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과 실성의 생활
정세진 지음 / 개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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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대디는 없나? 낯선 워킹 대디

 

이 책<성실과 실성의 생활>을 쓴 정세진 작가(글을 쓰면 작가다, 지은이란 말 대신 작가라 쓰련다)는 재치있고, 맛깔나게 글을 쓴다. 보탬도 없고 솔직하고 담백하게….성실을 바꿔서 적으면 실성, 동전의 양면인가. 하기야 성실이 지나치면 실성할만도 하겠다. 

 

대기업 근무하면서 일과 삶(생활), 워라벨을, 그리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떠났던 직원들이 다시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회사 복직 후, 육아휴직 중인 이들에게 “회사는 당신을 기다린다. 컴백 워킹맘”을…. 자신 있게 ‘애 좀 낳고 오겠습니다’(126쪽) 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는 요원한가, 대기업은 여성은 고사하고 계열사의 부장급 여성이 전체 사원의 0.002% 불과 수십명 수준...

 

 

 

 

600년 전보다 못한 오늘날

 

작가는 세종의 출산휴가 규정을 만들었다고

“여종이 아이를 배어 출산이 임박한 자와 산후 100일 안에 있는 자는 사역시키지 말라, 일찍이 법으로 세웠으나, 그 남편에게는 전연 휴가를 주지 아니하고 그전대로 구실을 하게 하여 산모를 구호할 수 없게 되니 한갓 부부가 서로 구원하는 뜻에 어긋날 뿐 아니라…. (중략), 이제부터 사역인의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그 남편도 만 30일 뒤에 구실을 하게 하라(세종실록 64권)(132쪽).

 

 

지금 2022년은 1426년보다 나아졌을까? 라는 물음을 던진다. 아마도 이 책의 가장 핵심문장이지 않을까 싶다. “아 거참, 애 좀 낳고 오겄습니다.“

 

육아기의 좌충우돌부터 복직해서 겪었던 일상들…. 비밀연차, 그렇다 콧구멍에 바람도 좀 쐐야 남편이고 아이고 없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150쪽), 워킹맘을 오래 하려면 자유시간 메뉴판이 있어야 한다. 30분, 1시간, 반나절…. 그렇다. 육아와 직장 업무 스트레스 해소에는 이렇게라도 지속해서 힐링, 기분전환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쳐 파김치로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온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지은이는 집안일에도 성과평가가 있다면, 남편, 아빠는 어떻게 바뀔까? 라는 재밌는 생각을 적어두었다. 밖에서 일 잘하는 것과 집안일을 잘하는 건 별개다. 회사 일을 곧잘 하는 남편, 말귀가 어두운 것도 아닌데 집안일이나 육아에는 백치미가 넘친다.

 

그래서 여성 여러분, 결혼할 거면 상대방에 대한 인사평가를 좀 하시라고…. 경험자답게 조언도 잊지 않는다.

지은이는 할 말이 많은 듯하다. 말이 많기에…. 이렇게 책을 펴내기도 했겠지만,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질서와 젠더적 역할, 임신에 관한 생각, 워라벨, 육아휴직,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등 그저 누구나 거치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책 제목처럼 성실한 아내와 엄마 그리고 직업인으로서, 가끔은 주변 환경과 영향으로 실성한 상태가... 이것이 워킹맘의 전형일까?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아마도 그럴지도...

 

 

 

 

 

남성들에게 하는 말 당신도 ”임신 해보세요“

 

예전에는 통과의례였다. 성인이 되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잘 기르고…. 여성은 어려서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을 여인 후에는 자식을…. 도대체가 주체로 산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물론 우리가 아는 오만원권의 여인 ‘신사임당’ 시대 재산상속도 남녀 구분이 없었으니…. 조선 시대 세종실록에 나온 것처럼 그리 나쁜 시절만은 아니었던 듯한데, ‘돌봄’이 왜 이리도 어렵게 됐을꼬,

 

세상을 향한 워킹맘의 보고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회의 차세대 일할 사람들을 길러내며 사회를 유지하는 너무나 중요한 일, 결혼과 육아는 남녀가 함께 친 사고, 공범인데 왜 독박은 여성이 써야 하냐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아마도 육아 방기 혹은 게으름에 관한 법을 만들어 공범규정을 명확히 써넣어야 할 듯…. 육아휴직은 여성만이 하는 것처럼, 그게 당연한 듯, 그래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겠다면, 짠한 눈초리로 경력은 승진은…. 이어지는 걱정 소리….

진짜 세종대왕이 왕릉에서 시끄러워 잠을 잘 수 없다고 벌떡 일어날지도….

 

이 책은 워킹맘이 워킹 대디를 위한 책이자, 워킹맘 연대를 위한 이야기다. 친정어머니는 딸에게 모든 엑기스를 아이에게 쏟아붓지 말라고…. 아마도 진심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정성을 다해서 아이를 키우라고 말만 할 뿐, 실제로는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 게 아닌가, 실제로 말이다. 아이 키울 환경을 이 사회가 심각하게 고민해봤을까, 워킹맘이 자랑스러운 사회가…. 언제나 오려나, 아이를 키울 동안 파트타임으로 돌려주고, 경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며, 위킹맘의 일과 삶의 균형을 리더십으로 삼는다면...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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