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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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이 책은 그림책 심리학이다. 문장으로 이루어진 일기나, 책보다 글씨 하나 없는 그림, 그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단다. 독서 치유 심리학자 김경아, 늦깎이라면 늦깎이다. 삼십 대 중반에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여 학부 시절 전공했던 국문학, 결국책과 그림책으로 돌아온 그의 통찰력과 경륜이 글 속에 넘쳐난다. 

 

 

 

 

내면 아이와의 직면- 감정의 찌꺼기를 떨어내고

 

그림책을 읽다 보면 내면 아이-내면 부모와 대치되는 것으로 교류 분석의 아이 자아와도 비슷하다. 뇌 속에 저장된 어린 시기의 기억은 개인의 정서에 관련된 기억을 설명해 주는 중요한 경험적 자원이다. 내면 아이의 발달은 부모의 양육 태도와 관련이 있다. 자녀의 성장과 성격발달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의 산물이다. 내면 아이 치료는 어린 시절의 발달과정을 회상하게 하고, 각 발달단계의 해결 욕구와 미해결 상태를 발견하도록 해준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어린 시절에 해결하지 못한 슬픔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림책을 보는 동안 내면 아이, 정서적 아이의 감정, 즉 내 안에 쌓인 묵은 상처와 흔적이 툭, 하고 떨어지는 감정의 찌꺼기를 처리한다, 이것이 그림책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유의미한 치유 도구가 되는 이유다. 내면 아이와 살인을 도모하는 내면 아이 치료는 어린 시절의 발달과정을 회상하게 하고, 각 발달단계의 해결 욕구와 미해결 상태를 발견하도록 해준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어린 시절에 해결하지 못한 슬픔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면 아이와 관련된 소설, 카르스텐 두세의 <명상살인 2-내 안의 살인 파트너>(세계사, 2022)도 있다. 

 

이 책은 심리학의 기초를 닦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아울러 책을 소개한다. 꽤 특별하다면 특별한 책이다. 6장 체제이며, 1장~6장까지 지그문트 프로이트, 카를 구스타프 융, 알프레드 아들러, 앨버트 앨리스, 게슈탈트심리학과 빅터 프랭클을 소개한다. 여기서는 프로이트와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과 관련있는 책과 그림책을 함께 엿보는 정도에 그친다.

 

인간의 절대성을 무참히 깨뜨린 세기의 사건 “무의식”

 

프로이트의 소개는 깔끔하게 정리했는데, 인간의 무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당대의 인간에 관한 인식을 뒤바꿔놓은 세기적인 사건으로 불린다. 결국, 나라는 존재는 나 자신의 주인일 수조차도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기에 인간의 절대성을 믿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렇다면 무의식의 존재는 어떻게 생겼을까? AI도 밝혀내지 못한 것이지만…. 관련 책으로 조미자의 <불안>을 들고 있다. 길을 걷던 아이는 굴러온 작은 공들 때문에 놀라고 당황해서 미끄러진다. 아이를 불편하게 만든 공은 구멍 속으로 떨어지는데….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상처나 아픔의 은유다. 다음으로 정현진의 <하마가 꿀꺽>은 무의식이 어떤 형태로 사람을 삼키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란다. 

 

꽤 흥미롭다. 끈을 당겨 무의식을 확인하고 의식 세계로 끌어와 마주하는 직면을 맞닥뜨림, 혹은 대결이라고도 한다. 

 

가면을 융, 그림자를 밟고 서다

 

이렇게 소개하는 심리학자 혹은 심리학의 핵심점을 책과 그림책을 예시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카를 구스타프 융은 분석심리학자다. 지은이는 가면을 융, 그림자를 밟고 서다로 표현했는데, 한번 보자. 융 심리학 개념 아니마, 아니무스도 있다[한국의 융학파로는 이부영 선생의 <분석심리학>(일조각, 2011)<아니마, 아니무스>(한길사, 2021)], 이 책에서는 올가 토카르추쿠 글,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잃어버린 영혼>(사계절, 2018)을 소개하고 있는데, 자아와 그림자가 통합하지 못하고 영혼을 잃어버린 채 숨 가쁘게 달려온 얀의 이야기다. 틀에 박힌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남자가 어느 날 출장길 호텔 방에서 숨 막힐 듯한 통증을 느끼는 순간, 그 어떤 것도 기억해내지 못했던 자신을 발견한다….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 무슨 일 때문에 와 있는지….

강밀아 글, 최덕규 그림<착한 아이 사탕이>(글로연, 2011), 결국 융은 내가 나의 주인의 되는 법을 말하고 있다. 

 

심리학과 그림책이 전하는 위로

 

이렇게 심리학자의 이론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서 책과 그림책 속에서 그 개념을 찾아 함께 해석하고 읽는다. 이런 과정에서 치유가 되는 듯하다. 

 

 

 

 

이 책은 아주 독특하다면 독특하다. 심리학자들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말이다.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라는 책 제목의 함의도 알 듯하다. 감정이 메말라 슬픈 장면을 보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게 아니라 슬픈 장면인 줄 모르기에 눈물이 나지 않는다. 울음이란 정서상 막힌 것을 뚫어주기도 하고 답답함을 풀어주기도 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런 감정 다루기조차 어설픈 현대인….

우리는 자아와 그림자를 통합하지 못한 채 죽어라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인가, 왜 달리는지 그 이유도 모르면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이 책에 실린 책들만 챙겨봐도 내 안의 내면 아이, 정서적 아이와의 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 꽤 재밌는 책이다. 그리고 술술 읽힌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 이 책 뒷부분에는 고맙게도 심리학자의 이론과 관련된 책과 그림책 목록이 실려있다. 아주 귀중한 정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목록에 올라온 책들을 읽어보면 뭔가 다른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심리학과 그림책이 전하는 위로라는 말은 바로 이런 것이리라….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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