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부터 아이까지 - 가족을 만들어가는 숙제에 관하여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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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관한 양극단의 생각

 

가족을 원수처럼, 자기 앞가림도 할 줄 몰라 가족들에게 경제적인 고통을 안기고….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어떨 때는 가까운 이웃이 가족보다 더 나은 때도 있다고, 한 번쯤은 들어봤음 직한 말들이다.

성인이 되는 3대 통과의례(취직, 결혼, 자녀출생)도 이제는 바뀌어 그 어느 것도 성인이 됐다는 표징이 되지 못하게 됐다. 즉, 선택사항으로 변했다는 말이다. 아이를 낳으면 저절로 큰다는 신화, 제 먹을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근거 없는 믿음(아니 과거에는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에 기대어 살던 시절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집안의 애사가 있거나, 누구도 없는 외톨박이로 지내다 고독사를 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원수라도 자식이 있는 게 나을 때도 있다고…. 있어도 없어도 고민스럽게 된 가족의 존재

 

 

 

 

지은이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그 풀리지 않은 숙제에 관해서 말한다

 

이 책은 5부로 이뤄졌는데, 1부에서는 우리는 가족이 되기로, 2부 가족을 만들기로, 3부 가족 구성원 추가, 4부 아이와의 생활, 5부 가족은 만들어 가는 거라고,

지은이는 한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려면, 결혼 생활은 부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꽤 어려운 문제다. 생각과 달리, ‘시’가 결혼의 중심, 부부가 만나서 가정을 꾸리는 게 아니라, 집 안으로 들어간다는 사고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누가 누구에게 흡수되는 게 아닌데…. 부모, 형제, 자식 다 중요하다. 하지만, 생활의 중심핵인 부부가 화목해야 주변이 평온하고 행복해진다고….

 

출생에 관하여, 미래를 생각하자

 

임신이다. 지은이는 고령임신에 관해 생각해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아이를 갖기에는 부부를 둘러싼 내외적 환경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아이 낳는 시기를 조절하다 보면 나이를 먹게 되어 임신하며, 건강을 해칠 위험이 즉 생리학적 늪이 생겨 이래도 저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가 내놓은 대안은 냉동 난자, 냉동 배아를 보관하는 방법을 써보자. 국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말은 없지만, 이는 인구정책과 맞물리는 선택이어서 정책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여성의 미래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고….

 

 

 

 

육아 돌봄

 

쌍둥이를 안고 돌아온 지은이는 말 그대로 혼이 다 나갈 지경…. 육아의 분투기가 시작됐다. 부부가 일하기에 아기 돌보미를 고용하기로, 아이 돌봄 전문가에게 그의 기준에서는 꽤 많은 급여를 준다고 하지만, 생각해보시라. 우리 아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를 돌보는 데 비하여 그 급여란 솔직히 많은 것이 아니다. 세상에 이런 마음을 가진 부모만 있다면야, 돌봄 노동자들이 얼마나 신명 나겠는가, 거래가 아닌 마음의 품앗이, 하지만, 아이를 갖기 전에 도대체 내가 얼마나 아이를 돌볼 수 있겠는가부터 생각해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아이들과의 전쟁, 내 감정 분리하기….

 

밥상 앞에서 아이들이 티격태격한다. 지은이의 남편은 ‘너희들 밥 먹지 마’ 그릇을 치워버린다. 아마도 지은이는 먼저 아이들 일에 감정이입이 심하다는 남편의 말…. 아이들은 남편에게 서로 억울하다고 징징거리며 하소연을 하는데, 남편은 냉정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옆에서 본 지은이 이성적으로 저렇게 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하소연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포기하고 치워둔 밥을 찾아 먹기 시작한다. 아하…. 감정 분리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결혼 생활은 노동

 

여러분, 결혼은 노동입니다. 라고 지은이 남편이 그의 동생 결혼식 축사에서 운을 뗐다. 결혼 생활은 노력, 인내라는 단어를 많이 쓰기는 하는데, 그래도 이 ‘노동’이야말로 우리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일 수 있다고….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연애할 때, 사랑, 눈에서 단물이 뚝뚝 떨어지겠지만, 결혼 생활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아, 연애는 꿈이고, 결혼은 현실이야, 결혼해서 남편이 혹은 아내가 변했다고들 한다. 그러기에 앞서 부부 중심의 생활이었는지를…. 육아 독박, 시부모님 돌봄 독박을 말 한마디 없이 고스란히 감내했던 옛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전설일 뿐, 지금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제 가족은 서로 만들어 가야 하는 중요한 공동체가 돼간다. 저절로 만들어지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최선을 다해 만들어 가는 노동을 해야 한다는 지은이의 결론에 공감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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