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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1월
평점 :
흐르는 것들의 역사
제목이 자못 문학적이다. 지은이 송현수는 미세유체역학을 연구하며, 유체역학이라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실제로는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영역을 술과 음료, 영화와 스포츠, 동식물 등 일상생활 속으로 끌어들여 과학 대중화를 도모한 유체역학 이야기 3부작<커피 얼룩의 비밀>,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도 다빈치에서 타이타닉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주요이슈나 장면을 유체역학으로 설명하는 이른바 유체역학의 인류사라는 과학의 인문화라고 할까,
여기에 등장하는 것은 제국의 물줄기(1장) 로마제국의 급수체계 중 여전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수도교 경사 20도로 수십 킬로에 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정밀한 계산…. 석유가 흐르는 송유관, 우리나라 주요고속도로 밑을 흐르는 송유관, 독일의 맥주관….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을 속속…. 다음으로 우리가 풍문으로 들어서 아는 다빈치, 그의 유산이 예술과 과학이 하나로 묶임을, 특히 당대의 금기였던 30구가 넘는 시체를 해부하면서 혈류역학을 이미 500년 전에 밝혀냈다는 사실(2장), 라이트형제의 비행, 비행기는 어떻게 나는지에 관한 설명과 세기의 사건을 소개한다(3장), 타이타닉의 침몰은 조잡한 철물 때문이었다고…. (4장), 그리고 후버댐과 독일군을 낭패하게 만든 물수제비 원리를 응용한 도약 폭탄, 히로시마의 원폭, 챌린저호의 폭발사고 등을 다루고 있다.
알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세계를 뒤흔 역사적 장면을 유체역학을 통해서 설명해주는 과학대중서, 특히, 16세기 유럽 도시들의 물 부족 현상, 17세기 런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수도회사 뉴리버가 생기고, 런던 전역에 상수도관을 설치…. 19세 유럽을 강타한 콜레라의 원인이 오염된 물이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깨끗한 물…. 모래층에 통과하게 하는 정수방법, 1880년 독일과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오존 살균, 1902년 벨기에에서 염소소독을…. 21세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맑은 물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할 것인지가 숙제다. 초미세 거품 발생기로 물의 용존산소량을 높이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핵폭탄과 원자력발전 등도 꽤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과학자답게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비교 대상을 잘 이용한다. 축구장의 몇 배이거나 올림픽 공식 수영경기장이 몇 개 들어갈 정도라는 등이 그것이다. 실상 우리에게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 책을 읽다 보면 왠지 낯설게 여겨진다. 그만큼 대충, 제 마음대로 재단을 해서 그런 이미지라고 관념하고 있다는 걸….
이 책은 한국공학한림원의 추천도서다. 청소년을 비롯해 모든 이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용은 가볍지 않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서술한 지은이의 덕분이랄까... 아무튼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