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드 오브 퓨처 안전가옥 FIC-PICK 1
윤이나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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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 미래의 로맨스란 어떤 걸까?

 

미래의 느낌?, 이 소설선은 윤이나, 이윤정, 한송희, 김효인, 오정연 작가의 단편소설이 들어있다.

 

윤이나의 <아날로그 로맨스> 온라인으로 데이트 상대를 선택하는 시대, 서로가 사용하는 언어가 무엇이든 란토(에스페란토어에서 따온 말로, 귀에 꽂는 통역기다. SF영화에 나오는)를 통해서 소통했었다. 준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올라, 둘은 몇 년간 외국에서 함께 지내다 헤어지고 한국으로 돌아와 <아날로그 로맨스>라는 글로벌 러브 서바이벌 쇼의 제작진으로 일하는 친구 나나를 만난다. 그 쇼에 출연하기로 한국인 남성이 참여치 못하게 되자, 대신 가게 된다. 주인공 ‘준’의 캐릭터는 1회 소개 자막으로 알게 되는데 소통 불가 무인도에 떨어진 고집불통 란토 지상주의자가, 헤어진 여자친구 올라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다시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까?,

 

 

 

 

마치 1998년 영화<트루먼 쇼>와 <헝거 게임> <스타워즈> 등이 마구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2050년의 연애란 전 지구적 말이 통하든 어찌하든 란토를 통해 소통하는, 하지만 란토가 없어져 버리면, 이 대목이 조금 의아스럽다. 눈과 표정으로 감정이 전해지지 않을까, 손짓 몸짓 발짓까지 섞어가면서 소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다. 말이 문제가 아닐지도…. 서로 다른 사고방식 때문?, 1라운드에서 탈락한 준, 그리고 남은 이야기 50년도 넘은 골동품 사진기로 준을 찍었다. 미묘하게 엇나간 초점, 그게 아마도 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전혀 낯설지 않은 미래 자연스레 흐르는 이야기,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

 

AI 세계의 끝이 보인다. AL(인공운명, 관계, 친구)은 결코 인간을 대신할 수 없음을….

 

이윤정의 <트러블 트레인 라이드> AFI(인공운명연구소)는 죽은 이의 기억과 모습을 재현, 아니 기억과 경험 그리고 삶의 클론 같은 것이다. AF는 아직은 형상이 없는 데이터로 기억과 습관 등 죽은 이의 모든 것을 습득하고 난 후에 안드로이드에 탑재해 의뢰인에게 건넨다. AF(인공운명이면서 주문자와 관계를 나타내는 인공가족, 혹은 인공 친구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초고속기억 열차를 탄다. 거꾸로 태어나면서부터 7살, 10살의 기억의 정류장에…. 거기서 죽은 이의 기억을 마치 강신무가 신접하면서 어렸을 적 기억을 끄집어내듯…. 기억 하나하나를 다시 찾아 쌓아간다. 마치 기억상실증에서 회복해가듯이 말이다.

 

이야기는 성진의 아내 지은과 차를 몰던 중 다리 난간을 뚫고 호수로, 그렇게 숨진 은수와 그의 남편 경우가 각각 죽은 아내의 기억이 모습이 어느 정도 인지를 테스트하는 자리 ‘만남의 창’, 은수는 지은 보다 먼저 만들어진 기억데이터다, 은수는 말이 별로 없다. 은수는 또다시 호수로, 지은이는 은수의 기억까지 합성, 1인 2역을….

 

경우는 죽은 아내 은수와 똑같은 분위기를 느낀다. 하지만, 은수 역을 하는 지은인 줄은 모른다. AL지은은 호수에서 은수를 다시 끄집어내지만, 은수는 자신의 의지로 다시 호수로….

 

성진은 제아무리 지은을 닮았다 하더라도 AL지은에게 위화감을…. 그래서 인수를 거절한다. 지은과 은수는 AL을 선동한다. 아무리 인공인격이라도 사람을 대신할 수 없음을…. 결국, 특정인의 기억 클론 사업은 할 수 없게 된다. 이후 AFI는 일반 도우미로서 인공지능체만을 유통한다. 은수와 닮은 AL을 본 경우는 혼란스럽다. 은수는 기억으로서가 아닌 독립된 인격으로 존재했다.

 

제4차 산업혁명 AI, 이세돌과 바둑 대국을 했던 알파고의 미래가 여기에까지 이르지 않을까, 터미네이터5에서 결국 기계에 먹혀버린 주인공, 인공지능이 결코 인간을 대신할 수 없음을 인간이 만든 과학 문명 이기는 선을 넘어서면 안 된다. 선을 넘는 순간, 인간 존재의미를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리 사회는 ‘비타민 무드’가 필요하다. 비타민의 심리학처럼….

 

사랑도 회복되나요? (한송희)는 비타민무드를 매개로 인간 내면의 잠재된 의식을 끄집어내는, 트라우마와 대면하는 이야기. 유부남을 좋아했던 소혜 두 번 다시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서준 역시 사랑의 표현과 행위를 피한다. 어릴 적 사촌 형에게 당했던 성폭력의 트라우마, 다 나았다고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날마다 뛴다. 뛰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이 둘은 예술가집단촌에서 산다. 뭐 작은 아파트나 원룸 뭐 그런 류다. 소혜가 계속 이 아파트에 살려면 작업성과를 보고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는다. 죽고 싶다는 생각만이…. 그러던 중 비타민무드를 알게 됐다. 소혜와 서준 문 앞에 놓인 비타민무드,

 

서준은 이것을 마신 뒤, 온몸은 가려워 견디지 못할 정도다. 특히 사타구니 쪽이, 소혜는 감정이 북받쳐 운다. 약의 부작용, 둘은 아파트 면담실에서 비타민무드를 마신 후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새롭게 찾아가는 사랑이라는 감정, 비타민무드는 두 사람의 트라우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소혜는 두렵다. 사랑한다는 것이, 서진은 성접촉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 사랑을 확인하는 두 사람 해피엔딩…. 아름답다.

 

김효인의 <오류의 섬에서 만나요>와 오정연<유로파의 빛을 담아> 역시, 신선하다.

 

특히, 김효인의 오류의 섬은 현대인의 스트레스에 관한 보고서다. 세상에 새로 생긴 병 도망병…. 번아웃 증후군이 변형돼 런아웃 증후군으로…. SF영화를 보는 듯하다.

오정연의 유로파의 빛을 담아, 목성을 향해가는 중이다. 밤낮과 계절은 물론, 사방을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한 이곳에선 별것 아닌 것까지 시시콜콜 그리워….

 

 

 

SF 로맨스 엔솔로지, 소설이란 이런 면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다. 우주 소년 철이, 은하철도 999라는 SF 세계. 무드 오브 퓨처는 미래의 무드란 바로 이런 것일 수도. 하지만 미래 사람들도 사랑이란 화두로 트라우마를 겪는다. 한송희의 소설에 나오는 ‘비타민 무드’가 지금 여기에 있다면 좋겠다. 여성 혐오와 의미 모를 차별과 혐오…. 이들에게 아니다. 하늘에 비타민 무드를 살포하면 어떨까? 모두 내면의 숨겨진, 아니 억압, 억제했던 힘든 경험과 일들과 마주하는 그런 날이….“비타민 무드”는 언제 개발되려나…. 꼭 나오면 좋겠다.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즐거운 소설 세계로 여행….

 

<출판사에서 보낸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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