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위로 받으려 하지마 - 조금만 힘들어도 위로에만 의지하는 당신에게 던지는 쓴소리
예슬린(Yay, S. Lin) 외 지음 / 렛츠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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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받으려 하지마

 

이 책을 쓴 이유가 흥미롭다. 위로(慰勞), 네이버 사전에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이라 적혀있다. 이 위로의 한계, 위로에도 위계가 있다. 진심 어린, 형식적인, 그저 뻘쭘하니, 달리 할 말이 없어서 말치레라도…. 지은이는 위로의 한계성을 명확히 보자고 말한다. 위로 그 자체는 힘든 상황을 겪지 않도록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수 없다. 사람들이 위로받는 것에 중독되면 자신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지은이는 지금 우리는 위로중독사회를 살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헤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위로 의존증”은 버려라. 내 삶의 주체는 나고, 내가 개척해가야 할 길, 극복과 성장의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이 책은 스물아홉 가지의 단어로 시작하는 위로와 관련된 내용을 3부로 나눠, 1부 위로가 낭비되는 사회에 대한 ‘관찰’, 2부 위로만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단’, 위로받기에서 벗어나는 ‘치유’까지

 

위로, 나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싶어…. 위로를 받는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거나,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닌데, 그저 누군가에게 토로하고 알아달라고 하소연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여러분은 가져본 적이 없는지?, 아마도 여기까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위로’의 영역이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위로가 위로로써 효용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에 관한 이야기다.

 

위로중독사회

 

지은이가 말을 들어보자. “많은 사람이 스스로 위로받고자 일을 만들고 싶지 않거나, 자신이 위로받을 만큼 없어 보이는 사람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으면서도 근본적인 자신의 문제에 대해 해결하려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위로받으려고 하고, 혹은 위로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데 쓰는 에너지가 참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18쪽)

힘든 일, 우울한 일, 슬픈 일에 위로해 주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위로받으려는 사람은 더 인간적으로 보이고, 위로하는 사람이 더 인격적으로 성숙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위로하거나 받지 않는 행복한 사회를 꿈꾼다….

 

위로 중독증에 걸린 사람은 공감해 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의 관점만 옳다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스스로 처한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자신이 처한 불편한 상황을 자기 탓은 아니라는 것을 다른사람에게 확증받기를 원한다.

 

위로론

 

위로하는 사람은 위로받고자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만 대화해야 좋은 위로 점수를 받는다. 최선의 위로라는 걸 이렇게 인식한다. 진짜 위로인가, 위로받는 사람이 앞으로 행복해지는데 무슨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지은이,

하지만, 사람마다 살아온 길이 환경이 다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제각각의 방식이 있다. 위로의 한계성을 모르지는 않지만, 마치 마약처럼…. 습관화되면 스스로 일어서려는 자율, 자립심이 약해진다. 이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위로중독사회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지은이는 위로의 효용, 효과를 제한적으로 좁게 보고 있는 듯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위로”를 받는 이는 실은 그 위로가 현실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주술이나 마법과는 다른 것이기에, 하지만 적어도 정신적으로 위안을 받고, 내 생각이 옳고 그름의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들어만 줘도 되는 공감만 해줘도 좋아. 나를 이해해주려고 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을 거라는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제각각 받아들이는 정도로 다름을….

 

이 책은 충분히 훌륭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 사회가 위로중독사회로 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에피소드들- 반려식물 이들은 말을하지 않아 되려 위로를 받았다. 위로로 말의 공해인 셈이다. 위로해줬더니 사과를 하라네..이는 무슨 상황인가- 위로에 관한 내 무의식적 편견이 작동한 것인가 조심스레 생각을 더듬어 본다. "진정한 위로"라는 개념을 우리는 착각 혹은 왜곡, 편의적 해석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위로는 위로일 뿐, 일의 해결도 그 무엇도 아니다. 다만, 위로의 효용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고 자신이 왜 그런 처지가 됐는지, 누구보다도 먼저 그리고 이미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위로를 받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생각한 답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해보고, 지지받음으로써 자신을 스스로 다잡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보통 상담할 일이 있어라고 하면, 그건 이미 말을 꺼낸 사람에게는 준비된 답들이 있다. 이를 확인받고 싶어서 상담하자고 할 뿐인 경우가 더 많다. 여기서 상담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자는 의미다.

 

이 책은 참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귀찮을 정도로 읽는 중에도 정말 그런가, 반대의 경우라면 결과나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불쑥불쑥 끼어든다. 어쩌면 이는 지은이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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