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의 거장들 - 매 순간 다시 일어서는 일에 관하여
데비 밀먼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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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의 미학과 거장들은 어떻게 자신의 삶을 디자인했는가, 

 

이 책의 주제는 멘탈의 거장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묘하게 거장들이 마음 속 깊숙이 묻어둔 이야기를 토해내는가, 마치 심리상담이라도 받는 것처럼... 한편 한편, 한사람한사람의 역사가 흥미롭지만,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냈지라는 데, 호기심이 발동한다. 페미니즘에 관한 글을 썼던 록산 게이가 여는말을 썼다. 지은이의 배우자이면서 가장 가까이 보고, 창조적인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란 무엇인지, 살짝 내비치고 있다. 

 

인터뷰어(면접자)와 인터뷰이(피면접자), 전자는 뭔가를 묻는 사람이고, 후자는 묻는 것에 뭔가를 답해야 하는 사람이다. 인터뷰가 일상적인 대화와 뭐가 다른지, 기자들의 인터뷰, 날카로운 질문은 보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카타르시스를, 대리만족을 느끼게도 해준다. 

 

이런 정도가 인터뷰에 관한 이미지일까, 이 책의 지은이 데비 밀먼은 팟캐스트<디자인 매터스>를 오랫동안 운영해왔다. 애초에는 라디오의 진행자로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하다가 디자인 매터스를 만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예술가, 작가, 공연예술가, 음악가, 대중 지식인 등이 창의적 삶을 디자인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변신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 때의 기쁨을, 아이디어와 회복탄력성과 끊임없는 노력, 불굴의 희망 등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

 

이 책은 지은이가 그간 세간에 알려진 유명인들을 1부 전설이라 부를 정도의 인물(밀턴 글레이저, 신디 갤럽, 폴라 셰어, 앨버트 왓슨 등)과, 2부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성희롱과 차별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3부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4부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 5부, 선지자들, 이렇게 영역이 전혀 다르게 보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멘탈의 거장들>이었다는 점이다. 매 순간 다시 일어서는 일에 관하여, 삶의 경험은 모든 이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거나, 나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에 말이다. 

 

이 책 내용은 바로 불굴의 의지와 강인한 정신력으로 역경을 극복한 성공담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 과정에서 심경변화와 좌절, 극복, 도전, 슬럼프 등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바로 인터뷰어가 어떻게 이들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 이야기를 끌어냈는가 하는 점이 훨씬 흥미롭다. 인터뷰어 자신도 같은 부류이기 때문인가, 

 

지은이와 인터뷰를 한 사람들이 왜 지은이를 좋아하게 되는지, 맺는말을 쓴 마리아포포바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긍이 될 듯하다.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받고 인정받았다는 느낌,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만난 느낌, 나라는 껍데기를 두른 내가 진정 누구이고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은 그런 말이다.”, 지은이와 인터뷰는 인터뷰이 모두가 궁극적으로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을 느낀 것이다. 라고….

 

여기서 눈 여겨봐야 할 점은 어떻게 인터뷰가 예술이 되는가, 인터뷰이를 철저하게 해부했다. 즉, 살아온 과정과 일에 관한 태도, 품성, 세계관 등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정보를 모아서 이른바 인물 탐구를 한 것이다. 인터뷰는 형식적으로 주제에 관한 인터뷰이의 생각이나 의견을 묻는 데서, 듣거나 보는 이가 궁금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완전히 분해….

 

인터뷰이의 느낌이 중요하다. 인터뷰하면서, 심문을 당했다는 느낌이 들고, 뭔가 발가벗겨졌다는 느낌 등은 인터뷰가 아니라 공격이자 비난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인터뷰는 어떤 것인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아주 귀중한 자료다. 

인터뷰이가 어떤 상황에서 인터뷰어에게 호감을 느끼기도 하고, 존경을 표하기도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책에 실린 인터뷰이들 거장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런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질문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야 하는지…. 우리 삶에 귀중한 간접경험을 제공할 <멘탈의 거장들>의 내용을 볼 때, 우리는 뭘 얻어야 하는지를…. 소통의 방식을 배우는 것도 이 책의 흥미로운 대목이 될 듯하다. 거장들의 이야기를 천편일률적으로 붕어빵틀에서 찍어내듯한 인터뷰로는 어떤 영감도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듯... 

 

멘탈의 거장들을 산림의 왕인 호랑이라 쳐보자. 호랑이도 먹잇감을 사냥할 때, 그게 토끼이고, 혹은 그 보다 더 작은 짐승이라도 한 번 사냥하기도 맘 먹으면 전력 질주를 한다. 사냥 그 자체에 모든 걸 거는 것처럼. 성공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낫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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