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마이클 헬러.제임스 살츠먼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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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에 관한 발상의 전환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내꼬야!!!, 장난감을 가지고 놀겠다고 이거 내꼬야라고 소리치는 유아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눈앞에 보인 것은 모두 내 것, 내가 내 꺼야 란데 누가 토를 달랴…. 가지고 놀던 장남감이 싫증나서 던져버리면, 이제 내꺼아냐라는 의사...

 

이 책<마인>은 내꺼야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통적 소유권의 의미와 지금의 새로운 소유의 법칙을 들여다본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제작한 HBO는 유료 온라인 계정에 가입한 사람을 대상으로 송출한다. 그런데 이 계정을 여러 사람이 써도 모른 척 눈감아 준다고…. 이거 무단 사용하면 사용료를 달라고 바로 법을 무기 삼아 들이대는 미국의 문화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왜 그럴까, 바로 ‘가두리 양식장’ 전술이다. 이용료를 냈든 안 냈든 어떤 식으로든 HBO의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중독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때 가서…. 이용료를 내도록 하면 될 텐데…. 마치 마약상처럼, 한 번 해봐! 그리고 맘에 들면 사, 맛보기처럼 말이다. 넷플릭스도 이런 마인드에 따라서….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사물에 관한 소유권은 상식적인 이해를 한다. 그런데 무체재산, 지적재산에 관해서는 둔감하다. 특허니 뭐니하는 따위에는 그렇다는 말이다. 

 

지은이 마이클 헬러와 제임스 살츠먼의 이런 재미있는 세상 들여다보기를 읽으면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다. 그저 무심코 지나쳤던 현상들의 밑바탕에 흐르는 경향성을 포착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니 말이다. 

 

이 책은 지은이들이 25여 년 간, 연구자로서 활동하면서 발견?, 일정한 흐름을 짚어내고 이를 정리한 것으로, 기본 문제의식은 소유권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고정불변의 법칙이 있는가, 소유 법칙을 지배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등등을 7장에 걸쳐 소개한다. 1장에서는 우리가 보편적 상식이라고 믿는 선착순, 따져보자 선착순, 지금은 나중에 와도 먼저 대접받는 세상이다. 확실히 그런 듯하다. 왜 그런지를 설명해준다. 2장 자리싸움, 점유의 법적 권한은 90%가 아니리 10%라고, 음식점이든 찻집이든 여기 자리 있어요. 라는 표식으로 물잔을 두 던, 가방을 놓아두던, 휴대전화를 놓아두던…. 사람이 있음을 누군가에게 알리는데, 이때 흔히 듣는 말 이 자리 전세를 냈어요. 라는 반문, 그런데 실제로 그럴 수도 있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3장에서는 노동의 유통기한, 남이 뿌린 것을 내가 거두는 세상, 4장은 사유재산이라는 신기루다, 내 집은 내 성이 아니다. 5장 자궁임대(대리모)가 합법인 주도하고 있고 불법인 주도 있다(미국은 주별로 달리 규정하기에). 우리 몸은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것인데 왜 그런지 알아본다. 6장에서는 상속, 세금 그리고 불평등을, 마지막 7장에서는 모든 문제는 소유권으로 통한다.

 

모든 주제가 꽤 흥미롭다. 아마도 우리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일까 싶기도 해서 일터이다. 답은 뻔히 보이지만 왜 그런지 설명하기 힘든 질문들, 막연하게 생각했던 소유권은 내가 가질 권리라는 의미인데, 그 소유방식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이 책은 우리가 생각했던 소유권, 즉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땅을 찾아 나선 사람들을 다룬 영화 30년에 제작된 ‘파 앤드 어웨이’(1992, 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 여기서 나오는 랜드 런은 총성과 함께 출발선에서 달려 나가 깃발을 먼저 꽂은 사람에게 땅을 주는 오클라호마주의 정착민 유도정책, 여기서도 선착순이다. 누가 먼저냐가 대원칙이 어떻게 해서 적용되지 않을까, 라는 점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소유권, 우리의 관심사인데 이는 영원불변의 법칙이 아니라는 말, 우선 소유권의 핵심을 이루는 논리가 변화하고 있다. 부족한 자원을 맨 처음 어떤 식으로 소유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선착순- 먼저 온 사람이 임자-, 점유의 법적 권한은 90%-점유-, 내가 뿌린 것은 내가 거둔다-노동-, 내 집은 내 성이다- 귀속-, 내 몸은 내 것이다-자기 소유권-, 온유한 자들이 땅을 상속받는다-상속- 이라는 원칙은 변화한다는 말이다. 그 다름으로 소유권은 위에서 말한 6가지 논리가 치르는 전투다. 그러나 설계에 능한 자들은 이를 뒤집어엎어서 남의 것을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유권은 늘 일상을 조정하는 리모컨이라는 사실 이 3가지를 이해해야만, 자원을 가진 이들이 우리 행동을 그들 뜻대로 유도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그 조정하는 리모컨을 우리가 쥘 수도 있다는 말이다. 모두를 위해 공익적으로 쓸 방법도 여기서 나오기에….

