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미래 - 경제에 현혹된 믿음을 재고하다
장 피에르 뒤피 지음, 김진식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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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현혹된 믿음을 재고하다

 

이 책은 ‘경제’라는 ‘악’의 양면성, 철학적 대응과 경제사상을 통해 톺아본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장 피에르 뒤피의 <경제와 미래>는 정치가 경제에 휘둘리는 현상을 날카롭게 짚어내면서 경제에 현혹된 믿음을 다시 생각해보자고 한다.

 

국가의 모든 문제를 경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국가 원수는 변질한 정치인일 뿐

 

그는 경제가 정치를 예속하고 있다는 가장 결정적인 징표는 현대인들이 국가 원수로서 경제 전문가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경제 전문가로 인정받을수록 선출되거나 임명될 가능성은 더 크다. 경제학자들이 국가의 최고 지위에 올라 있는 것은 우리는 이미 보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 크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국가 원수는 변질한 정치인일 뿐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오늘날 우리 경제는 우리 삶을 왜 이토록 과도하게 지배하고 있을까?

 

경제가 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살펴봄으로써 답을 찾을 수 있다. 라이프니츠의 변신론은 도덕철학에서 공리주의로 옮겨가게 했고- 신은 최선의 세상실현을 위해 약간의 악을 남겨두기로 했다, 모나드(단자, 개인)론에서는 개인 시각에서는 악으로 보일지라도 전체 시각에서 보면 큰 선을 위한 희생이라고 본다. 이 모다드론은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의 모태가 됐다고 알려져 있다.

 

루소는 인간의 악을 자기애와 다른 이기심으로 불렀다. 이기심은 편애를 낳는데 서로 비교하는 상대적 감정인 이기심에 탐닉하게 되면 자신의 행복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타인의 불행에만 만족하려는 순전히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대화: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이 책 30쪽)

 

에밀 뒤르켐은<종교 생활의 원초적 형태>에서 이렇게 말한다. “경제는 종교와 연관이 있다는 확신뿐만 아니라 오늘날 세상의 특징인 신성 상실(탈신성)이라는 종교적 과정을 겪으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경제가 차지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이 말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결국은 ‘경제’= 물신숭배, 모든 가치는 경제적 가치가 우선한다. 인류의 문화, 인간 존엄, 인권, 불평등, 차별, 혐오 등 모든 것들의 바탕에는 경제적 잣대가 은밀하게 드리워지고, 또 작동한다는 말이다. 자, 이렇게 경제는 폭력적이다. 자본주의 특히 소외와 착취에 관한 마르크스의 주장은 그 어느 때보다 오늘날 더 효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경제는 약인가, 독인가, <폭력과 성스러움>의 두 얼굴,

 

경제는 마르크스와 오늘날 자본주의 비판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 폭력의 원천인가, 아니면 몽테스키외로부터 하이에크에 이르는 자유주의자들이 생각하듯 폭력의 치유책인가, 경제는 약인가, 독인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지은이는 새롭게 본다. 경제는 이면성, 양면성은 경제에는 폭력이 내재해있기도 하지만, 경제에 의해 폭력이 억제될 수 있다고, 즉 폭력과 성스러움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때로는 약이기도 독이기도 하다. 루소는 말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애가 아니라 이기심의 발로라고, 이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 우리가 부를 원하는 것은 물질적 만족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들로부터 부러움이 가득 담긴 감탄을 사고 싶어서 부를 원한다. 공공연한 번영은 ‘도덕 감정의 오염’이라는 대가를 치른다. 참으로 이 말은 촌철살인이다. 경제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고드는 표현이다. 물질 자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 본래 가지고 있는 ‘허영심’ 때문이다. 나를 드러내기 위한 것들의 수단으로 경제적인 부를 갈망한다는 것이다. 동물 수컷의 화려한 외양마냥….

 

자기 초월성

 

자본주의 위기는 본질에서 예측의 위기다. 시장경제의 중요한 가설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정치가 자기 초월성의 중요한 원천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국민이 가끔은 자신을 초월하고 그리하여 미래를 향해 과감히 뛰어들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는 이런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정치가 이 능력을 찾기 위해서 돌아볼 곳은 바로 정치에 남아 있는 성스러운 영역이다. 눈앞의 미래 외에는 다른 지평이 없는 경제는 위축되어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이유를 제시해주지 못하고, 국민을 가난으로 몰아넣으면서 폭력을 제어하는 능력도 상실하는 등 악몽으로 세계로….

 

경제는 자기 초월 메커니즘에 따라 미래로 나아가지만, 목적지가 최악인지 최선인지 모른다. 정치가 제공해준 초월성을 가지고 경제가 그 조건을 뛰어넘을 때는 최선이지만, 경제는 정치를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면…. 악몽인 것이다.

 

미래는 경제 이성과 정치 이성이 수렴될 수 있는 개념이다. 미래를 위한 조정, 사전 조정은 칼뱅주의,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를 다시 읽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 속에는 많은 이론을 소개한다. 지은이 장 피에르 뒤피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수치심이라고 한다. 정치가 경제에 조롱당하고 권력이 재정 관리인에게 조롱당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수치심. 이미 우리 사회에서 모든 곳에서 보고, 또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현대차 정몽구 재판의 재판장은 법과 양심에 따라서 해야 할 재판을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했다. 위대한 경제인의 구속으로 국제적인 경제 파장 우려 운운…. 결국 사회에 얼마간의 돈을 되돌려 놓으라고, 이미 법+양심+경제= 판단의 기준이다. 유전무죄를 확정적으로…. 또 보자. 삼성의 이재용이 정치를 가지고 장난하고 통제하고 희롱한 것은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세계적인…. 운운으로 결국 교도소 밖으로, 그도 모자라 보너스로 ‘사면복권’까지 경제가 정치를 희롱한다는 말 보다 달리 뭐라 할 것인가, 경제가 나쁜 것이 아니라 정치가 경제 앞에 비열하게 무릎 꿇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정권이 잡으면 경제가 혼란해질 것이고, 경제는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 개소리에 덜컥 겁을 집어먹고….

 

이책<경제와 미래>란 경제 제국을 더욱 번창하게 한 경제가 미래를 대하는 남다른 유형을 의미한다. 정치가 스며들어 있어서 경제가 진정 정치경제학이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신념과 결단을 갖고 자신의 길을 열어간다는 의미에서 경제는 미래를 열어주었다고. 그런데 오늘날 그 관계가 위기에 봉착했다. 지금 경제는 미래가 없을지 모른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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