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하우스 - 있지만 없었던 오래된 동영상
김경래 지음 / 농담과진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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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하우스


김경래 기자가 작가로 변신을 결심한 것이 이 사건 때문인가, 동영상: 있지만 없었던 오래된 동영상, 한국사회의 어떤 우상을 극복하는 이야기, 그의 장편소설<삼성동 하우스>은 제목에서부터 삼성의 이병철 행적을 좇아, 세상에 드러내 보이는 과정을 담았다. 


삼성한테 보복을 당하면 어쩔 거냐는데, 작가는 그러라고…. 소설 속 회장, 이정성을 찍은 몰카, 성매매의 증거다. 기자 이동해와 고정혜, 그리고 태훈과 기잣빨이 떨어져 JS 그룹(왜 JS인지는 모르겠지만) 홍보이사로 간 전직 기자….


JS 이정성 회장의 성매매 현장 동영상을 내보내려 한다. 이를 내보낼 매체는 신생인 인베스티, 이곳 자문 변호사, 기자 생활을 오래 하다가 사시에 합격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묻는다. 법적 문제를 떠나 왜 보도하려느냐고, 


이 동해 기자는. 14년 차 기자로 JS관련된 취재를 많이 했다. 경제부에 있기도 하고. 오래전부터 JS가 특별한 관리를 받는다는 걸 느껴왔다. 조금이라도 이들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데스크의 얼굴이 어두워지고, 간부들이 사력을 다해 기사가 나가서는 안 될 이유를 찾는듯했다고…. 편집도 엄격해지고, 그러면 피곤해지고 힘들어지는데, 당연히 JS를 비판하는 기사는 발제를 안 하게 된다. 이 사람들은 JS에서 돈 받고 선물 받고 술 얻어먹고. 법조나, 정치권도 관료도 다 비슷하다. JS가 나라를 먹여 살린다. 이정성이 없으면 JS는 불가능했다. JS가 나라보다 낫다. 그래서 잘못한 게 있어도 봐주자. 그게 이익이다. 그게 옳다. 그게 공정이다. 그게 현명하다. 세금을 탈루해도 봐주고, 노조 탄압해도 봐주고, 수백억을 뿌렸다는 게 드러나도 봐주고, 형집행정지, 가석방, 사면….


JS는 우상이다. 교과서에 배웠던 동굴의 우상인지 극장의 우상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의 가장 거대한 우상일 것이다. 거대한 우상은 우리의 인식체계를 교란한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정의인지….


이정성 개인을 무너뜨리자는 말이 아니다.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말하고,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곳을 들추고, 들으면 불편한 걸 들려주고, 보면 불쾌한 걸 보여주는 거, 그게 언론의 일이 아닌가….


삼성동 하우스는 거대한 성이다. 우상이다.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는 터부다. 그런데 건들려 한다. 두 명의 기자와 한 명의 인턴 기자가.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정치인과 법조인, 관료와 기자, 모든 권력이 똘똘 뭉쳐 재벌을 보호하려는 전방위적 활동을 한다. 유전무죄의 거룩한 논리가 여기서 탄생한다. 기자가 이 소설을 쓰겠다고 기자직을 걷어차고 작가로 전환했다고. 기자는 사실만을. 실체적 진실발견을 해야 하지만, 상상을 더 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끌어갈 수는 없다. 여기서부터는 작가의 영역이니….


삼성동 하우스에 소재가 된 사건…. 이 역시 돈을 향한 인간의 무한욕망을 드러낸다. 인간성이고 도덕이고 윤리가 끼어들 여지 없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우리 사회, 밤의 세계를….


이 이야기에 빠져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TV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이 드라마 역시 삼성동 하우스 이야기다. 저널리즘이 살아있다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기레기와 기자의 차이를. 지식인과 지식 기사의 차이를, 배운 자, 가진 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기망하고, 자신을 망가뜨리는지를 이 소설을 통해서 볼 것이다. 신화적 상징, 자수성가해서 부자가 되면 이미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 ‘신’이 된다. 경영의 신이 된다. 신이 되면 모든 게 용서된다. 인간의 행위가 아닌 신의 행위이기에 이런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자의식 구조…. 그래서 출세해라, 그래서 부자 되어라. 그래야 모든 사람을 굽어보고 내려다보고 머슴처럼 노비처럼 부릴 수 있다. 시대가 얼마나 변해도 세대가 어떻게 바뀌어도 변하지 않은 건 단 하나 부와 권력이다. 


속 시원한 결말을 향해가는 소설과 달리 현실은 여전히 양장 구절이다. 꼬인다. 또 꼬여…. 마구마구 꼬이고 굽어진

길에서 사고가 안 난다는 게 신기한 운전처럼…. 이야기의 힘을 빌어 끈질기게 고발한다. 이런 법은 없다고... 평등세상에 특권층은 없다고...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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