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의 미래 - 미중 전략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
이승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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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미래는 과연, 미·중에 줄서기로 갈 것인가, 탈동조화, 제3의 진영을 꾸릴 것인가,

 

이 책은 미국과 중국이 정치, 경제, 기술, 자원 등 여러 측면에서 세계의 주도권을 다투는 현상을 다루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미·중의 전략 경쟁과 지경학의 국제정치(이승주), 신세계 질서와 안보-미국의 전략(전재성), 신흥기술 안보와 미·중 패권경쟁(김상배), 미·중 무역전쟁(이승주), 디지털패권경쟁과 초국적 데이터 거버넌스(유인태), 미·중 희토류, 희귀금속의 패권경쟁(김연규), 미·중 전략 경제 아래 놓인 중국경제(김용신)로 구성됐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내놓은 연구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구도를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인데, 양국의 경쟁 과정 혹은 결과에 따른 권력 이동의 진행과 같은 구조적 요인, 양국의 전략적인 상호작용, 제3국에 대한 대응전략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남, 북)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다차원적 복합게임의 미·중 전략 경쟁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 즉 패권적 질서가 약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하드파워 차원의 세계질서 변화를 선도하는 리더십의 소프트파워 차원의 변화가 동시 진행형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 구도는 다양한 장을 활용, 새로운 질서 수립을 경쟁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승주는 다차원적 복합게임으로 설명한다. 한편 중국 정부는 국내의 거대한 내수 시장에 대한 접근을 기술획득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기술이전 효과)으로 외국투자 기업을 유치, 수출산업을 키웠다. 중국의 산업정책확대와 무역분쟁은 한 틀이다. 정책의 확대추진이 무역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차원으로 여러 장을 연계하는 전략은 단일쟁점에 일어날 수 있는 낭떠러지 전략이 아닌 주고받는 원-원 구도를 지향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한쪽에서는 상대국을 압박하고, 또 한쪽으로는 협상을 시도한다.

 

특히 김상배는 미국과 중국갈등의 격화요인으로 신흥기술(유럽에서 중국의 화웨이의 5G 기술을 두고 백도어 등을 의심하는 등의 화웨이 사태 등)에 주목했다. 세계는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들 사이의 경쟁으로 전개되는 디지털 지정학 시대로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새우싸움에 고래등이 터지면 뉴스, 미·중의 경쟁결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새우싸움에 고래등이 터진다면 뉴스거리겠지만, G1, G2의 경쟁이 무에 새로울 게 있나, 한쪽은 자본주의 또 한쪽은 사회주의 각 진영의 대표 격으로 국제무대에서 격돌,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무역, 희토류, 신흥기술, 군사, 디지털 등, 이른바 전방위적인 총성 없는 전쟁판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어떤 태도를 그리고 이 와중에서 뭘 어떻게…. 자칫 잘못하면 진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날 수도 있겠다.

 

헤징이 최선인가? 오래되고도 새로운 “중립”개념을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결론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 미·중 전략 경쟁의 영향을 확실히 전 지구적이다. 체제적 차원과 개별국가 차원에서 봐야 하는데, 미·중 양자 관계에 대해 전략적 탈동조화, 관리된 상호의존, 경쟁적 재편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된다. 짐작하겠지만, 우리 세력권의 확대할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 미·소처럼 장막을 치는 대신에 상호교류를 하는 투과성 장막(유인태는 미·중 양국이 장의 연계를 시도하는 현상을 ‘경쟁하는 다자주의’ 관점에서 설명한다)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한반도가 아닌 남한의 전략적 대응을 언급하는데, 미·중 전략 경쟁의 원인과 결과에 관한 엄밀한 분석의 토대 위에서 가능하지만, 미·중 전략에 위에서 보는 것처럼 경쟁의 양상의 다면성만큼이나 해석의 다양성이 존재한다. 미·중 어느 쪽을 선택할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과 어떻게 균형을 유지할 것인가, 이른바 헤징이 선택의 딜레마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 그러나 사실 이는 이론상으로나 가능한 일이고, 실제로는 새로운 제3의 진영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가지 않을까, 현실에 부합하는 20세기의 규칙을 바꾸기 위한 리더십, 지구적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 책은 7장에 걸쳐 미·중 관계가 미·소 관계처럼 극단적으로 진영논리를 대척점으로 하는 자기편 꾸리기보다는 상호 경쟁적이면서도 교호 관계를, 즉 선린관계를 전제로 할 것이라는 미래 전망하고 있다. 마치 호수를 유유히 떠다니는 백조처럼, 하지만 물밑에서는 쉼 없이 물갈퀴를 움직이듯 수면 아래서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 이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여러 국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지은이들은 미·중 사이에서 한 발짝 물러나 현 상태를 규율하는 새로운 규범이나 규칙을 만드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꽤 민감하지만, 미·중 경쟁전략 속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할 것인지에 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지금과는 다른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갑자기 사마천의 <사기>가 떠오른다. 전국시대 패권을 두고 어떤 각 나라는 어떤 경쟁전략을 세웠을까, 아마도 두려운 적은 떨어뜨려 놓지 않고, 바로 곁에 두는 것이라면 경쟁 관계면서 교류를 지속하는 다차원의 게임 구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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