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과 버섯구름 -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학고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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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지은이들은 신문기자로 오래 일했다. 국제문제와 역사, 분쟁과 테러, 재해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안 썼던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다. 

 

이 책<성냥과 버섯구름>은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준 불씨, 언제든지 불을 얻을 수 있게 된 성냥의 출현 이면에는 성냥을 만들던 노동자들이 얼굴이 녹아내리는 산재를 당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었다. 버섯구름으로 상징된 핵실험, 프랑스, 미국, 중국 등지에서 벌어지는 핵실험은 과학의 성과가 아니라, 수십만 명의 피해자를 만들어 냈고, 그들이 살던 땅에서 강제로 이주하게 된 역사. 이 역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일상이 세계사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은 3장 체제다. 1장에서는 미처 몰랐던 물건들의 이야기는 2000년 전에 배터리가 있었다고, 콜럼버스를 놀라게 한 고무공, 여성의 몸에 자유를 더해준 생리대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2장은 그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제목 아래 수에즈운하가 막히면, 예루살렘은 누구의 땅인가, 21세기의 해적들, 아프가니스탄은 왜 제국의 무덤이라 불릴까 등이 실려있다. 3장 알고 보면 더 흥미진진한 세계에는 한 잔에 140리터 물먹는 커피, 말라리아 백신은 왜 만들기 어려울까, 고래를 죽인 섬사람들….

 

한때 뉴스에서 간단하게 보도됐던 것들의 뒷이야기를, 배경을 찾아본다. 꽤 흥미로운 기획이다. 24개의 에피소드….

 

임신은 어떻게 선택됐는지

 

저출산 초고령사회, 70년대 새마을운동과 세트였던 산아제한 인구가 더 늘어나면 안되는 데라는 우려 때문에 이제는 아 옛날이여가 됐지만, 지금은 국가 아이를 키워줄 테니까 제발 아이를 낳으라고, 그런데 사정은 여의치 않다.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을 한 10년 저렴하게 살게 해 주고 아이들이 늘 때마다 임대료는 더 싸게, 주택면적은 더 넓혀주는 긴 호흡의 정책이라면 어떨까, 

 

이 글에서 재미난 내용 중 하나인 임신은 어떻게 선택됐는지를 보자. 

 

1950년 어느 날 밤, 미국의 생물학자 그레고리 핑커스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인생을 바꿔놓을 여성을 만났다. 71세의 간호사 출신으로 평생 여성의 피임권리를 주장해온 운동가 마거릿 생어였다. 알약으로 피임할 수 있을까요? 라는 제안을 받는다. 결국에는 만들어졌는데, 연구 과정에서 여성의 몸에는 자연적인 피임 메커니즘이 있었음을….

 

양 창자 콘돔에서 경구피임약까지, 기나긴 역사를 생동감 있게 적고 있다. 피임의 역사는 수천 년 전부터, 기원전 18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 카훈 파피루스에는 이집트에서 전해 내려온 부인과 치료술이 적혀있었다. 거기에 실린 피임법은 아카시아 나무 진액 등을 여성의 질 속에 넣으면 임신을 피할 수 있다고…. 성서에 실린 질외사정, 콘돔을 사랑한 국왕과 호색한, 18세기 유명한 카사노바도 콘돔을….

 

산호초에 버섯구름이 솟았다

 

1966년 프랑스는 무루로아 환초에서 대개 중 핵실험을 했다. 50년 만에 공개된 무루로아파일,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환초인 무루로아, 1996년까지 193회 핵폭발이 있었다. 2021년 3일 프랑스 학자들과 독립 언론 디스클로즈, 미국 프린스턴 대학, 영국의 환경 관련 연구 기업 인터프리터 등은 프랑스군이 기밀 해제한 문서 2,000여 건과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 “무루로아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결과는 11만 명이 방사능에 노출돼 건강을 잃은 것으로….

 

자 또 보자, 신장웨이우얼은 핵실험으로 얼마나 오염됐을까?

중국 신장웨이우얼 지역에서 나온 물품이나 원료로 사용된 것들에 대한 미국수입금지조치(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 2022년 6월 발효,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된 위구르는 실은 1960년대 중국의 주요 핵실험장이었다. 1964년부터 타클라마칸사막 일대의 롭누르에서 수 십 회에 걸쳐 핵실험을 했다. 2012년 중국 정부는 과거 핵실험으로 오염된 롭누르 말란 핵 기지 오염정화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미국은 1996년 7월까지도 중국이 여기서 실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그저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던 현상들, 사건들이 어느 순간에 같은 맥락에서 혹은 역사적으로 이어졌음을 본다. 세상사, 세계사 뒤집어보는 재미도 있다. 아마, 이 책이 그런 류가 아닌가 생각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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