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파란
류서재 지음 / 화리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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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란 이하응

 

 

19세기 말 흥선대원군으로 유명한 이하응의 이야기, 며느리인 민비와 갈등 구도, 권력의 정점에서 밀려난 살아있는 왕의 아버지, 그는 난을 잘 치는 문인화가 이기도 했다. 일찍이 조선 사극(시대극)에 조선의 태종만큼이나 많이 등장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김동인의 소설<운현궁의 봄>을 비롯하여, 명성황후와 함께 등장한다. 

 

19세기 초 정조의 아들 순조의 등극과 함께 득세하기 시작한 외척 안동(장동) 김씨 세력, 풍양조씨의 대비와 손을 잡고, 왕위를 둘째 아들로 이어지게 했던 이하응, 임오군란 등 불이 꺼져가는 왕조의 몸부림, 동학의 최제우와의 만남은 이 책에서 등장하는데….

 

아무튼 조선의 정치인으로서 이하응, 척쇄 쇄국,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섰던 풍운아. 

소설 <석파란>은 이렇게 정형화된 정치가로서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예술가의 페르소나를 가진 이하응에 초점을 맞춘다. 조대비가 권력에서 소외당하면서 겪는 감정들…. 그녀 조카 조병하 손에 들려있던 난 그림, 그 안에 녹아있는 감정을 읽어내는 장면들, 꽤 재미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권력이 정점에 섰던 조대비 눈에 비친 석파의 난은 그 자신과도 너무나 닮아있다. 작은 화폭 속 묵란에 담긴 이야기…. 그의 둘째 아들이 왕이 되는 계기가 된 석파란.

 

석파란은 작가 류서재가 말하는 당대의 이하응의 세계다. 난초의 기묘한 선을 선비의 삶에 비유하면서 외척 세력들의 감시와 통제 속에 숨을 죽이고 살아야 했던 왕족….

 

석파란을 그리는 이하응의 상갓집 개로 알려진 속도 벨도 없는 난봉꾼은 그렇게 처신해야만 생명을 부지할 수 있었기에, 묵란 속에 그의 심경을 담았다. 그리고 그의 좌절이 깃든 작품….

 

이하응이 난을 잘 쳤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묵란”을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필력, 돋보이는 묘사들이 이 책의 묘미다. 뻔할 뻔했던 이야기가 새롭게 들리는 것은 아마도 바로 이런 접근 때문이지 않았을까, 석파란이 곧 흥선대원군의 조선, 조선에 담는 국가의 이상, 도원이고 실현 의지가 아닐까, 여기에 담긴 빛깔이 바로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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