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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위한 변론 - 무자비하고 매력적이며 경이로운 식물 본성에 대한 탐구
맷 칸데이아스 지음, 조은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9월
평점 :
식물을 위한 변론
이 책은 지은이 맷 칸데이아스가 2015년부터 운영하는 팝케스트<식물을 위한 변론>에서 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책들 속에 등장한다. 칸데이아스는 환경운동가이자 연구자 그리고 대중과학, 식물에 관한 오해와 무지를 깨우쳐주려고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 “무자비하고 매력적이며 경이로운 식물 본성에 대한 탐구”에서 드러나듯 식물 본성이 인간과 얼마나 다를까,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접근이다.
인간이 잠들어 있는 사이, 숲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우리 관심 밖 영역이다. 아니 영역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숲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심을 두게 될 것이다.
이 책은 8장으로 구성됐고, 1장에서는 지은이 칸데이아스가 식물과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고 2장 나만의 정원 프로젝트, 3장~8장까지 식물 성과 세계, 이동, 생존을 위한 분투의 삶과 식물에 닥친 문제들을 적고 있다.
인류세의 오만한 인간
한낱 이름 모를 작은 곤충인 걸, 이름 없는 야생의 잡초일 뿐이라는 사고 속에는 이미 경제적가치라는 분류기준과 이를 재는 잣대가 들어있다. 자연도 모두 돈을 보일 뿐이다. 자연은 인류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속물이며,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이 식물이나 동물의 본연의 일인 것처럼, 때로는 타고난 운명인 양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오만한 인간들을 향한 경고다. 식물은 인류라는 종보다 훨씬 전에 지구에 살았다. 무려 4억 5천만 년부터…. 그저 식물의 유용성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식물의 0.07%만이 유용성이란 안경을 걸친 인간의 눈에 들어왔고 그래서 이름이 붙은 것이다. 먹을 수 있다, 없다'로 구분되는 분류, 이 책을 읽는 순간 우리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수많은 식물의 존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아니, 우리의 무관심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생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철저하게 인간중심의 세상, 인류세다. 결국, 경제적가치로만 여기는 식물을 채취하면서 땅을 헤집고 통째로 뽑아 가버리면, 그 황폐한 땅에는 생명력이 강한 침입종의 핫스폿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행동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연 속 조화를 무너뜨리고 질서를 파괴하는 일이다.
식물도 이제 법적으로 보호를 해야, 공존의 법칙
동물보호보다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던 식물들, 그저 산림, 벌채, 벌목, 자연환경 훼손이라는 말로 뭉뚱그리다 보니, 보호받아야 할 식물이 보이지 않게 된다. 말라붙은 나무는 대형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고, 벌목으로 인해 숲에 큰 틈이 생기면서 비바람에 노출되고, 또 그 나무에 의지해서 자라던 종들은…. 연쇄가 일어나는 것이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인삼과 골든씰 같은 식물이 국내외 약초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숲에서 사라진다. 난과 식물 또한 그러하다. 즉 난초는 지구에서 불법 채취가 가장 많은 식물이다.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몰락의 원인이 된다. 귀한 난일수록 많은 이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생태계의 토대
식물이 가진 자연 질서 유지 기능은 산불, 홍수, 산사태, 그리고 공기정화 작용 등 신비로운 효과를 셀 수 없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서 가려졌던 우리의 눈을 뜨게 하고, 식물의 가치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한다.
식물을 위한 변론, 식물을 식량으로 만듦으로써 유한한 행성을 무한히 개방된 세계로, 광합성이 진화하지 않았다면 지구 위의 생명의 형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 식물을 하나의 유기체로 인정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식물은 지구상의 여느 종처럼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인간의 자연과 공존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명체 존중은 그 자체로 자연 질서다. 질서가 깨지면 그 영향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비스러운 식물의 존재를 알리고 이들의 역할을 부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