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민주주의 혁명을 향하여 - 좌파 포퓰리즘과 정동의 힘
샹탈 무페 지음, 이승원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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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포퓰리즘과 녹색 민주주의 혁명

 

이 책의 부제, "좌파 포퓰리즘과 정동의 힘", 다루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이념의 재구성을 고민하는 지은이 샹탈 무페, 공저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1985)으로 주목받게 되는데, 기존 마르크스주의의 경제결정론과 계급 정치학을 비판하는 포스트 마르크스주의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고, 서구 근대정치 철학을 비판, 경합적 다원주의를 주장한다. 정치철학을 전공한 그는 영국 웨스트민스트대학 민주주의 연구소의 교수로 일한다. 2018년 <좌파 포퓰리즘을 위하여>에 이은 이 책은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펴낸 것이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녹색 민주주의 혁명을 염두에 두고, 신자유자유주의와 신권위주의, 정치와 정동, 그리고 정동, 동일성, 동일화를 논한다. 

 

샹탈 무페의 “정동”

 

무페는 정동을 다양한 이해관계로 나눠진 대중이 하나의 집단적이고 정치적 동일성 안에서 구성되고, 정치적 리더십과 대중이 연결되는 중요한 힘으로 이해한다. 이 책에서 이 정동을 정치, 정치학의 주요 개념으로 발전시킨다. 

 

신자유주의의 신권위주의 정치세력은 이 정동에 기반한 정치를 효과적으로 펼치면서, 지난 40년간 세계 정치를 지배하고 대중 스스로 이 통치 방식에 최적화해 나가는 헤게모니 전략을 성공적으로 전개해왔다. 여러 차례의 금융위기와 세계의 경제위기, 코로나 19, 기후위기 등의 재난 현상은 신자유주의가 제시한 환상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이런 현상이 좌파 정치의 위기를 극복하는 반사로서 작용하지는 않는다. 신자유주의의 허상의 효과와 합리주의에 갇혀, 대중과 공감을 못 해 온 좌파 정치의 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정동 정치에 기반한 좌파 포퓰리즘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는다면, 위기로 내몰린 신자유주의 정치 세력에게 반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아마도 이 책의 중요한 주장이지 않을까 싶다. 

 

신자유주의 탄생은

 

신자유주의는 마르크스와 케인스 이론이 촉발한 집산주의(Collectivism)-토지 ·공장 ·철도 ·광산 등 주요 생산수단을 국유화하여 정부의 관리하에 집중 ·통제함을 이상으로 한다-에 맞서 사회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생겨났다. 자유시장경제에 신자유주의적 개념을 더할 수 있었으며, 마거릿 대처(1979년), 로널드 레이건(1981년), 집권기의 영미에서 복지국가라는 개념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신자유주의 질서가 전면에 등장한다. 신자유주의는 데이비드 하비에 따르면, 강력한 사적 소유권,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을 특징으로 하는 제도적 체계 안에서 개별 기업의 자유와 기량을 해방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웰빙이 최고로 진전될 수 있다는 정치 경제적 관례에 관한 이론이다. 국가의 역할은 이러한 관행에 알맞은 제도적 체계를 만들고 지켜내는 것이다. 

 

좌파 포퓰리즘 전략 전개

 

이 책의 중심 주장 중 하나인 포퓰리즘의 계기다. 무페는 포스트 민주주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대중이 사회학적 범주가 아닌 정치학적 범주나 경험적 지시대상으로 구성되는 반본질주의적 접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포퓰리즘 전략의 특징인 대중 대 기득권의 대립은 아주 다른 방식으로 구성될 수 있다. 유럽권에서 보이는 것은 기득권 체제에 반대하는 요구들은 포스트 민주주의에 대한 거부를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접합하고 있는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들에 의해…. 이들은 이민자를 민족적 동일성과 번영의 위험으로, 이를 배제하는 배타적인 인종-민족주의 담론으로 대중을 구성한다. 즉, 참된 국민의 이익을 배타적으로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이를 회복한다는 이름 아래, 사실 민주주의 제한을 요구하는 것이다(권위주의적 운동). 

 

무페는 이런 권위주의적 운동의 성공을 막기 위해, 민주주의 제한 대신에 심화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경제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목적이 착취, 지배, 차별에 관한 쟁점을 묶어서 좌파포퓰리즘 전략을 전개하려 한다. 이 전략은 노동자들의 파편화와 다양성, 페미니즘, 인종차별반대, LGBTQ+ 쟁점들을 둘러싼 다양한 민주적 요구들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사회적 질문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헤게모니 구성체를 수립하는데 적절한 횡단적 집합의지, 대중의 접합을 말하며, 이를 통해 급진적 개혁주의 전략을 구사한다. 

 

녹색 민주주의 혁명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반대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 페미니즘 진작과 확산 등 얼핏 보기에는 서로 지향점을 향하고 있는 듯하며, 운동의 전개 방식 또한 사뭇 다르다. 

 

그린 뉴딜이든 뭐든 다 좋다. 녹색 자본주의의 구축이라도 좋다. 이들 요구의 기본은 민주적 요구이고 독재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후위기에 관한 각자의 생각들은 민주주의 급진화 과정의 새로운 전선인 녹색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측면에서 수렴될 수 있다. 혁명은 다양한 집단을 교차하는 강력한 정동을 불러일으키고, 평등을 위하고 여러 억압에 맞서 싸우면서도 안보와 보호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요구로 채워질 수 있는 프로젝트다. 녹색 민주주의 혁명은 생태적 분기를 유발하기 위해 이것을 막으려는 강력한 경제 세력과 정면으로 부딪치고, 신자유주의 질서와 단절하는 것이 필요하며, 국가는 이 혁명에서 중요한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 생태주의적 계획 없이는 재생할 수 에너지로의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무페는 필수적인 생태적 분기로서 녹색 민주주의 혁명을 구상하게 되면 사회, 경제 및 기후위기가 만들어 내는 취약성의 감각을 이용하려는 시도와 권위주의적 안보 및 보호를 촉진하기 위해 이 감각이 불러일으킨 정동을 좌파가 성공적으로 무너뜨리는 전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한, 이 요구는 진보적인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이를 지나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실제, 좌파가 신자유주의의 패착기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보호주의-파올로 게르바우도의 보호주의의 연장선으로 생각하며-, 보호 관념을 지구의 거주 가능성(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과 연결 짓는 것이 필요하다. 게르바우도의 보호주의는 사회복지, 노동자 대표성, 환경보호와 그 밖의 사회 지원 메커니즘과 같은 다양한 정책들을 말한다. 여기에 폭넓고 다양한 민주주의 요구와 한데 묶어,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다시 정의하고 인간과 비인간이(생물 다양성) 함께하는 사회를 세운다는 목적을 가진 정치에 참여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고….

 

녹색 민주주의 혁명, 생물 다양성을 존중, 모든 생명체가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며 이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 한편, 인간 세상에서도 후퇴해가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자유와 평등 이념의 재구성, 다양한 이해관계를 수렴하는 생각과 차이를 존중하는 것이 동일성이다. 획일성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우리가 관념하는 민주주의는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는 것인데, 무페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되나 여전히 이해하기 곤란한 측면도 존재한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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