, 소원해지면 역기능을 일으켜 외로움을 느낀다. 열등감, 불안 등….

 

방향만 바꿔주면 어떨까, 화난 사람들은 열정적인 사람들이다, 화난 감정만 잘 조절하면 열정은 사람과 자신을 돕는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다. 불안은 자신의 삶을 안전하게 살고 싶어 하는 소망이다. 불안을 조절한다면, 외로움은 관계조절로, 열등감은 추진력으로, 하지만 어떻게 방향전환을 하면 좋을까?

 

감정조절 7단계

 

1단계로 느낌 알아차리기, 2단계 느낌 표현하기, 3단계 주제 찾기, 4단계 깊이 이해하기, 5단계 수용하기, 6단계 자기와의 싸움, 7단계 변화된 자신을 지속하는 가치관 갖기, 이 단계를 모두 다 잘할 수는 없다. 2단계까지만 잘해도, 문제가 생길 여지를 많이 줄일 수 있다.

 

감정조절 연습은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를 찾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때는 자문자답해보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오늘 너 기분 어떠냐 고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의식적으로 감정을 조절해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 책에 나온 대로 한 번 감정조절 훈련을 해보련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