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밸리로드 - 조현병 가족의 초상
로버트 콜커 지음, 공지민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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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가족과 붙어 지내는 것이다

 

이 책은 열 두 명(아들 10명, 딸 2명)의 자녀 중 여섯 명이 조현병에 앓고 있는 한 가족의 슬픈 역사를 기록한 논픽션이다. 이들의 어머니 미미의 인간 승리이기도 하다. 샘 밀스의 <돌보는 사람들>(정은문고, 2022)의 자전적 기록처럼, 조현병을 앓는 아버지를 돌보면서 조현병을 이해하려 공부했고, 아버지 기억의 파편들 속으로 들어가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이 책의 미미는 닮아있다. 조현병은 통합실조증으로 불리는데, 예전에는 한데 뭉쳐있어야 할 정신이 분열됐다고…. 그래서 조현병이라 불리기도 했다. 

 

1950년대까지 치료방법은 폐쇄 병동에 감금, 구속되는 등 비인권적 치료밖에 없었다. 항정신병 약물이 개발되기 전까지….

 

이 책을 통해 정신의학의 역사를 엿볼 수 있고, 조현병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두 세대 전까지 즉 이 책의 주인공들이 태어난 1945부터 1965년까지의 시대는 조현병을 일으킬 수 있는 취약성은 유전된다고 알려졌고, 조현병의 원인으로 조현병을 만드는 어머니-자녀들이 모두 완벽하기를 바라며, 아이들의 모든 면을 지배하는 성향이 있는-과 가족 간 이중구속 소통 방법 등이 주장되기도 했다. 

정신의학의 발달에 따라 정신증도 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단순한 반응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캘빈 형제 여섯 명의 정신질환- 조현병 연구의 열쇠가 되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해인 1945년에 태어난 첫째 도널드, 1965년에 태어난 막내 메리에 이르기까지 20년간 12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이들 중 여섯 명(도널드, 짐, 브라이언, 조지프, 메슈, 피터)이 조현병을 앓았다. 당대의 정신의학계는 조현병에 관한 정리 혹은 통일된 인식이 없었다. 정체와 발병원인, 그 치료방법 등에서 다양한 견해가….

 

이때 어느 연구진이 캘빈 가족을 알게 됐고, 한 가족 중 여섯 명의 형제에게 정신질환이 발생한 사례를 발견한 연구자는 없었다. 1970년대부터 캘빈 가족은 조현병 연구의 열쇠를 찾으려는 연구자들의 중요한 연구대상이 됐다. 캘빈 가족은 그들이 조현병 연구에 뭘 이바지했는지도 최근까지 몰랐고, 연구자들이 그들을 통해 얼마나 큰 희망을 품었는지조차….

 

가족 이야기 

 

아버지 돈(공군 장교 출신)과 미미의 삶, 그리고 첫째 도널드를 시작으로 여섯 명 모두가 조사대상이 됐고, 이 조사 과정 중에서 여러 가지 유전적 소인과 돌연변이 등 다양한 형태와 증상으로 나타났다. 폭력성을 드러내는 형제들, 이로 인해 이웃과의 갈등을 일으키고, 그 결과 이웃과 주민 그 누구도 캘빈 가족을 찾는 사람들이 감소했다. 미미 또한 모든 것을 부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웃 누군가의 집에 도둑이 들거나 동네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어느 집에 물건이 없어졌거나 하면 우선 의심을 눈초리가 캘빈 가족에게로….

 

과학자들은 캘빈 가족을 비롯하여 여러 가족을 연구한 결과, 조현병은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다. 조현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품고 있다고 해서 모두 조현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조현병은 분명 유전질환이지만 항상 유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조현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아직 헤아릴 수 없는 영역이다. 

 

열 두 명의 대가족 삶의 기록…. 입·퇴원을 반복할 정도는 아니지만, 통제력과 자제력을 잃어버린 이들은 고삐 풀린…. 이렇게 슬픈 가족이 있을까, 돈과 미미라는 부모의 낙관적인 태도와 이들 형제를 돌봐야 하는 미미, 어느새 그녀는 거칠어지고, 늘 생각하는 것이 힘들다. 한 울타리에 있어도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이들 가족은 행인가 불행인가?

조현병을 이해하는 데 꽤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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