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병사의 전선 일기 - 제1차 세계대전의 기록 1914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4
바루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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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세계 1차 대전 발발, ‘어느 병사의 34일간의 전선 일기’


이 책은 지은이 바루가 어느 겨울날 도보여행을 하면서 길거리에서 노트 한 권을 발견하는데... 삽화가 있는 이 책은 가볍지만 않다.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자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쏜 총탄에 쓰러졌다. 한 달 후,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에 선전포고, 세계 1대 전의 서막이 열린다. 당시 삼국동맹이었던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이 대척점에 서 있는 삼국협상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는 일촉즉발…. 8.1일 독일, 러시아에 선전포고에 이어 8.3일 프랑스에도 선전포고했다. 8.4일 영국은 독일에 선전포고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단지 1주일 만에 유럽은 전쟁터로 바뀌게 되는데, 당시 이탈리아는 중립을 지키다가 삼국협상이 확대된 연합군 측에 가담하고, 미국이 연합군에 가세….

어느 병사는 8.3일 프랑스 정부가 내린 총동원령을 따라, 이미 성장한 두 아들의 배웅을 받으며, 전선을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이날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는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이 일기는 프랑스군의 전열을 엿볼 수 있다. 점심 요깃거리로 토끼사냥을 다니고, 마을에서 돼지 한 마리를 사서 먹는 풍경과 당대의 기술로 대량 살상, 무기가 등장,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장거리 대포에서 불을 뿜고, 기관총, 수류탄에 잠수함까지…. 육해공이 모두 출동한 전쟁터에서 한가롭게 돼지 잡고 토끼를 잡는 풍경은 뭐란 말인가, 누구라도 그러했듯이 이 전쟁도 이러다 끝나겠지. 뭐, 라는 예상을 뒤집고….


일기에 적힌 나날들, 고향에서 온 편지를 기다리는 어느 병사의 모습과 전쟁은 꽤 대조적이다. 어느 병사는 이 전쟁은 곧 끝날 거로 생각했다. 그가 8.3일 쓴 일기- 출발하는 날이다…. 아내, 아이들, 가족들과 작별해야 한다(중략), 머지않아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있을 테니까- 라고 적고 있다. 그런데 이 병사의 소박한 생각과 달리 무려 4년 동안 죽고 죽이는 전쟁의 가운데로 휘말려 들어간다.


9월 5일 일기는 여기서 그친다. 전쟁터의 상황이 하루를 반추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 상태에 들어갔을지도…. 아니면 여기저기 사람이 죽고 다치고, 자신도 상처를 입고, 군 병원에 입원 그곳 풍경을 적기도 했다. 이후, 한가롭게 일기를 쓸 여유가 없어졌는지도….


이렇게 영문도 모르고 전쟁에 동원된 이들은 하나둘 죽어나가, 4년 동안 약 4천만 명, 대한민국 인구수만큼의 사상자를 나온다. 전쟁에 참여했던 사람 중 1천만 명이 죽고, 2,700만 명의 부상자, 장애를 입은 사람도 600만 명, 남편을 잃은 여성이 400만 명, 고아 800만 명, 아예 한 세대를 통째로 잃어버린 셈이다. 도데체 누구를 위한 광란의 춤인가, 누구를 위하여 미친 칼을 휘두르는 것인가?, 식민지쟁탈과 자본주의 시장으로... 1914년 이날은 인간의 저지른 어리석은 자기면역병의 시작이었다. 


30년 후에 터질 또 다른 세계 대전쟁을 예고하는 것인가…. 식민지 쟁탈에서 승리한 나라들, 가혹한 징벌을 받아야 하는 패전국…. 한가로운 병사….


어느 병사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을까?, 무엇 때문에 사람을 죽고 죽이는 전쟁을 할까,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가 군복을 입더니, 이상하게 변했다. 무서워졌다. 전쟁이란 그런 거야.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들어버리거든….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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