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대한민국 :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
장시정 지음 / 렛츠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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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36년간 외교 일선에서 활동했던 외교부의 고위공직자 출신의 장시영, 그는 이 책<레트로 대한민국>, 즉,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혹은 복고, 회귀하는 대한민국, 레트로 -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가거나 그것을 본보기로 삼아 그대로 좇아서 하려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

 

지은이는 독일통이다. 대학에서 독어를 그리고 외교부에 입직한 후, 독일어권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 한국 사회와 독일의 그것을 비교하는 책도 펴낸 바 있다.

 

이 책의 제목 “레트로”와 부제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는, 독일의 신실재론의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타인의 사유, 2021)의 제목과 비슷하다. 물론 내용은 전혀 다르다. “한 외교관이 본 대한민국의 민낯”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꽤 머리를 써야 하니 정신건강 활동에는 좋은 책이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12장 체제이며, 전체주의 망령과 헌법의 정치의 시녀인지, 박근혜의 탄핵과 재판은 공정했는가를 묻고 있다. 디지털화와 4차 산업혁명, 그리고 민주주의, 지방분권과 다문화 사회는 한국모델이 아니라고, 민족주의 패러독스, 임시정부는 임시정부일 뿐이라고, 대한민국의 리더십, 이승만과 박정희, 불멸의 공공성을 강조한 5.16혁명. 인천공항을 이승만-박정희 공항으로 하자는 말, 등이다.

 

이 책은 왜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에 관한 설명이 없는 듯하다. 왜 과거로 회귀하려는 가에 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이는 그가 일기처럼 쓴 글의 성격 때문일까? 우리 사회가 왜 과거로 회귀하려는가, 가브리엘이 위의 책에서 진단한 바는 19세기에 그들은 진정한 패권자였다는 향수에 젖어, 과거의 화려한 시절로 돌아가려 한다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 한국 사회는 이승만, 그는 전직 대통령예우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이 아니라서 국가보훈처에서 독립유공자 자격으로 대통령기념관을 짓겠다고 예산 460억 규모로, 이게 진짜 거꾸로 가는 거다. 국민통합이 아닌 갈라치기의 전형을 보는듯하니 말이다.

 

최근 논의라서 지은이의 논법에 따르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레트로 대한민국은 보수도 우익도 아닌 말 그대로 전체주의의 절대 대통령체제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한다. 뭐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있으니, 뭐라 하겠는가만은 책 내용은 궤변이다. 마치, 의도적으로 가치 중립을 지향한다는 구석도 없다. 촛불이 혁명이든 뭐든 나 역시 별 관심 없다. 지은이는 촛불의 의미를 왜곡한다. 물론 작정하고 일기 형태로 자신의 소회를 쓰기에 뭐라 하겠느냐만….

 

아무튼, 이승만국부와 민족중흥의 지도자 영명하신 박정희 각하를 그리워하는, 안중근 장군이 이미 힘없는 이토히로부미를 죽여서 무엇을 하겠다는 게지, 그는 비둘기파였다는 말이.

 

꽤 많은 공부가 됐다. 이런 시각이 존재함을, 전체주의를 우려하는 지은이는 이미 전체주의를 동경하고 있지 않은가, 그가 본 독일은 도대체 어느 시대의 독일이었는지. 그가 중요하게 본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논리를 따라가 보자.

 

다시 가브리엘이 말하는 민주주의 위기로 돌아가 보자

 

민주주의는 자신이 믿는 것을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로 성립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민주주의를 특정한 ‘표현의 자유’와 혼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민주적인 사고와 비민주적인 사고의 차이를 보자. 민주적인 제도의 기능은 의견의 차이가 발생했을 때, 폭력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을 줄이는 일이다. 두 사람의 의견이 서로 다를 때 민주적인 기관이 해야 할 기능은 쌍방의 이익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내는 일이다<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94쪽), 비민주적인 사고란 ‘이것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사고방식이며,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는 형태로 기능하기를 원하는 사고는 독재주의다.

 

명백한 사실, 즉 민주주의는 진실한 민주주의여야 하며, 사실이 중요하다. 인권은 명백한 사실에 해당한다. 누구나 고문당하지 싶지 않고, 비좁은 방에서 70명이나 되는 타인과 함께 지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민주주의는 명백한 사실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사형은 살인에 해당한다고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것도 명백한 사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독재는 이 명백한 사실, 진실을 부정한다고.

 

지금 한국 사회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이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영훈 등이 주장하는 반일종족주의나,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식민지 근대화론 등 일본이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 등에 관한 주장들,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는 독일통의 인식이 이런가 싶기도 하다.

 

한나 아렌트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에 관해서는 생략한다. 아무튼, 북한과의 평화, 통일을 위한 어떤 활동도 종북으로 모는 것 또한 수긍, 긍정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자칫하면 진영논리로 보일 수 있기에. 여러분이 읽고 판단해보시라...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일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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