 

소유권의 논리를 보자 ‘여우 사냥’ 오래된 이야기

 

130만 명의 미국 변호사들이 배우는 ‘여우 사냥 논쟁’이다. 말을 딴 A가 사냥개를 데리고 해변에서 여우를 쫓는다. 여우가 지쳐서 기진맥진한 순간에 B가 나타나 여우를 쉽게 죽여 가져다 버린다. A는 자기 소유물인 여우를 B가 가져갔다고 B를 고소한다.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줬을까 하는 문제다. 재판을 맡은 판사들은 선착순으로 야생동물을 소유하는 것에 모두 동의했는데, 무엇을 ‘먼저’의 기준을 볼 것인가에 의견이 갈렸다. 명백한 기준- 예측 가능, 다양한 사건에 적용 가능-과 표준적 잣대-전반적 지침제시, 개별 사건에서 공정한 결과도출 가능- 중 어느 쪽을 적용할 것인지, 다수결은 명백한 기준이었다. 즉 B에게 유리한 판결이다. 즉 먼저 포획해야 소유권이 인정된다. 이른바 선착순이다. 

 

선착순을 단지 먼저가 아니라 소유권 설계로 다른 목적과 가치를 부여

 

그런데 줄을 서는 사람을 고용해서 나 대신 줄을 서게 하더라도 선착순은 인정된다. 이 책은 이런 선착순은 단순히 ‘먼저’가 아니라 줄서기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것을 소유권 설계라고 표현한다. 

 

듀크대 농구 경기 입장권 배부 방식을 눈여겨보자. 대학원생들에게는 캠프 아웃이라는 행사를 통해서 경기 입장권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아주 특별한 팬덤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고, 동문들에게는 입장권을 사전 구매하게 하고, 추첨을 통해 입장권을 배부하기에 몇 년을 기다릴 수도 있다. 그리고 학부생들에게는 경기 시작 두 달 전에 체육관 앞에서 텐트를 치고 기다리게 하는 것, 이것이 이른바 소유권 설계다 이를 통해 듀크대는 이런 정책을 통해 열광적인 팬을 만들고, 관중이 꽉 찬 경기장, 괜찮은 수익…. 단지 선착순만으로는 이런 것들이 생길 리 만무하지 않은가, 

 

여기에 소유권의 대척으로 등장하는 논리 무소유(공유)의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소유권은 우리가 잠시 소유하는 사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떠다닌다. 체험하는 삶인데, 소유하는 삶에서 체험하는 삶으로 바뀌면 어떻게 될까?, 지은이들의 공유경제에 관한 생각은 어떨까, 우선 공유경제는 과시적 소비를 부추긴다. 뷔페식당을 가서 같은 돈을 내고 적게 먹으려는 사람이 있을까, 못 먹어도 Go다. 마찬가지로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싸질수록 사람들은 다양하게 소비할 것이다. 개별 소비량은 줄어도 전체 소비량은 늘어날 것이고…. 공유경제는 부를 소비한다. 물론 이에 대해 반박할 사람도 있고 이를 뒷받침할 논리와 이론이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 낙관론은 소비자가 딱 필요한 만큼만 서비스를 구매하리라 전망한다. 그래서 아무것도 낭비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랬으면 좋겠다. 정말로….

 

지은이들이 말하는 것은 소유권의 진정한 의미와 왜 그것이 필요한 것인지, 양면을 함께 들여다보자는 말이다.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를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시장, 협력적 소비이건 긱 경제이건 이웃 경제이건…. 현대의 소비방식이라는 것의 이면 또한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새로 산 차량에서 나던 냄새, 새로 산 집의 문을 열 때의 설렘…. 사람은 자신의 인생 시기마다 소유의 기쁨이 있었고, 소유의 감각은 실제 피부에 와 닿았다는 말이 새롭게 들린다. 

 

소유권이란 나름의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이 우리를 지배한다고... 이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겠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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