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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까놓고 이야기하는 노동 - 플랫폼, 자동차 산업, 노동 정책에 대하여 ㅣ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3
오민규 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5월
평점 :
새롭게 이어 가야 할 노동의 이야기
톡 까놓고 이야기하는 노동- 플랫폼, 자동차 산업, 노동정책에 대하여
이 책은 노동문제연구자와 더불어 삶(해고노동자를 지원하는 단체)과 현장노동자들과 한겨레신문사 기후변화팀장인 기자가 참여 지난 2001년과 2022년까지 3차례의 좌담회 결과를 엮은 것이다. 좌담의 주제는 플랫폼 노동, 자동 산업 전환, 노동 정책비판이다. 최근의 서비스산업 분야에서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노동시장과 친환경 차량(혼합형,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바뀌어 가는 제조업의 대표적 분야인 자동차 산업, 그리고 촛불 정부의 노동정책이 과연 공정한가?, 공정이란 허구라는 편을 지적한다. 노동 청년 정책을 말하면서 청년이 빠져있는 정책, 언론에서 만들어 낸 세대론 MZ세대론 등과 관련된 정규, 비정규직의 문제 등 이제껏 논의해 왔던 노동문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현재의 어떤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데, 이 세 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일자리’ 다.

좋은 일자리를 왜 안 만들어질까?
지금 노동정책으로 과연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괜찮은 노동정책이 번번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플랫폼 산업, 미래차 산업에서 우리의 노동은 갈아 넣어질 수밖에 없을까?
비정규직 800만, 여기에 빠져있는 비정규직- 사내하도급, 특수고용 플랫폼 ? 이들의 규모는
이런 문제의식이 담긴 논의다.
5년 전만 하더라도 “정규직 전환”이 이슈, 지금은 플랫폼 노동, 기후위기와 산업 질서재편
국제노동기준(ILO 협약)을 뒤늦게 비준한 한국, 우리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OECD 최악의 산재 사망률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중대재해법이 어디까지 적용될 것인지- 법 적용을 회피하여 영세업체에 위험 전가와 책임 회피 전략을 어디까지 도급자에게 책임을 물을지- 이 또한 과제다.
윤석열 정부 5년은 ‘위기’다.
낡은 것은 수명을 다해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이를 대처할 새로운 것이 등장하지 않는 상태를 일컬음이다. 좌담에 참여한 이들은 문재인 정부 후반의 노동정책과 윤석열의 노동정책은 그리 크게 변화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전 정부의 노동정책이 우측으로 꽤 와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그 논거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1:1의 대응 관계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프레임에 터 잡은 플랫폼노동자들의 ‘전속성’의 판단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폐기된 구태의연한 것일 뿐이다.

낡은 노동관계의 프레임을 대체할 새로운 무엇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바로 이 책이다.
노동시간과 임금 체계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의 작동원리(조세 중심주의, 보험 중심주의 간의 비교검토 등)가 변화되는데, 과연 노동정책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실업보호가 중요하다, 대기업의 수직 분업구조 아래, 하도급 1차, (보통 1차 하청), 2차, 3차, 4차까지, 3차 이하는 영세사업장으로 10명 정도의 규모로 생겨났다 사라지는 게 아주 빠르다. 업체가 계속 유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기에 노조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깡통회사’라 한다. 실업 대책 마련, 노동력 이동 방안 마련, 생태계의 독점구조 재편이 제대로 되어야만 하는데, 자동차 산업은 정부가 재벌 밀어주기 전략을 취하고 있는 터라,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겠냐는 의구심이 든다….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
전환의 전제로서의 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은 다르다. 후자는 1970년대 미국 석유, 화학, 원자력 노조의 지도자- 토니 마조치-가 주장한 데서 비롯된 개념이다. 에너지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산업 재편 과정에서 노동자가 희생되는 게 아니라 노동 친화적인 대안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에서 제기된 공정성 시비의 본질을 보는 시각
왜 너희들은 시험 안 치르고 들어오려고 하느냐? 가 핵심이 아니다. 공사의 정규직 규모는 3천 명 수준, 그런데 정규직 전환 대상의 범위는 1만 명,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돈과 자리를 문제 될 게 거의 없다. 그런데 노동조합의 질서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시험을 치르는 직종에 배치된 사람은 한 명도 없으니 말이다.

앞으로 변화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겠지만, 산업환경과 여건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코로나 19 재난 사태 속에서의 특정 서비스산업의 성장은 서서히 업적이 낮아지고 있다. 즉 변동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경제, 노동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재벌 중심의 산업지원구조와 신자유주의 질서 고수라는 기본 관념이 유지되는 한, 정규, 비정규의 참으로 희한한 구분법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최근 최저임금적용을 산업별로 적용하자든가 하는 따위의 것들과 플랫폼, 디지털 특수고용 등을 노동자, 개인사업자(자영업자)와 사이에 제3의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 등, 노동의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은 현장노동자들의 체험과 연구자들이 색다른 관점으로 ‘노동’을 이야기하고 또 접근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쟁점과 논의 흐름 등을 알기 쉽게….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