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
이강엽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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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열 가지 키워드로 열어보는 고전문학

 

고전문학은 예로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가치 있고 훌륭한 문학이며, 문학이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을 말한다. 여기서 가치 있고 훌륭하다는 표현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 가치는 인정되는, 즉, 보편적인 가치를 말하며, 평가 역시 엔간해서는 바뀌지 않는, 이른바 정형적인 가치를 말함이다. 그렇다면 이런 고전의 바탕을 이룬 배경에는 당대의 상황, 이른바 시대정신의 바탕을 이룬 문화가 있을 것이고 계급사회에서도 위, 아래 다 통하는 가치라면 꽤 한정될 듯하다. 

 

이 책<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에서 지은이 이강협 선생은 고전문학에서 중요하게 풀어봄 직한 키워드는 대략 60여 가지로 물론 그가 찾아낸 것만을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가난, 권문…. 자연, 저승, 출세, 하늘, 호랑이, 혼인, 환생, 혼 등등…. 우리 생활과 관련된 것들이다. 생로병사, 관계, 가치 등을 나타내는 단어들... 

 

고전 문학작품 속을 헤매면서 찾아는 키워드들 중 10개를 선택해서 여기에 싣고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10개를 한번 보자. 꽃, 가난, 선악, 변신, 사랑, 자연, 죽음, 하늘, 복, 호랑이다. 가난과 선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히 사회문제다. 사랑과 죽음 유행가의 단골 가사이고, 꽃 또한 그러한데, 호랑이는 요즘은 그리 회자하지 않는 듯, 

 

고전문학에 나타난 꽃이란 의미는, 자연 그대로 느낌대로, 이데올로기, 이념의 상징 

 

“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문학의 소재로 쓰여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꽃이란 표현이 많았던 듯, 꽃의 의미는 아름다움, 특히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또 인간의 절정기를 일컬을 때 등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꽃 가운데 특별한 것들만 가려내어 거기에 ‘군자’라는 기풍을 더하면, 선비의 고고한 자세…. 한겨울에도 피는 매화꽃, 설중매는 고절의 상징, 온 세상이 한설에 덮여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듯하지만, 희망을 주는 매화 한 송이가…. 또 보자 <화왕계>에서 장미 같은 화려한 꽃에 빠지지 말라고….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장면들, 군신간의 의리 임금을 향한 충성은 곧 해를 향하는 특성이 있는 꽃(향일성)등…. 그리고 사군자, 불교의 연꽃, 강희안은 꽃을 기르는 목적을 심성을 기르는 데 있다고, 한 대목을 생각해보자. 꽃은 아름다움 자체이기도 하지만 상징이기도 하다. 충성, 고고함, 희망 등을 말이다. 

 

악에서 선으로 개과천선 혹은 전화위복이라

 

선과 악은 대립 구도를 갖는 것이 보통이어서 권선징악의 논리와 연계하여 설명된다. 그래서 악이란 무엇인가, 악을 응징한다는 것, 악을 풍자하는 방법, 악인을 선인이 되게 하는 회합 등 다양한…. 흥부와 놀부, 흥부전이라 하기도 하고 놀부전이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여기에서 구도는 권선징악이다. 그런데 관점에 따라서는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어 이렇듯 두 전으로 구분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악과 선의 대립 구도…. 보기에는 쉽지만, 놀부 처지에서 보면 할 말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결말은 놀부가 개과천선했다는 식이니…. 당대의 인식, 아니 보통 사람들은 선과 악을 그렇게 구별했나 보다. 형제 우애와 의리, 장유유서, 효 등, 조선 시대의 이념인 유학의 질서가 그렇게 녹아들어 있다. 

 

변신- 단군신화, 홍길동전, 전우치전, 옹고집전, 변신의 의미는 고차원?

 

동물에서 사람으로…. 같은 존재, 육신의 질적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김현감호>는 주인공 처녀가 호랑이와 사람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는 이야기다. 단순한 흥미로서의 변신에서 이데올로기로 신화로 변해가기도 한다. 단군신화에서 곰과 호랑이는 출신 부족의 상징인 토템이 아닐까 싶다. 환웅이 사람으로 변하고, 곰이 여인인 웅녀로 그렇게 해서 신에서 인간으로 동물에서 인간으로…. 변신은 신체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를…. 질적 변신을 의미한다. 

 

자연, 죽음, 하늘, 복과 호랑이, 세계관, 인간관계론의 함축

 

자연은 옛사람들이 삶의 일부로 그들 또한 자연 일부로 생각한다. 자연은 순리다. 계절의 바뀌듯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그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다. 절대 존재가 자연이기도 하다. 자연은 인간에게 천지 만물의 이치를 들어내는 단서이다. 

 

죽음 또한 잠깐 세속을 떠나 쉬는 휴식처, 환원 혹은 원환적이거나 불교의 윤회처럼 죽음 뒤에 또 다른 생이 있음을…. 죽음에 관한 해석도 각각 달랐다. 저승의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 이야기를 들어도 매우 놀라지 않는 것은 이런 문화적 배경 때문이지 않을까, 

 

하늘, 종교적 의미로 절대적인 존재, 인격신에 육박하는 조물주로까지 변천한 하날,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는 것은 모두 안다는 말이기도 하며, 천지가 짝이 되어 우주 전체의 질서의 한 축을 이루기도 한다는 것이다. 자연 일부라는 데서, 자연적 발로에서의 경천사상, 

 

복은, 우리 문화의 중요 요소다. 정해진 복, 분수를 넘지 않아야 한다, 복은 타고난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아이들이 태어난다는 것은 제 먹을 복을 타고나기에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라 여겼다. 운명대로 혹은 운명을 거슬러 가는 것 또한 복이다. 청복 희구, 

 

탐욕, 포악함, 용맹함의 상징 호랑이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이면서 숭앙의 대상이기도 하다. 설화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박지원의 <호질>, 용맹함에 상징인 호랑이는 위협적인 맹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효도하는 인간을 돕기도 하고, 어리석게 등장하여 번번이 속아 넘어가기도 한다. 우는 아이에게 호랑이는 울음을 뚝 그치게 하는 특효약이기도 했으니…. 우리 생활 속에 호랑이가 어떤 존재인지….

 

호질에서 호랑이를 표현하기를 예지롭고 성스럽고 문무를 갖추었으며 자애롭고, 효성스럽고 슬기롭고 어질며, 웅장하고, 용맹스럽고, 기운 세고 사나워서 천하무적이라 했다. 앞 절은 호랑이의 기운을 뒷절은 인간과 호랑이의 관계 속에서 평가하는 대목이다. 

 

가난, 여러 얼굴들

 

청빈, 안빈, 망빈, 깨끗한 가난인 청빈은 이른바 청백리, 자신은 능력을 발휘하여 잘살 수 있지만, 자신만 잘살아서는 의미가 없다는 자각이며,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자신의 유복함을 내려놓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안빈은 벼슬을 살지 못해 가난할 수밖에 없지만, 그 가운데 도리어 낙도하는 삶이다. 망빈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어 가난한 것으로, 대개 가난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가난에도 층위와 질이 있음을…. 이 대목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시하는 바가 크다.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도 가난함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 꽃에서 호랑이까지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작품 제목들…. 중고시절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들…. 키워드와 상징의 의미까지는 몰랐지만, 고전문학의 배경과 당대의 작품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꽤 재미있는 책이다. 지은이는 고전문학을 교양독서물로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고전문학 작품을 개별 텍스트로 만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각 작품이 어떻게 연결됐는지도 놓칠 수 없는 것이라고....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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