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세오경의 진실 -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대한 과학적 강해
류상태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7월
평점 :
모세 오경의 진실이란 제목의 이 책은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관한 강해다. 너튜버를 통해 6개월 동안 진행 창세기 1장에서 25강 신명기 27~34장 모세의 유언까지를 정리해서 출판한 것이다.
지은이 류상태는 목사였다. 그의 따끔한 말, 당신보다 더 많이 그리고 깊이 공부한 현장의 목사나 교회 밖에서 연구하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성서학자들, 이런 사람들이 당신보다 실력이 부족해서 이런 강해를 세상에 내놓지 못한 게 아니라, 교회 내에 흐르는 암묵지- 조직의 논리와 질서-를 거스르기 어려운 처지라는 사정이 있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교회 목회자에서 벗어나, 목사라는 직업도 버리고 그저 성서 자체만을 놓고 이야기하려 한다.
기복신앙에 가까운, 예수를 믿지 않으면 불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유치한 선교, 아니 선동에 반기를 든다. 성서, 즉 거룩한 말씀은 어느 종교든 존재하며, 그 어느 것이 우위에 선다는 사고, 유일사고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요. 오만이자, 교만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른바 근본주의 신앙에 젖어 ’알보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대학원 졸업 무렵에는 기독교에 대한 절망감으로 방황했다고 한다. 그때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여전히 성서의 언어를 모두 사실을 언어인 것처럼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면 그것은 커다란 왜곡이고,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왜 모세 오경을 살펴야 하는가,
기독교로 아파하고 고민하는 이웃이 너무 많다. 이 때문에 지은이는 목사직을 버리고 교단을 떠난 이후에도 기독교
의식개혁 운동을 하고 있다. 종교는 머리로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종교적 체험으로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해야 성서에 온전히 다가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의식개혁의 중요한 축이 ’성서 무오류설‘이다. 정말로 성서는 오류가 없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성서 자체로 들어가 탐구, 진실발견을 해보자는 것이다.
창세기 1장, 역사냐 신화냐
창세기 1장 1절은 유일 신앙의 대전제다.
<개역 개정판> 성경전서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공동번역>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16쪽
태초란 한처음이라고 번역했는데 이것은 삼라만상이 존재하기 이전의 맨 처음, 시간과 공간조차 존재하기 이전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는데 신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거의 없다. 이 거의란 의미는 이견이 그냥 없다가 아니라 거의 없다는 의미는 전통적인 유일신 신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란다.
이 일이 역사냐 신화냐,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창세기를 역사적 사건으로 믿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지은이는 그 예로 문재인 정부 출범 3개월(2017.8)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포항공대 박 모 교수를 지명, 그는 창조과학회 이사였다. 창조과학회는 세상의 역사가 고작 6천 년밖에 안 됐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이었다. 빅뱅으로 인한 우주 탄생설, 지구 나이가 45억 년이라는 과학계의 정설을 뒤집고, 불과 6천 년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낙마하게 됐지만….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게 성서 강해서 아니라는 점을 언급한다. 근본, 교조주의란 이렇게 무섭다는 말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모세가 지팡이를 바위로 쳤더니 물이 솟아 나왔다거나, 그가 손을 들면 전쟁에서 이기고 손을 내려면 졌다는 이야기는 척박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그저 살아남기 위해 수호신과 그의 사자에게 처절하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간절한 처지를 이해하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설화일 뿐이다. 마치, 북한의 지도자가 솔방울로 뭘 만들어 굶주린 인민들을 먹였다는 말…. 전설이다. 그만큼 절박한 사정이었다는 말이다.
지은이는 시원하게 말한다. 성서가 고작 이런 모세 설화를 담은 책에 불과하다면 굳이 기독교에 남고 싶지 않겠다는 사람들에게 떠나라고 한다. 그래도 종교 세계를 떠날 수 없다면 불교라는 아름다운 종교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라고, 굳이 기독교를 떠나기 싫다면 가톨릭, 또는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애쓰는 열린 교회로 옮기는 방법도 있다고 말한다.
창세기 1장은 인간존엄에 관한 선언이다. 인간존귀=하나님 존귀
우리는 성서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마음과 가슴이다. 믿음으로 읽어야 한다. 역사나 신화냐를 떠나서, 창세기 1장을 읽는 사람들은, 사람은 스펙이나 인종, 피부색, 학력, 능력과도 상관없이 존재 자체로 존귀하다는 것, 하나님처럼 존귀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것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창조 섭리는 거스르는 죄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이 점이다. 사람의 존귀함, 존귀하게 대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