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세포 - 당신을 서서히 죽이는
이동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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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세포에 관한 발상은 동양의학과 그 맥락이 같다?

 

현대(서양)의학은 질환 치료가 목적이다. 병이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하는 각종 검사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다. 지은이가 말하는 피로 세포, 너무 아픈데 검사결과 모든 게 정상이란다. 그렇다면 그는 상상통인가, 실제로 몸은 어떤 질병의 징후도 없이 모든 수치가 정상치인데, 왜 이리 피곤하고 처지는지 모르겠다. 병과 건강은 대척점도 대칭도 아니다. 건강은 검사결과에 이상이 없을 때가 아니라 몸 안의 세포들이 최적의 상태로 기능을 할 때가 건강한 상태다. 우리의 고정관념은 질병이 없으면 건강하다고 믿는다. 실은 발명, 병으로 이환되지 않았을 뿐, 그러니까 시한폭탄을 달고 사는 셈이다.

 

지은이 이동환 박사는 건강을 제대로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과 생활요법을 이용한 기능 의학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콩의 상태를 예로 든다. 건강한 콩과 그렇지 못한 콩, 이는 유전자의 문제가 아니라 토질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훌륭한 콩을 만들어 내는 데는 유전자만큼 건강하고 영양분이 풍부한 토양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몸이 부실하다. 허하다. 이는 기능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능 의학은 한의학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질병의 이겨내기 위해서는 토양을 튼실하게 해줘야 면역력이 생기고 그 힘으로 병마와 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은이는 정신 신경 면역학이 면역력과 관계있음을 말하고 있다. 즉, 심신(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고, 일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다 보면, 정신을 혹사하게 되고 피곤함에 지친 정신은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결국 몸을 망친다는 말이다. 논리적으로 대단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이 책은 질병보다 무서운 것이 피로 세포라도 했다. 그래서 이 책 제목도 <피로 세포>라 붙인 모양이다. 간결하고 직접적이어서 알기 쉽다. 피로 세포가 늘면 몸은 언제든지 폭발하는 순간 병에 노출되고 만다. 이것이 스트레스로 활성산소로 뭐 임계점에 다다르면 무엇이든 폭발하겠지만 말이다.

 

지은이는 세포를 알아야 잘 먹고, 잘 자고, 잘 뺄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미용 때문이 아니다. 미용이란 효과 중의 하나일 뿐인데…. 이 역시 지나치면 몸을 망치니, 과유불급이라 하겠다.

 


 

기능 의학의 세계로, 조선의 세조의 8부류의 의사를 다룬 <의학론>과도 통하는 이야기

 

기능 의학은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니라 병으로 이환될 수 있는 환경을 바꿔줌으로써 발병하지 않고, 면역력을 길러, 세포가 영양 면에서나 기능 면에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일종의 예방의학이기도 하다. 뭐랄까, 조선 시대 표현으로 ‘식의’다. 병을 고치는 의원도 급이 있다는 세조는 <의학론>에서 여덟 가지 의원을 논했다. 첫째가 심의(心醫), 둘째가 식의(食醫), 셋째가 약의(藥醫), 넷째 혼의(昏醫), 다섯째가 광의(狂醫), 여섯째 망의(妄醫), 일곱째가 사의(詐醫), 여덟째가 살의(殺醫)라고,

 

기능 의학 중 정신 신경 면역학이 아마도 심의에 해당할 듯하다. 사람이 늘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도록 병자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자이고, 식의는 달게 음식을 잘 먹는 것이니 입이 달면 기운이 편하고 입이 쓰면 몸이 괴로워지는 법, 음식에도 성질이 차고 더운 것이 있어서 병을 치료할 수 있는데, 어찌 시거나 마른 풀이나 썩은 뿌리라고 핑계를 댈 수 있는가, 지나치게 먹는 것을 금지하지 않은 의원은 식의가 아니다. 약의는 약방문에 따라 약을 쓸 줄만 알고 비록 위급하고 곤란할 때 이르렀어도 약을 권하기를 그치지 않는 사람이다. 이렇게 보면, 기능 의학은 바로 심의와 식의의 도를 행하는 의사일 듯하다.

 

다만, 현대 의학 용어로 세포, 그리고 더 나아가 ‘피로 세포’의 역할에 주목하고,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병의 근원에 거칠게 표현되었던 것들을 세련돼 보이고 과학적으로 있어 보이는 표현을 했을 뿐이다.

 

또한, 지은이는 비타민 무용론에 대해서 크게 반발, 반박하고 있다. 여러 학술적 실험 들의 결과를 겸허하게 그리고 왜 그렇게 됐는지를 곱씹고 따지는 품이 예사롭지 않다.

건강전도사로서 심신 기능의 균형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과 먹고 마시는 일에 강박감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알라는 말은 큰 울림이다.

 

조금만 이해하면 내 건강은 내가 지킬 수 있을지도….사일런스 킬러 피로세포에 관한 이해

 

이 책 서두에 소개되는 호르몬 검사법, 기능 의학에서는 ‘타액’ 즉 침으로 현재 호르몬의 상태를 파악한다. 채혈하여 검사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피는 경향성을 나타내지만, 침은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보여주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새로운 영역으로 출발한 ‘기능 의학’ 이는 한의학과도 닿아있고, 정신의학과도 닿아있어, 사람의 몸을 우주로 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정태적, 국소적으로 질병 부위를 제거하거나 떼어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질병이 생기지 않는 몸을 만들면 즉, 원천봉쇄로 사전에 방어막을 치면 전쟁할 일도 없다는 것이다. 수술이든 치료든 일이 생긴 후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건강해질 수 없음을 힘주어 말한다. 다이어트는 미용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이를 좀 더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해준다면, 어떨까, 심의, 식의로서 말이다.

 

이 책은 나를 괴롭히는 것은 바로 세포라는 것, 피로가 쌓이면 심신 균형이 깨지고 취약한 곳에서 발병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건강 교양서로서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꾸준히 읽고 공부하면 내 세포의 상태를 스스로 알게 되지 않을까, 저녁이 있을 삶, 일에 쫓기지 않는 삶, 자신의 조절할 수 있는 생활패턴….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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