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븐 웨이브 - 팬데믹 이후, 대한민국 뉴노멀 트렌드를 이끌 7가지 거대한 물결
홍석철 외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7가지 거대한 물결
미국의 문명 비평가 앨빈 토플러가 1980년에 쓴 책 <제3의 물결>, 그리고 새뮤얼 헌팅던의 1991년 <제3의 물결: 20세기 후반의 민주화>. 모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우리 앞에 닥쳤음을….
이 책<세븐 웨이브>는 코로나 재난 과정을 통해 변화된 세상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된 모습을 통찰하고 전망하는 것으로 서울대 사회과학대 홍석철 등(7명)이 뉴노멀 트렌드를 이끌 7가지 거대한 물결- 초딜레마, 해체와 재구성, 임모빌리티(항상 움직이며 흘러야 하는 자본·노동·상품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필요한 분야로 투입되지 못하고 이동이 정지된 상태), 통제사회, 불평등, 탈세계화, 큰 정부-라는 각각의 문제에 관하여 사회, 심리, 지리, 사회복지, 언론정보, 경제, 정치 등의 각 학문 분야에서 접근했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코로나 재난 상황은 세계화가 근원의 하나이며, 재난 상황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불평등의 스펙트럼이다. 그림자 노동을 해왔던 필수노동자 군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했고, 라이프라인(생명줄)을 쥐고 이를 지키는 일을 해온 수많은 이름 없는 노동자, 3년 동안 재난 상황이 가져온 가치의 변화, 나 홀로 살기 또는 밥먹기, 배달 등 눈에 보이는 변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변화 이제부터 재난의 영향으로 뒤늦게 나타나는 것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를 보통은 사회 가치의 변화와 섞어서 이야기하는 바로 그것들이다. 관계 형성의 방식변화 등….
7명의 연구자가 코로나 이후에 나타난 주요한 사회 현상과 가치 변화의 특징을 살펴보고 있는데, 가치 변화에 관한 사회학적 접근(1장)과 심리학적 관점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회 가치 좌표들이 어떻게 정립돼가는지(2장), 방역목적으로 한 개인 이동의 통제와 정부의 감시 강화가 초래한 사회변화를 짚어보는데, 지리학적 접근, 사회복지학 그리고 언론정보학(3~5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부 역할의 확대를 경제학적 접근을 통해서 볼 것이며(6장), 지구화가 사실상 전염병 대유행의 근본적인 배경이라는 점과 지구화의 후퇴가 국제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치학 관점에서 들여다본다(7장). 이들 주제는 각각 독립적이지만 커다란 틀 속에서 보면 연계되기도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해보기 등의 시도가 있었고, 이 책은 그 확장판이라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를 이루는 기본구성 요소가 모두 들어있으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대목들을 살펴본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일상생활에서 완성되는 패러다임과 복지공동체 지향
꼭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이른바 전환점이라는 큰 사건, 사태 전후로 달라지는 것들이 적지 않다. 뉴노멀 세상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가치 지향은 “사회적 희망”이다. 이의 기초가 되는 것은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장점을 동시에 추구하는 관점에서 관계적 자율성과 자기실현적 시민성이다(이에 관해 구체적으로는 26쪽 이하 참조). 팬데믹 재난 상황에서 두드러진 국가 중심적 패러다임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 보였는데, 저성장으로 인한 문제들, 여성의 이중구조 심화, 돌봄의 공백,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외로운 개인의 증가, 고령화 등의 문제, 즉 일상 영역에서 완성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시민사회의 영역, 사회적 자본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제3 섹터 영역을 키우는 것이라고 본다. 이른바 지역사회의 역량 강화와 복지공동체라는 미래비전이다. 이 대목이 코로나 재난 이전과 이후의 우리 한국사회의 미세한 변화에서 커다란 움직임까지를 놓치지 않고 살펴보고 톺아보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관계의 해체, 다시 우리가 되는 방법
코로나 재난 상황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살려는 인간 본성과 사회적 관계의 구조를 다시 살펴보게 하였다. 위협에 대한 자각과 정서적 반응은 집단에 대한 의식과 의사결정을 변화시킨다. 집단 정체성, 자기 소속집단에 대한 긍정적 차별성과 남의 집단에 관한 부정적 차별성은 집단을 이루고 살아갈 때 수반되는 기능적이라 한다면, 위기 상황에서 드러난 편견과 차별은 문제다. 스트레스 대처와 대응,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인식과 기존집단의 해체, 새로운 형성은 사회적 관계와 커뮤니티를 변화시킨다. 코로나 재난 상황 속에서 가장 최근에 들어본 단어가 메타버스지 않을까, 새로운 사회적 연결, 코로나는 기술발달을 가속화됐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인간이 존재한다고…. 눈에 보이는 것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는 거듭 확인해주고 있다.
정부의 디지털 정보시스템의 양면성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했던 정보시스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를 통한 사회복지 제공은 사회적 돌봄 기능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통제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디지털 정부의 사회복지 정보시스템이 갖는 통제적 속성을 들여다본다고 공동체적 사회복지의 필요성을 살핀다.
코로나 확진 상황 등을 신속하게 파악 공개하는 시스템은 양면성을 지닌다. 확진자의 동선 파악은 국민 개인정보다. 이를 선진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기술적인 평가일 것이다. 선진이란 기술뿐만 아니라 운용체제 보호해야 할 법익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하나의 틀 혹은 제도 등을 일컫는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저 틀을 가리킨다는 의미로 시스템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듯…. 아무튼 양면성 중 또 하나, 정보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감시 부작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래도 3장은 자세히 전후 맥락 관계를 살피면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곳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곰곰이 살펴야 할 대목이 꽤 있다. 코로나 재난의 영향을 파악하는 방법에서 이로 인해 일어나는 제현상에 관한 해석 등등... 모두를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