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정온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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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온샘의 장편소설 <자살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소설 제목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소설을 상징하는 응축된 단어를 제목을 썼다면, 지금은 그 내용을 알기 쉽게 쓰는 쪽으로 중심이 옮아간 듯, 문득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이 소설을 보면서 여러 편의 영화가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영화 <데자뷰>(2006)를 비롯 <마이너리티 리포터>(2002) 등이, 마이너리티 리포터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마이크를 잡았다. 2054년 워싱턴,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예측해 범죄자를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다. 프리크라임 시스템은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사람까지 미리 예측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프리크라임 특수경찰이 미래의 범죄자들을 체포한다. 프리크라임 팀장인 존 앤더튼(톰 크루즈)은 천부적인 감각으로 미래의 범죄자를 추적해내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가 프리크라임에 최대한의 열정을 기울이는 것은, 6년 전 자신의 아들을 잃은 아픈 기억을 다른 사람에게만은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화의 줄거리를 가져온 것은, 근미래 소설류이기도 한 정온샘의 작품<자살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라는 프레임이…. 누군가를 죽이는 대신에 자살을 하는데, 자살 전의 시간을 되돌아가 자살을 막고, 자살에 관한 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이른바 "이지은법"이 생기고, 이지은의 오랜 친구였던 생명보호처장 수경은 지은 딸을 자살예방TF팀원으로 끌어오는데…. 

 

몇 시간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타임 슬립 장비는 비밀리에 30년 전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됐지만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갈수록 에너지는 불안전해지고…….

 

이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 TV드라마 "시그널" 동 시대 속 이 중 시간대(현재와 과거의 상존, 어떤 일정한 시간에만 시간의 벽을 넘어 소통이 가능한)가 존재한다. 

 

어느 누구나 그때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그리 될 줄 알았다면 좀 더 열심히 그리고 잘해주었을 것이라는 원망과 회한 그리고 아쉬움이 남는다. 이 소설은 엄마와 딸, 그리고 엄마의 친구 역시 과거로의 여행을… 대학생시절의 엄마와 친구인 수경을 만나게 되는 주인공…. 엄마를 죽음 직전에 살릴 수 있을까?

 

자살예방TF팀의 책임연구원은 이런 사실을 눈치 챈 것인가? 이 소설의 결말은 어떻게 날 것인가, 더러는 과거로 돌아가 누군가의 운명에 개입하게 된다면 현재는 물론 미래도 달라질 것이기에…. 과연 바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행복할 것인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이 소설….

 

혹자는 이 소설을 보면서 이미 알려진 진부한 이야기쯤으로 여길 수도 있겠구먼 하는 대목이 없지 않아 있다. 아마도 이를 기시감이라 해야할까,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 소설은 제1회 K-스토리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쥔 작품이다. 상을 탔다고 다 뛰어나고 재미있는 소설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우선 "스토리"다. 

 

미래는 하늘은 기상변화가 통제된다. 희뿌연 하늘의 구름, 미세먼지를 씻어내리기 위해 밤에는 비가 내리고...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외에도 적지 않은 영화가 과거와 현재를 혹은 미래를 왕래한다. 과거로 돌아가 현재와 미래를 바꾸는 일, 상상만으로도 여전히 즐겁다. 이 소설 속의 장면으로 들어가 보자. 이지은법이 왜 생겼을까? 생길만한 사회적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자살이 범죄가 된다면? 이건 다르지 않을까?

 

우리에게 단 한 점의 후회가 없는 과거가 있을 수 있을까?, 스토리의 힘의 원천은 문제의식이다. 한 번 쯤 생각해 본 적이 있기에 기시감이 느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들……. 이 역시 상상의 산물이다. 하지만, 살인사건과 자살은 모두 죽음이기는 하지만, 관점이 다르다. 자살……. 왜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는 잘 전해주고 있지만, 정작, 왜 자살을 하면 범죄가 되는가, 자실 미수가 범죄가 되어야 할 이유가 마땅치 않다. 왜, 자살시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인가, 인신구속을 한다고, 자살을 막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끝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 소설의 결말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이 소설 속 세상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주인공처럼...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를 생각하게 될까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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