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숲 -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자연 순간들
피터 S. 알레고나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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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숲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자연 순간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환경사학, 보존과학, 자연문화지리학자로 알려진 피터 S.일레고나가 “도시란, 그리고 거기에 사는 동물은, 이들과 인간과의 관계는”이라는 담론을 끌어내고 있다. 

 

그는 멸종위기 생물연구를 했는데, 이는 말 그대로 사람이 별로 보지 못한, 아닌 아주 드물거나 영영 보지 못할 생물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어느 날 해변 습지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로 출근하다 마주 보브캣, 스라소니 사촌 정도 되는데 산속이 아닌 인가 주변…. 이들은 오래전부터 이렇게 살아왔고, 야생동물 보호론자들이 최근에서야 도시권 생태계에 관심을 두게 됐다. 물론 지은이도 그런 류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생태계 중 하나다. 재야생화된 미국 도시의 사람들과 야생동물들의 실제 이야기…. 이들과 미래 공존을 모색하자는 지은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지금 여기, 야생동물들이 있는 곳

 

지은이는 도심과 도시 근교 이른바 도시권에서 살아가는 생물-동물, 새-들이 인간과 어떤 관계에 있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인가를 이 책에서 톺아보면서 인류세(인간 중심의 세상)의 소외자로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심하게 이야기하면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유일한 생명체이고 나머지는 인간의 삶의 보조수단 등 환경이라는 오만함을 지적하며 모두가 한데 어울려 살아가자고 말한다. 이 책은 지은이 단독 작업이 아니라 많은 관찰자와 시민과 함께한 것이다. 

 

모기는 해충일까 하는 단순한 의문으로 시작된 생물의 다양성 보고서, <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프라우케 피셔,힐케 오버한스베르크, 북트리거, 2022)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생물이 엄연히 지구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인간에게는 해충일지 몰라도 다른 종에는 고마운 모기, 바로 이런 대목을 지은이는 지적하고 있다. 박쥐와 전염병-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동물과 인간의 경계는 환경변화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풍요로운 환경에서는 인간이 사는 도시까지 수고스럽게 내려올 필요가 없었던 동물이나 새가, 인간이 좋아서 함께 살자고 접근하는 것은 아닐 테고…. 환경이 바뀐 탓이다. 

 

돌아온 혹등고래, 황소의 탈출, 다람쥐가 사는 공원, 마당에서 만난 흰꼬리사슴, 코요테와 함께 사는 법, 흰머리 수리, 할리우드 스타가 된 퓨마, 시애틀의 바다사자 남의 고기 훔쳐먹기….

 

도시 야생동물 받아들이기 

 

야생동물은 많은 이유로 도시지역으로 왔지만,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여전히 동물은 인간과 함께할 수 없는, 위험스럽고 더럽고 전염병을 옮기는 기분 나쁜 존재, 이런 극단적인 인식이 있는가 하면, 공존을 모색하자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야생동물과의 공존은 다른 모든 관계처럼 일이다. 여기에는 시간과 돈, 노력, 조직, 인내심과 지식, 그리고 미래상과 꾸준함이 필요하다. 마치 거리의 고양이-사람의 보호를 받지 않은 고양이-를 돌봐주는 캣맘이라는 신조어, 이를 혐오하는 이들, 고양이를 잡아 죽이고 이를 십자가에 걸어놓고, SNS에 올리는…. 야생동물에게 친화적 도시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본디 동물들이 살았던 땅을, 즉 환경적으로 지내기가 좋았다는 말인데, 인간은 이 땅을 차지하고 동물들을 몰아냈다. 사람들에게 보금자리와 삶터를 빼앗기고 숲으로 더 깊은 산으로 숨어들었지만, 먹이활동이 어려워지자-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다시 예전의 터로 되돌아온다. 뉴욕도 로스앤젤레스도 동물에게는 살기 좋았던 곳이었기에…. 즉 이들 도시가 이른바 재야생화 돼 간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지은이가 말하는 대목을 생각해보자, 야생동물을 도시로 끌어들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하지만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은 많은 이점이 있다고도 말한다. 이들은 우리를 교육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며, 새롭게 나타난 질병에 대해 경고한다고…. 아울러 우리의 서식지를 망가뜨리려는 세력을 저지하도록 만들고, 우리가 더 유연하고 협조적이고 동정심 많은 사람이 되도록 이끈다. 야생동물의 긍정적인 면도 함께 살펴서 공존하는 노력을 하자는 것이다.

 

동물과의 생존게임을 벌여 동물들을 멀리 쫓아내고 그곳에 도시를 짓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살기 시작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됐다면 이제, 본래 주인이었던 야생동물이 돌아와 함께 살아도 좋지 않을까, 지은이가 지적했듯이 우리는 동물에게서 배우고, 느끼고, 상상하는 힘을…. 도시 재야생화의 함의를….

 

인간은 늘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지만, 자연을 정복대상으로 여겨오기도, 이제는 함께 사는 생명체로…. 영화<알파>처럼 늑대와 함께 자연을 극복하는 과정을….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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