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 신념을 넘어 서로에게 연결되고 싶은 비건-논비건을 위한 관계 심리학
멜라니 조이 지음, 강경이 옮김 / 심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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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이 책은 비건과 논비건, 채식주의와 비건, 육식주의자와 채식주의자 사이의 차이, 신념을 넘어 서로에게 연결되고자 하는 관계심리를 다루고 있다. 지은이 멜라니 조이는 소외감과 좌절감 없이 비건으로 관계를 맺는 법을 설명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가족, 지인, 파트너와 좋은 관계를 맺고 소통하고 싶은 비건과 채식인, 육식인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또, 그는 소수자인 비건과 채식인들의 욕구가 관계 심리학과 자기 계발서 분야에서 사실상 거의 배제된 듯, 좀처럼 다뤄지지 않는 점을 생각하면, 주로 읽는 이는 비건과 채식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회심리학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일반화시켜도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기실 이 책은 관계 심리학의 제반을 다룬다. 비건과 논비건이라는 관계를 전면에 내걸고 이들 관계를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다수자의 관계를 설정해나가는 보편성 있는 이야기기도 하다. 이 책은 9장 체제이며, 서두에 지은이는 친절하게 이 책을 읽는 법을 적어두고 있는데, 육식인은 우선 5장을 읽고 2장을 읽어보라고 한다. 2장은 이 책 전체를 통하는 기본적인 “회복 탄력성”있는 관계의 원칙을 다룬다. 서로의 차이가 무엇이든 모든 관계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3장은 차이의 본질에 관하여, 4장은 관계의 역학을 형성하고 사람들을 건강하지 못한 관계 패턴에 옭아매는 시스템을 다룬다. 5장은 회복 탄력성이 높은 관계조차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에 관하여, 6장은 비건과 육식인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인식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들여다본다. 7장에서 9장은 갈등 이해와 관리, 그리고 효율적인 소통전략, 변화를 만드는 법을 차례로 소개한다. 

 

 

비건과 논비건- 관계의 회복성, 그 도덕적 가치는 연민, 호기심, 공정, 정직, 용기-

 

건강한 관계의 기초를 이루기 위해서는 ‘진정성’이다. 관계와 삶을 진정성으로 이끄는 도덕적 가치는 연민과 호기심, 공정, 정직, 용기다. 이를 좀 더 들여다보자. 연민이란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과 자신의 안녕에 진심으로 마음을 쓰며,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호기심이란 열린 마음으로 순수하게 이해하려 애쓰는 것이며, 공정은 다른 사람에게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네가 주는 것은 네가 받을 것이다. 즉, 자신이 다른 이에게 하는 것만큼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의미다. 나를 중심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본다면, 내로남불의 함정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게 될 것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나를 없애면, 자연스레 너와 나는 같아질 것이다…. 이는 아마도 보편적 진리가 아닐까 싶다. 


또 보자, 정직은 단순히 진실을 말하는 문제가 아니라 진실을 보는 것에 관한 문제다. 마주하기 고통스러울 때조차 중요한 진실을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아주 중요한 생각으로 이런 자세와 태도를 보이고 지속해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마치 거울 효과처럼 나를 포함한 모두가 이렇게 서로가 정직해질 수 있도록 자기 내면화하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용기는 정직과 호기심을 실천하기 두려운 상황에서도 그것을 실천하려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과 자신에게 자신의 취약성(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보이는 것을 허용하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 주제들을 하나씩 설명해나간다. 

 

 

        



효과적인 소통

 

성공적인 대화 기술을 한번 보자. 비건들은 논비건과 대화할 때, 혼란과 좌절,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비건들이 아는 바에 따르면 동물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선택은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연민과 공정의 원칙에서 나온다. 비거니즘은 합리적, 윤리적이다. 하지만 많은 논비건이 증인 심문하듯 비건의 신념과 실천에 대해서 캐물으며 논리의 빈틈을 찾으려고 들고, 비거니즘에 관한 부정확한 말들을 엄연한 사실인 양 말한다. 비건들은 이런 방어적인 태도에 말문이 막힌다. 그러나 문제는 소통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논비건은 자신들이 성장하면서 배운 신념체계를 확신하고 가르침을 표현할 뿐, 육식주의 언어로 말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논비건들의 주장의 배경이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관한 이해 없이, 비거니즘을 일방통행식으로 말하거나 표현하는 것 자체가 효과적인 소통의 장애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뒀으면 한다. 또 한 가지 건강한 의도를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면, 의도에 관한 왜곡, 혹은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의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변화는 가능한가?

 

수용의 방법과 변화의 도구에 관해서 보자. 실제 무엇이 현실적인가?, 무엇이 공정한가? 관계의 안정과 교감을 해치지 않고 어떻게 변화를 요구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원칙 한 가지만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다. 상담학의 단골 메뉴이기도 한, 비판, 비난할 의도로 가지고 비건이든 논비건이든 서로의 처지를 비난하지 말고, 서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굳이 표현하자면 “똘레랑스”하자는 말이다. 

 

이 책의 주제가 비건과 논비건의 관계, 서로의 신념체계 인정하기 하지만 무조건적이 아닌 서로의 신념형성 배경에 관한 이해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검토사항은 관계 심리학,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원인과 해소 방법, 서로 함께할 방안 찾기 등이 그대로 적용된다. 

 

 

마치 소설책처럼 수월하게 읽히는 이 책은 각 핵심과 주제어를 다른 색으로 표시해두었다. 소수자에 관한 차별, 혐오 등을 이해하는데도 이 책은 훌륭한 설명을 싣고 있다. 단지 비건과 논비건의 문제로 국한하기보다는 폭을 넓혀서 사회문제 일반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해둘 필요가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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