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의 벽 - 최고의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전하는 행복한 노년의 비밀 80세의 벽
와다 히데키 지음, 김동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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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9년 여성 12년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 숫자는 노인이 질병이나 인지장애로 몸져눕거나 누군가의 돌봄 속에서 살아가는 평균 기간이다. 일본인의 평균수명은 남성이 81.64세, 여성이 87.74세(2020년)로 몇 살에 죽느냐는 것이다. 건강수명은 남성 72.68세, 여성 75.38세다 남성 9년과 여성 12년은 바로 이 차이를 말하며, 돌봄이 필요한 기간이기도 하다. 한국의 그것과도 별반 차이는 없다. 문제는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틈을 얼마나 좁히느냐다.

 

이 책의 지은이 와다 히데키는 일본의 최고 노인정신의학, 임상심리학 전문의다. 그는 80세의 벽을 넘어 인생 100년의 벽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80이 넘으면 대체로 몸속에 암이 있다고, 진전 속도가 느려서 알아채지 못할 뿐이란다. 또 80세, 90세….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인지장애는 진전된다고.

 

내용은 4장 체제이며, 1장은 의사, 약, 병원의 벽을, 2장은 노화의 벽을, 3장 치매, 인지장애의 벽을, 4장 80세의 벽을, 각각 넘어서는 것에 관해서 논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즐기는 능력이 관건

 

이 책의 특징은 노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다. 평균수명, 기대수명, 건강수명 등의 용어와 개념의 핵심은 인간이 생물체로서 수명을 다하는 그 날까지 어떻게 건강하게 살다가 잠자듯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죽음 이것 하나만은 공평하다. 언제 죽느냐는 사람들의 생활 태도와 습관에 좌우되기에 개인차가 있다는 말이다. 

 

우선 사회 시스템이 노인에게 관용적이어야 한다

 

노인, 고령자 대국 일본, 한국도 마찬가지다. 의료든 문화든 모든 게 젊은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실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소비가 자유로운 고령자가 사회생활, 경제생활의 주된 타깃이 되어야 한다고, 고령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물건, 일, 서비스를 충실히 갖춰야만 한다.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고령자가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다면 사회는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자, 그럼 80세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과 태도가 필요할까?

 

사실은 먹고 싶지만, 건강에 해롭다니까 참는다. 몸을 움직이기 힘든데 건강을 위해 무리하여 운동한다. 좋아하는 담배나 술을 건강에 해롭다고 삼간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이 나이에…. 효과를 느끼지 못하지만 오래 살려는 마음으로 계속 약을 먹는다. 아마도 이런 사고는 일반적일 듯하다. 

 

80세가 넘으면 이런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한다. 자제할 필요가 없다. 인생에는 우열이 없다. 건강검진도 별 의미 없다. 의료난민이 돼 이 병원 저 병원, 이 의사 저 의사를 찾아다니지 말라, 80대에는 혈압이 높아도 된다. 당뇨병 치료가 알츠하이머를 촉진하다. 결론은 의학은 불완전하다는 점을 말해둔다. 결론 자기 소신껏 살라는 말이다. 

 

내일 생이 끝나더라도 후회 없는 인생을 보내는 법- 세 가지 참기를 그만둔다-

 

85세가 넘어 사망한 사람을 부검하면 대부분 몸에서 암이, 뇌에서는 알츠하이머형 병변이, 혈관에서는 동맥경화가 발견된다. 하지만 생전에 몰랐던 사람도 적지 않다. 약 참기, 식사 참기, 관심거리 참기다.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 가지고 고민하지 말고 돈이 있으면 써라, 성욕을 부정하지도 말라. 술도 담배도 오히려 참으면 화가 된다. 적당하게, 정도껏…. 적당과 정도의 기준, 그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물론 몸이 잘 알고 있지만, 그리고 인지장애는 어차피 오는 법이니 될 수 있으면 약에 의존하지 말고 머리를 써라. 먹고 싶은 것은 참지 말아라. 

 

오래 살기가 중요할까, 남은 인생이 중요할까, 

 

정답은 없다. 자기 맘이다. ‘건강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지만’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어느 날 갑자기 뇌경색이나 인지장애가 올 수도 있고, 느닷없이 자리에 누울 수도 있는 나이대다. 지금 건강할 때 즐기도록 하자. 그래야만 면역력도 높아질 수 있다.

 

지은이는 병원이나 약에 의존하지 말고,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거하고, 즐겨라, 남은 삶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맘 편하게 먹고 내일 죽더라도 후회 없이….

 

중국작가 저우다신은 장편소설 <우아한 인생>(책과이음 2022년)노화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로 다가오는데, 이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제각각이다. 개인차에 따라 죽음이라는 의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어느 사회나 노인을 위한다는 게 어려운 일일가, 지은이는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다. 사회가 고령자 친화사회가 되고, 노인 스스로가 얽매임없이 즐기는 사회...

 

너무나 쉽고 당연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 십 년간 노년정신의학과 임상 심리전문의로서 의료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결과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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