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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텔링 차이나 -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제국까지
박계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평점 :
13개의 히스토리텔링으로 보는 "차이나"
중국 고대 삼황 시대의 신들은 인간을 위하여…. 고대 그리스 신들은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에게 각자 삶의 방도를 열어주었으면서, 왜 인간에게만 박하게 대했을까, 신의 형상을 한 인간이기에 그랬던 것일까, 지은이의 말은 고대 중국은 인간 친화적이어서 그들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는데, 서양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신이 인간에게 불을 훔치게 했다고?.
단순 비교가 아닐까 싶다.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아무튼 국가의 기원을 왜 로마를 세운 이들을 중심에 두고 소개하는 걸까?. 이렇게 따지면 한이 없겠다.
우선 지은이는 중국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아닐지라도 꽤 열심히 연구한 듯하다. 동양철학과 경영학을 공부하고, 한중 투자 진출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 가운데 한국의 기업가들이 중국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뭘 알아야 하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의 흔적이 바로 이 책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지은이는 중국의 신화와 역사를 잘 살펴보자고 한다. 이웃 나라 중국,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땅에서 생멸했던 수많은 나라들 우리가 어떻게 잘 알 도리가 있으랴, 그저 유명한 이야기들 몇 가지로 중국을 상상하는 수준(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도 그렇지만) 즉,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준비를 위한 역사강좌, 중국의 창조 신화는 물론 삼황오제의 전설은 지금도 중국인들의 생각 속에 생활 안에 그 흔적을 남기거나 사고방식의 틀을 만드는데 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기에 이들의 가치관, 세계관을 잘 알아야 비즈니스를 잘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인 듯하다. 맞는 말이다. 또, 우리가 자주 쓰는 사자성어도 한나라 때 만들어진 것이 많다고 하니.
이 책<히스토리텔링 차이나>, 스토리텔링이란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다. 히스토리, 즉, 역사를 스토리텔링형식으로... 이 책은 서술방식이 꽤 흥미롭다. 중국의 많은 이야기 중 13가지를 골라 싣고 있는데, 역사 흐름에 따라 요순시대에서 한나라까지…. 고대 중국에서 한나라까지, 사마천의 <사기>에서도 나오는 시대의 영웅들의 이야기 그리고 각종 고사성어들이 많이 나오는 시기다.
삼황과 오제, 평화의 시대를 그리며….
중국의 전설과 신화, 요순시대, 요순시대는 중국에서 가장 평화로웠던 시절이라고. 여러 책에서 등장하는 말, 요순의 태평성대 때에는 황제의 이름도 알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니. 없는 듯 있는 존재, 삶이 불편하고 어려워지면 나라님을 찾는다. 가뭄이 들고 홍수가 나도 나라님을 찾는다. 그런데 나라님을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라면 어떠했을까, 중국인의 당위적이고 이상적인 세계였을까.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사용되는 고사성어가 생겨난 때
은나라와 주나라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지혜는 무엇이란 말인가?, 식언하지 말라, 한 방에 훅 간다는 표현 역시. 2000년도 훨씬 넘은 시절에 나왔다니….
실용주의
배가 불러야 예를 차리는 법이요. 예도 배가 불러야 나오는 법이란 취지의 말은 모두 공자가 처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가 자주 들어서 아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
이는 애초 델포이 신전 앞에 쓰인 문구를 소크라테스가 빌려 쓴 것인데 마치 그가 말했다고 믿는 것과 같다. 하지만, 관포지교에 나오는 관중이 먼저 한 말이다. 공자보다 170년 사람인 그가 말이다. 돈과 재물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공자의 인의 사상보다는 관중의 실용주의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오월동주와 합종연횡
오월의 싸움은 뽕나무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무슨 말인고, 이 사건이 일어난 곳은 오와 월, 그리고 초가 서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었다. 넓은 뽕나무밭에서 뽕을 따고 있노라면 오, 월, 초에서 뽕잎을 따러 온 여인들끼리 제 땅이라고 우김질하던 것이 전쟁으로…. 오월동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와 월 사이가 나빠진 계기는 바로 땅….
중국의 역사를 가만히 보면 춘추전국, 오호 16국 등, 합종과 연횡의 역사다. 합종은 작은 나라들의 연합, 연횡은 각국이 진나라와 일대일로 함께 공존했던 전략…. 결론 실패지만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점이 있다.
한나라는 노동자계급의 나라?, 혁명의 논리….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 역시 빠지지 않는다. 또 요즘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용궁골에 사는 이는 입만 열만 화근이다. 정치인의 이미지가 한없이 급전직하 추락하는 모양새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가의’ 나라의 중심을 잡은 이 사람에게서 우리는 뭘 배워야 할까,
그리고 흉노, 노마드
한과 동시대, 자웅을 겨루던 흉노, 1000년을 내려온 그들만의 전통, 그 비결은 무엇일까, 문자도 없고, 변변한 유적, 유물도 없는 그들이 현대인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노마드의 정신인가?
노마드란 공간적인 이동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불모지를 새로운 생성의 땅으로 바꿔 가는 것, 곧 한자리에 앉아서도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 가는 창조적인 행위를 뜻한다.
중국의 역사는 오늘날 현상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시공간의 차이만 있을 뿐, 오월동주와 합종연횡,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요. 적에 적은 친구라는 말, 그렇고 보면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보편적 진리이자 질서인가 싶다.
중국의 역사를 굳이 히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듯하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언행, 언사, 전략과 전술. 이 책을 읽고 삼국지를 다시 본다면 그 느낌이 어떨까….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