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 노벨상 수상자 24명의 과학적 통찰과 인생의 지혜
스테파노 산드로네 지음, 최경은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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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와의 인터뷰

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된다. 

 

이탈리아의 과학자 스테파노 산드로네는 제64회 린다우 노벨상 수상자 회의에서 역대 노벨상 수상자 24명을 만나 과학과 인생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이 책<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은 화학, 물리, 생리학, 경제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전하는 과학적 통찰과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다. 한 편의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흥미로운 이들의 이야기….

이들 중 로알드 호프만과 피터 아그리 그리고 프랑수아 바레시누스의 글에 눈길이 간다. 

 

화학은 쉽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어렵다

 

로알드 호프만(1981년 노벨 화학상)은 미래의 화학자들은 화학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래 세대가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은 인생의 도덕적, 사회적, 예술적 측면을 이해하는 것이다. 교육만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화학은 쉬워요.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휴가지에서 찾아온 발견

과학자로서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동료들과 공유해야!

 

이 대목은 의사이자 화학자인 피터 아그리(2003년 노벨 화학상)는 세포막의 물 통로(아쿠아포린)를 발견했다. 아그리는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통찰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만약 우리가 아쿠라포린 단백질에 대한 호기심을 비밀로 했다면, 이 단백질이 수분 통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 연구자의 욕심보다는 동료들과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는 태도가 과학자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요구되는 행동이다. 그는 노벨상 수상 이후, 해마다 2~3개월씩 아프리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짐바브웨의 농촌지역에서 현장조사팀과 함께 지내면서 일한다. 그에게는 최고의 시간이라고….

 

뭔가 와 닿는다. 두 사람의 연구자 인터뷰에 눈길이 갔던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된 출세지상주의, 황우석 사태를 보면서 착잡했던 생각들이, 이런 포근한 마음과 변함없는 태도가 겹쳐온다. 유명한 과학자, 유명인사가 자기중심을 잡지 못하고, 욕망에 휘둘리면….

 

타인을 돕는 열정이 나를 돕는다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으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프랑수아 바레시누스, 결혼식 당일에도 실험실에서 연구, 신랑으로부터 예식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자신의 결혼식 날에. 그는 이를 헌신이라고 했다. 연구는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진정한 열정을 느끼는 분야이기 때문이란다. 

 

남성과 비교해서 젊은 여성 연구자들은 제대로 인정받기가 아마 두 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그래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처럼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열정을 지닌 과학자라 되라고…. 자신의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상당히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으며, HIV연구에 평생을 바친 사람 사람한테는 HIV환자가 살아 쉼쉬고 미소 짓고 춤추고 공연하는 모습을 보는 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세 사람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제각각의 결을 가진 24명의 이야기는 단편소설선 같은 느낌이다. 상당히 깊이 있는 질문과 답변. 노벨상을 받았기에 훌륭한 사람들이 아니라 훌륭한 사람들이었기에 노벨상을 받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인생에 깊이가 느껴지는 내용…. 한 사람 한 사람씩 또 읽어보련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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