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러캔스의 비밀 - 살아 있는 화석 물고기
장순근 지음 / 지성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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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캔스의 비밀

 

장순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다. 남극연구에 평생을 바친 분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지금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명예 연구위원으로 있다고 한다.

실러캔스란, 미국 지질학자 루이아가시가 영국에서 발견된 화석을 바탕으로 지은 <화석어류연구>(1839년)에서 처음으로 붙여진 이름인데, 그 뜻은 꼬리지느러미 가속 속이 비어있어 ‘비어있는 가시’라는 뜻의 실러캔스였다.

 

실러캔스의 현존, 그리고 이야기들

 

고생물학을 전공한 장순근 박사는 실러캔스 이야기는 실러캔스의 발견, 표본 박제를 했던 마저리 코트니-래티머 박사와 소통했고, 관련 그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쓴 글이다. 실러캔스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가 됐던 스미스 박사,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 프랑스 등과의 보이지 않는 긴장 관계, 그도 그럴 것이 세기의 발견을 어느 나라의 연구자가 했느냐는 꽤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러캔스는 1938년 12월 남아프리카 찰룸나강 하구 부근에서 잡힌 이래 지금까지 수백 마리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란 만약에~ 라는 가정법은 없다. 아무튼, 실러캔스를 잡아 온 헨드릭 구센 선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당시 막 문을 연 자연사박물관의 표본관리자 코트니-래티머의 노력이 없었다면, 그리고 이를 알아본 스미스 박사의 실러캔스 서식지 찾기 위한 오랜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까지 실러캔스는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화석, 실러캔스

 

20세기에 발견된 살아있는 화석이란 멸종됐다고 생각했으나, 모양이 거의 변하지 않고 산 채로 발견된 고생물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메타세퀘이아와 은행나무도 그러하다. 실러캔스는 1938년 말, 남아프리카 해안에서 발견, 1997년 인도네시아 바다에서도 발견됐다. 바닷속 100~110여미터 깊이의 암석(동굴 등) 부근에 무리를 지어 사는데, 크기는 보통 10여년에 1~1.3미터 정도, 20년 정도면 1.7미터 물론 더 큰것도 있다. 개체 수는 500마리를 정도, 왜 숫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그 이유는 실러캔스의 일생과정에 답이 있다. 놀랍게도 실러캔스는 암컷은50년이 지나야 새끼를 낳을 수 있고, 수컷은 40년에서 69년은 되어야 성적으로 성숙한다고 그리고 임신 기간이 5년, 난태생인데 알을 많이 낳지도 않고, 보통 80-100년은 사는 것으로 추정되니, 말 그대로 현대과학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메커니즘이다.

 

생장이 보통 물고기보다 엄청나게 긴 실러캔스는 보호하지 않으면 진짜 멸종될지도 모른다.

 

지은이 장순근 박사는 우선 개체남획을 막아야 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적고 있다. 실러캔스 늘어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 마리가 탄생하는데 5년 동안의 임신 기간이 필요하니 말이다. 실러캔스의 서식지로 알려진 코모로이슬람연방정부는 1990년에 남획을 막기 위해 실러캔스를 우연히 잡으면(잡아 올리면 금방 죽어버린다. 우리가 아는 바닷물고기 ‘민어’처럼 깊은 물 속에서 살기에 그물이 끌려오는 충격으로 배에 올라오는 순간….) 신고포상금을 한 마리당 어부의 5년 수입인 150달러(15만 원 정도) 그러나 밀거래를 하면 1만5천 달러(1500만 원 이상)다. 보상금과 밀거래가격의 차이는 우리 바다에서 포획 금지한 ‘밍크고래’처럼 바다의 로또다. 이 역시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눈에 띄는 것은 일본의 적극성이다. 왜?, 지은이는 단지 일본 각지의 수족관이나 연구소에서 적극적으로 실러캔스 발견에 나섰다고 전하는데, 아마도 우리나라의 노력이 미진함을 에둘러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후쿠시마 수족관팀이 2006년에 모두 일곱 마리를 발견,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실러캔스라는 살아있는 화석의 신비와 비밀을 이야기하지만, 늘 그렇듯 위대한 발견에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람이 노력이 숨어있다. 장순근 박사는 이점에 관해서 겸손한 과학자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실러캔스 화석은 우리나라에 두 곳에 있다. 한 곳은 63빌딩(아쿠아플라넷63)과 부경대학이다. 모두 코로모이슬람연방공화국에서 보내준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지은이의 품성이 곳곳에서 배어 나옴을…. 실러캔스에 관한 이야기는 생명의 비밀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였다. 한편으로는 장순근 박사의 일생이 어떠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노자의 ‘무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나를 버리고 행하라…. 뭐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인간의 본능인 허영기가 나와, 일을 그르치고 말았을 것이기에…. 두 가지, 생명의 신비와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자세...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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