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중력 - 생의 1/4 승강장에 도착한 어린 어른을 위한 심리학
사티아 도일 바이오크 지음, 임슬애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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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성년기 ? 쿼터라이프- 

 

이 책 <어른의 중력>,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주 대상은 16세에서 36세까지의 세대다. 미성년자에서 청년 후기, 뭔가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아동복지법상으로는 18세이고, 청소년기본법은 24세, 그리고 요즘 정부에서 내주는 청년층 지원금 대상은 39세 청년이라고 한다. 미국이나 우리나 청소년, 청년을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해지나 보다. 이 책에서는 이 연령대에 속한 이들을 ‘쿼터라이퍼’라고 하며, 청소년에서 중년 사이의 어른으로 첫 번째 성인기라 한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대학을 거쳐 사회에 나와서 일자리도 찾고, 조금은 사회 물을 먹고 단련될 즈음이기는 하나, 심리적으로는 이때가 방황과 좌절, 모색, 전환 탐색의 시기일 듯하다. 어른의 무게가 보이지 않는 중력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이기도 하다. 청소년기 다음에 이어지는 20년, 이 시기를 뭐라 불러야 하나, 쿼터라이프라 부른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어 있고, 1부는 생의 1/4 정의되지 않은 이름 없는 시기로 20대는 눈부시다는 거짓말, 누군가는 걸어온 길이기도 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찾는 시기이기도 하다. 2부 어른의 무제를 넘어, 의미형과 안정형, 그리고 분리, 경청, 구축, 통합의 내용을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길을 잃었을 때는 완전히 다른 미래에 온 마음을 다 바쳐야 한다는 꽤 멋진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정의되지 않은 이름 없는 시기

 

쿼터라이프라는 굳이 쓰는 이유는 바로 연장된 청소년기, 어린 성인기, 이른 성인기, 성장하는 성인기 등의 표현이 그렇다. 성인으로 보기에는 불안과 흔들림이 보여서 신체적인 성숙은 성인의 모습이지만, 내용물은 성인으로 보기에 좀 그렇다 이른바 중간다리 내지는 통과점의 의미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아이나 청소년은 어른이 아닌 존재로서 밖에 의미가 없었던 옛날….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이야기지만, 이후, 청소년, 청년이라는 구분 역시 여기서 말하는 청소년을 거쳐 중년에 이르는 이 시기의 이름을 붙여주지 못한다. 아마도 발달단계 내용의 개인차가 두드러질 수도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세대나 생애주기가 같은 것은 아니기에 말이다. 

 

하지만, 20세 30대는 누군가는 걸어온 길이다. 이들은 언제나 방향을 잃고, 방황하다 길을 찾기도 하지만, 또 잠시 후 잃어버리는 수도 있다. 이 책은 바로 청소년기 이후의 시기에 관한 고대 문헌 속의 정의와 개념을 찾아보려고 수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어른이 될 준비를 해왔는데, 어느덧 성인,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입지를 세우고(30대), 흔들림이 없는 불혹(40대)이기에 도달하지 못한 이들, 아직도 어른이 되기에는 뭔가 부족한 이들….

 

성장 기둥- 분리, 경청, 구축, 통합-

 

쿼터라이프시기에는 과거의 관계를 바꾸고 싶은 자연스러운 발달 욕구가 생긴다. 다른 사람에게 심리적, 물리적으로 의지하던 습관으로부터 분리, 독립성과 개성을 포용, 새롭게 관계를 맺으려는 본능적인 욕구인 분리,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더는 유익하지 않은 관계에서 분리, 경청단계로 들어서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려야 하며, 열린 마음을 갖도록. 다음 구축단계는 노력, 일관성,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통합단계에서는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고, 새로 맺은 결실을….

 

심리적 발달 즉 성장 기둥을 세우는 단계가 이렇게 직선적이고 바로 이어지는 것이라면 고민이 없을 것이다. 이 과정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것은 ‘관계’인데, 관계의 분리, 의지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건강한 거리를 두고, 나를 의식, 내 안의 나, 즉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내가 뭘 원하는지를 생각한다. 그다음으로 이를 바탕으로 건축물을 쌓아 올리듯 구축하고, 이들을 다시 관계로 통합하는 것이다. 말이 쉽지, 꽤 어려운 일이다. 

 

아무튼 청소년기와 중년 사이의 시기, 이름이 안 붙여진 인생의 1/4 시기를 쿼터라이프라 부르고 이 세대에 속한 사람을 쿼터라이퍼라 한다. 마치 자신의 인생 항해 훈련을 마치고 자신에 찬 모습으로 인생이란 배에 올라타는 항법사처럼…. 중년이 되어 두 번째 성인기가 되면 선장의 모습이 되려나….

 

이 책은 미래가 두려운 세대, 2030세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또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뭘 해야 할지, 미래는 무섭고, 과거는 쓰라리고, 질문은 많지만, 답은 그 어디에도 없고, 다시는 내일을 기대할 수 없을 때, 성장의 기둥을 세우라는 말이다. 분리, 경청, 구축과 통합의 과정을 하나씩 헤아려가면서….

 

의지대로 될지 어떨지는 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지은이가 들고 있는 사례 속에서 그가 말하는 대로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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