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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 환경을 생각하는 당신이 들어보지 못한 기후과학 이야기
스티븐 E. 쿠닌 지음, 박설영 옮김, 박석순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7월
평점 :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책 제목이 꽤 자극적이다. 이 책<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은 물리학자 스티븐 E.쿠닌이 쓴 책이다. 그는 BP(영국국영석유회사)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을 진행했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 과학차관을 지내면서 이른바 '지구를 구하는 일에 동참'했음을 자랑스레 여겼다고, 그러다 2014년 미국물리학회로부터 의뢰받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현재 기후과학이 예상보다 훨씬 학문적 완성도가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자료들을 살피고, 연구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이러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지은이는 기후과학이라는 부문에서 지구가 진짜 망하느냐는 화두에 천착, 망하지 않을 방법을 모색해 보려 한다.
우선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여러분의 연구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하십시오. 이쪽이나 저쪽으로 판단을 유도하는 정보만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이 문장은 '과학의 진실성'이라는 캘리포니아공대 즉, 칼텍정신의 핵심으로 물리학자 파인만이 1974 이 대학 학위 수여식에서 '화물숭배과학자'라는 제목으로 한 유명한 연설 중 일부다
그는 언론-대중은 기후에 관한 정보를 거의 언론을 통해서 얻는다-의 침소봉대와 공포 조장이라는 악의적 의도가 인류를 향한 '기후변화'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정도를 넘어서 절망적인 환경 주의론을 퍼트렸다고 본다. 이와 같은 맥락의 마이클 셸런버거는 <지구를 구한다는 착각>(노정택 옮김, 부키, 2021)에서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란, 특히 최근 만연하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 환경운동 진영과 과학계뿐만 아니라 언론과 대중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북극곰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아마존이 불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나오미 클라인<미래가 불타고 있다-기후재앙 대 그린뉴딜>이 순희 옮김, 열린책들, 2021),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유일한 길인가? 헷갈린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 이런 소리를 대놓고 하면, 몰매 맞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은이가 하는 말과 셸런버거가 한 말은 같은 맥락이다. 자꾸 헛소리만 하지 말고, 기후 위기가 뭐야, 자료를 내놓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설명을 해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 앞부분에다 유엔과 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기후과학 평가서, 그리고 근래에 게재된 연구논문에서 발췌한 세 가지 사실을 들어서 현재 기후 위기 현상을 말한다.
첫째, 인간이 지난 100년 동안 허리케인에 미친 영향은 감지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하다.
둘째, 현재 그린란드 대륙빙하가 줄어드는 속도는 80년 전보다 빠르지 않다
셋째,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주는 순경제적 영향은 적어도 금세기 말까지는 아주 미미할 것이다.
도대체 뭔 소리야. 이게, 기후 위기라고 유엔의 관계자가 탄소중립 달성 못 하면 우리는 자살골을 넣는 거여라는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사고가 존재한다. 인간이 기후를 망가뜨렸고 기존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종말이 닥칠 거라는 마치 지구 종말이 올 것이라는 이야기와 아니 기후변화에 인간이 미친 영향은 미미할뿐더러 아직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는데, 라는 것. 왜 이렇게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날까?
기후과학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으로 제대로 된 기후모델을 얻기 어렵다.
하지만, 탄소저감을 위한 손 쉬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기후변화를 보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관한 지은이의 이야기, 즉 설명이 펼쳐진다. 온난화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것, 여기의 주인공은 정부를 비롯해, 유엔이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인간이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 정태적이고 단기적으로 한정해서 본다면,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 그리고 바닷물 흐름의 영향으로 생겨난 쓰레기 섬을 보며 우리는 놀란다. 셸런버거는 미세플라스틱도 시간이 지나면 분해된다고,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데….
또 보자 우리가 2050년까지 달성해야 할 탄소중립, 여기에 얽힌 진실을, 과연 그러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지은이, 태풍이 증가하고, 강수량이, 게릴라성 호우가, 모두 기후변화 때문이라면 수긍한다. 나 역시도 그러하니까,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탄소제로라는 근거 없는 환상, 기후모델은 애초 제대로 된 거야? 라는 의문, 여기에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플랜B라는 게 있다고….
태양복사 에너지 관리, 즉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지구공학적 접근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적응전략, 인간은 약 400년 전 소빙하기를 비롯하여 수많은 기후변화에 적응해왔다. 효과적인 적응전략은 지역별 기후변화를 확실하게 예측하는 능력과 다양한 적응전략의 비용 편익을 평가하는 틀을 결합해야 할 것이다.
기후과학의 수준 향상과 학제 간을 넘어선 연구자들의 장기적, 지속적, 과학적 노력만이 기후변화를 제대로 측정하고,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역시 돈이 문제다. 지은이는 그 외에도 언론의 보도 태도, 부채질, 침소봉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 말라고 주문한다. 이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메테인을 막는 것과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 석탄을 직접 태우지 않고 가스화하는 첨단 석탄발전소. 연비가 높은 차, 하이브리드 차, 전기차 등의 적극 도입, 거기에 저탄소 기술의 추가 연구개발이다. 여기에 적절한 정부의 노력이 더해져야만,
결국 기후과학의 고유한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관한 훌륭한 사례연구이자 기후 정책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잘못된 정보전달 현상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 이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