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루크 키오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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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디언 케이스 

 

1829년에서 1920년대까지 세계의 시장, 농업의 지평, 정치·경제적 변화를 일으킨 작은 식물 이동 상자…. 농작물이 대륙 간을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바나나의 원산지가 어디였는지 묻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만, 바나나 농사를 지을 수 있는지, 경제성은 있는지….

 

이 책은 식물을 운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세기에 걸쳐 담아냈다. 평범한 의사, 아마추어 박물학자가 발명한 워디언 케이스가 나오기 전에는 식물을 운반하는 것은 어렵고도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워드는 특허를 내지도 않았지만, 후대의 사람들은 교활하게…. 어쨌든 간에 워디언 케이스는 기술수단으로서 식물 운반의 가능성을 열었고 밀폐 상자로서 식물과 식물 이외의 부산물을 운반했다. 즉, 환경을 운반한 셈이다. 

 

환경은 천적과 원하지 않은 질병까지 옮겨 다니게 됐다. 1920년대 이후에는 워디언 케이스는 환경의 인식전환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지만….

이 책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는 워디언 케이스의 가능성과 역사적 전개로 구성됐다. 

 

워디언 케이스의 발명

 

워드는 식물을 유리 속에 넣고 런던의 자기 집에서 4년간 키운 끝에, 유리 상자에서 물 없이 장기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1833년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 당시에 가장 먼 거리였던 런던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양치류, 이끼, 풀을 두 상자 가득 채워, 보냈는데, 시드니에 도착할 때까지 잘 살아있었다. 그 상자에 호주에서 자생한 식물을 채워 런던으로 살아있는 채 도착했다. 

 

밀폐 상자, 물도 줄 필요도 없고, 밀폐된 유리 용기만 필요할 뿐이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 발명은 아하~하는 단계에서 실용적으로 이용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워디언 케이스의 역사 속으로 

 

이를 계기로 온 세계로 퍼진 워디언 케이스는 영국의 큐 왕립식물원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식물 관련 기관들이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 식물원을 조성하는 기반이 되기도 했으며, 식민지 원산지인 농작물이 자원화 ? 바나나, 코코아, 고무, 차 등- 상업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식물 검역 규제 

 

검역 논쟁은 이해관계가 엇갈린 집단- 식물탐험가와 곤충학자-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해충과 천적이 함께 옮겨오기도 했지만, 아무튼 미국의 검역 규제는 대서양 반대편의 영국과 유럽에 자리한 종묘업 회사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져왔다. 

 

식물 검역은 20세기 초 논란거리가 된 문제였다. 당시 검역은 작물과 가치 있는 식물 자원을 보호하는 예방 조치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는 국제적인 식물 거래 활동은 물론, 흥미로운 신종식물뿐만 아니라 종축용-좋은 종을 얻을 목적으로 번식에 사용하는 식물-을 탐색하는 과학자들의 활동에도 차질을 주었다. 

 

이런 움직임은 1951년 다자간 국제 식물 보호 협약이 채택되면서, 워디언 케이스가 지배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 책은 워디언 케이스가 단지 식물의 국제간 이용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주목받았던 이면에 그 안에 담긴 생명체의 활동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데, 오히려 이 부분이 흥미롭다. 

 

워디언 케이스가 발명으로 식민지 내에 경제성 있는 농작물의 집단재배, 농장산업의 발전 계기 등, 세계사의 지형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의 함의는 무척 크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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