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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 - 기업이 아닌 근로자가 장소를 선택하는 시대
김경필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2년 3월
평점 :
기업이 아닌 노동자가 일하는 장소를 선택하는 시대
워케이션(Workation=Work+Vacation)은 즉, 일과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장소, ‘여행지’에서 일도 하고 휴식도 즐긴다는 개념으로 새로운 근무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지은이들은 내놓고 있다.
코로나 19 재난, 근무형태의 패러다임 전환 계기
코로나 재난으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재택근무, 원격근무, 이 역시 워케이션의 한 형태다. 디지털 노마드들은 창의적 업무 성과를 내고 관련 업계의 강력한 네트워킹이 필요한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최적의 장소를 선택한다. 물론 업종이 한정돼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핵심업무는 모두 재택, 원격, 현장업무가 필요한 직종은 필수업무로 그리고 주변부 노동자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계층이 생겨난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팬데믹은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세계 1만 2500만 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재택근무를 희망했고, 응답자의 30%는 기업이 사무실 근무를 고집하면 이직도 고려하겠다고 한다. 당연히 재택근무가 가능한 능력 있는 그룹은 교육과 소득수준과 비례하고, 나이와는 반비례한다. 이점은 MZ세대라 불리는 청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근무 장소 선택을 노동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워케이션은 관광업계와 지역소멸위기에 놓인 지자체에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
관광인프라가 잘 됐더라도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다. 소멸위기 지역의 지자체는 정주 인구를 늘리기 위해 인프라를 갖추고, 적극적인 이주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 책은 워케이션 발생원인을 규명(1장), 워케이션을 하면 뭐가 좋지(2장), 그렇다면 워케이션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3장), 그리고 관광업계와 지자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4장), 4장은 정책제언의 성격을 갖는다. 워케이션이 왜 필요해졌는지, 이를 하면 어떤 이익이 생기는지(노사 모두에게), 도입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등을 소개하고 있어, 하나의 워케이션 가이드라인이라 볼 수 있겠다.
말 그대로 밀집된 공간, 교통혼잡과 통근 거리가 먼 수도권 도심에서 일해야 할 이유가 있나? 업종과 업무 내용에 따라서 원격,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면 물론 AI를 대표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발전 정도에 따라 점차 더 확대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가능한 업종에서는 굳이 수도권 밀집 지역에서 낑낑거리며 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지역은 전국 어디라도 관계없다. 코어타임 때, 화상회의를 하면 되고, 자연, 휴게 등 자율적으로 업무시간을 조정하면서 성과를 이뤄낸다면 이 이상 좋은 게 어디 있을까,
기업의 움직임을 보면, 거점 오피스를 두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도록 한다. 큰 건물도 필요 없게 되고, 재택 할 수 있는 업무는 재택으로라는 실험이 각 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종에 한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 책의 시좌 즉 관점은 MZ세대(청년층)에 맞춰져 있다. 우리 사회가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사회로 이전하고 있고, 청년층은 이런 조건이 안 되면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난다는 점. 청년층이 원하는 복지의 핵심은 ‘자기 통제권’이며, 기업이 아니라 직원이 사무실을 선택하는 시대라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현재 시행하는 기업으로 한화생명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CJ ENM이 있다. 또, 개인과 팀 단위 연계형으로 서천 청년 마을 워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다(138쪽).
새로운 관점의 관광산업- 워케이션은 관광이 아니라 업무 형태로 홍보-
드릴을 구매하는 고객은 드릴이 아니라 구멍을 구매하는 것이라는 말은 마케팅 업계에서 통용되는 유명한 말이다. 즉, 기능 중시, 기능을 선전하라는 것이다.
관광업계는 기업고객을 이해해야 한다. 가족 고객을 위한 시설이 없으면 개인적으로 MZ세대는 찾겠지만, 기업고객은 유치하기 어렵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를 만들고 가족 숙박이 가능한 숙박 시설이 확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관광유치에 관한 인식이 볼거리 먹거리에서 휴식과 일, 그리고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변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패러다임 전환이다.
소멸위기 지자체가 생각해봐야 할 것- 워케이션 센터-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 책의 특장점은 마지막 4장에 있다. 특히 소멸위기 지역으로 청년들이 떠나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친지 오래된 황폐한 동네다. 일본의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하는데, 어느 작은 읍, 면은 젊은이들의 이주를 돕기 위한 일자리, 복지(아이 출산비용+ 정착금+ 장려금) 수당을 간단히 아이 한 명을 낳으면 1,000원(환율을 1:10으로 환산, 실제로는 1천엔/12천원 정도이지만)을, 그리고 일자리를 준다. 아이가 중학교(의무교육 기간) 졸업 때까지 의료비 등 무료 조건을 내걸고 있다. 물론 워케이션과는 조금은 결이 다르지만, 아무튼 소멸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또 다른 차원이 바로 워케이션 실험이다.
이렇게 보면, 소멸위기 극복방안으로 두 개의 트랙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전통적 일반적 이주 유인 정주 정책이고, 또 하나는 워케이션 센터 설치로, 기업의 업무 오피스를 이전시키는 방안이다. 지자체-기업- 관광업계의 협업으로….
팬데믹이라는 재난으로 오히려 두 마리 토끼를 쫓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된 점이 유의미하다. 이는 관광업계와 지자체의 소멸위기극복 정책의 전환, 즉 패러다임 전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을 이 책은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가볍게 읽어볼 만하다. 자세한 내용보다는 흐름과 원칙 등을 정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발상도 꽤 흥미롭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